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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이비행기 Jun 22. 2024

나는 정말 N잡러일까?


며칠 전, 문학관의 북토크 행사에 초대받았다.


청년작가로 전시회 주인공 중 한 명으로 선정된 자체도 감사한 일인데, 그것과 연계로 독자들과 만나게 해준다니. 동안 공식 출간도 없어서 이런 자리 자체가 너무나도 감사할 뿐이었다.


그러나 정작 북토크가 진행하는 동안 마음 한구석이 점점 무거워졌다.


"소설가와 라디오 작가, 어디에 삶의 중심이 잡혀 있나요?"

북토크 때 받았던 질문 중 하나였다. 라디오 작가 일을 매일 하고 있고, 글쓰기 강의도 하고 있고, 그 밖에 글이 필요한 일들을 틈틈이 하고 있다. 언제 한 번은 신문 인터뷰상에서도 소설가가 아니라 프로N잡러로 소개된 적이 있었는데, 전체적인 이야기가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에 중심이 잡혀 있었다.


생각해보니, 그랬다. 소설을 쓰고 싶어서, 소설을 써야 해서 하나씩 감당했던 일들이 어느새 일상 대부분을 차지했다. 소설을 써야 하면서, 일단 당장 해야 할 일들부터 치르다 보면 어느새 밤12시, 새벽을 맞이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조금씩 계속 써왔다. 다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일 작품까지는 못 했지만. 문예지에도 내고, 연재도 하고, 플랫폼도 내고. 다만 종이책 출간만 다소 더딜 뿐이었다. 


그게 주변 사람들에게는 소설은 게을리 쓰고, 라디오 작가나 강사와 같은 일들을 더 열성적으로 하는 것처럼 보였을 줄이야. 나도 모르게 북토크 자리에서, 글 쓰라고 독려하고 프로N잡러를 드러내는 대답만 해버리고 말았다.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그동안 하나씩 조심스럽게 내놓았던 소설과 그 속의 주인공들이었는데....


시간을 쪼개서 많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내가 너무 부각됐다는 게, 마음의 무게를 더했다.


N잡러처럼 보이는 지금 이 삶, 정말 괜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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