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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세웅 Mar 06. 2024

아이를 보다가

심장이식을 대기하는 환자는 성인뿐만 아니라 소아도 있다. 소아의 경우 비삽입형 좌심실보조장치를 하게 되는데 수술 후에는 병원에서 지내며 심장이식 순서를 기다리게 된다.


나는 기다림의 시간이 지루하지만은 않도록 한 번씩 찾아가서 인사도 하도 아이와 함께 잠깐이라도 놀아주려고 노력한다.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인사를 하러 갔는데 대뜸 나에게 뭔갈 주려고 했다.


“지금 들고 있는 게 뭐예요? 밥이에요?”


“아니야. 약인데 조금만 기다려봐.”


아직 존댓말을 잘 모르는 아이지만 의사표현은 똑 부러지게 한다. 잠깐 기다리고 나서 다 됐다며 내게 말을 건넨다.


손수 약을 제조해주신 사장님


“약이 많은데 다 먹을 수 있지?”


그 말을 듣고 아이를 보다가,

평소 약 먹을 때 부모님으로부터

많이 들은 말인 것 같아서,

나는 입은 웃었지만 마음이 많이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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