"못 말리겠다."
오늘도 출근 도장을 샘솔의 책방으로 찍은 은도는 정성껏 싸 온 도시락을 펼쳐 놓았다.
형형색색 맛있어 보이는 반찬에 군침이 넘어갔다.
늘 배달음식을 먹거나 간단한 샌드위치로 때운 샘솔은 근사한 한식 도시락에 따뜻함이 느껴졌다.
"집밥 같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보온 도시락의 흰쌀밥.
은도와 함께 도시락을 까먹던 학창 시절이 떠올랐다.
마음에 걸릴 것이 아무것도 없던 시절, 푸르른 젊은 날의 추억은 이제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후였다.
하지만 상관없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고,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하니까.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임을 샘솔도 알았으니까.
샘솔은 은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까칠한 밤톨처럼 따가웠지만 그래도 좋았다.
은도도 그 위에 손을 올렸다.
샘솔은 은도의 손을 꼭 잡았다.
"차은도, 좋아해."
그 말에 은도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졌다.
부끄러운지 고개를 숙이며 한 동안 샘솔을 쳐다볼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