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를 건네다가
이식 대기자 중에는 소아 환자도 있는데,
불편한 침상 가운데 어머니, 혹은 아버지가
밤새 아이 곁을 지키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출근해서
밤새 잠은 잘 주무셨는지,
아이가 밤새 아프진 않았는지
안부를 여쭤봤는데
갑자기 아이의 어머니께서 눈물을 보이셨다.
아이도 별 일 없이 괜찮아 보였는데
나는 당황해서 ‘왜 우시는 거예요?’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어머니께서는 대답하셨다.
“선생님이 맨날 인사하러 오시는데, 그냥 오늘 특히 더 저희를 위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눈물이 나네요.”
일하면서 소아 환자의 부모님들 마음은 어떠할까 생각해 본 적은 있지만, 나는 부모가 아니기에 감히 그 마음이 어떠한 지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일을 하면서 강인한 부모님들을 많이 목격한다. 아이의 아픔이 곧 슬픔이 아니라, 오히려 가족을 끈끈하게 만들고 주어진 현재를 감사하고 충만하게 보내는, 이 땅에서의 천국을 누리는 가정을 목격한다.
이런 생각들을 일일이 다 전할 수 없지만, 짧은 인사 가운데 그 마음이 전해졌다고 믿는다.
내가 출근해서 일하는 것.
내가 건네는 말 한마디의 무게.
그 모든 순간에 힘과, 위로와, 소망이 있다고 믿는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는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