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엄마가 세상을 떠난 후, 엄마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오직 꿈뿐이었다.
제일 처음, 엄마가 꿈에 등장했을 때는 죽은 줄 알았던 엄마가 사실은 죽지 않았다는 느낌으로 등장했다. 그런데 이상했던 점은, 엄마가 당신이 죽었던 시점 그 이전의 일은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꿈에 자주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꿈에서 등장하던 그 모든 순간에는 이전의 기억을 잃은 채 아이 같은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꿈에 나올 것이라면 모든 기억을 가진 상태로 나올 수도 있을 것이고, 나를 잘 기억할 수도 있을 텐데 어째서 항상 그 모습으로 나오는지 늘 의문이 가득했다.
그러다 오늘 새벽, 여느 때처럼 엄마의 꿈을 꾸고 난 후 똑같은 고민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어쩌면 엄마가 기적적으로 수술을 잘 마치고 살아났을 때, 그때 엄마의 모습을 무의식적으로 계속 떠올렸던 것은 아닐까?
엄마는 급성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응급실에서 큰 수술을 앞두고 의사는 얘기했다. 살 확률이 극히 희박하고, 혹시 살아나더라도 식물인간이거나 뇌에 많은 손상을 입어 정상적 생활이 불가한 정도가 될 것이라고.
나는 수술을 마치고 살아날 수 있는 엄마의 모습 중 가장 건강한 모습을 나도 모르는 새 마음속에 집어넣었나 보다. 사실 그땐 태연한 척 수술 후의 상황이 정말 나쁜 것이라면 엄마에게 좋은 행동일지, 연장술이 길어진다면 엄마를 놓아줘야 하는 게 아닌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내가 나를 속이며 수술이 잘 끝난 상태의 엄마 모습을 생각했음에도 마음속에 묻어뒀을 수도 있고, 무의식적으로는 생각했으나 의식에 다가오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아무튼 그런 생각을 하고 나니 왜인지 눈물이 멈추지 않고 흘렀다. 사실 나는 엄마가 꼭 살았으면, 원래의 모습을 다 찾지는 못해도 꼭 살아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 마음이 알게 모르게 있었기에 계속 엄마는 꿈에 그렇게 나왔다 보다. 또, 당신이 가졌던 생에 대한 아쉬움이 꿈속 모습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니 눈물이 멈추지 않고 나왔다.
앞으로의 엄마는 나의 꿈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어떤 모습이건 좋으니 이렇게 가끔 꿈에 나와줬으면 좋겠다.
엄마를 그리며, 카페테라스에서 청승맞게 눈물 질질 짜는 아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