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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go Mar 28. 2021

출판사 취업의 등용문, "출판학교"에 대해서

<언니만 따라와, 출판편집자 취직 길라잡이>#5

sbi와 한겨레출판 학교 장단점 비교 분석     

출판편집자에 관심이 있으셨던 분이면 sbi 서울북인스티튜트(이하 sbi)와 한겨레출판편집스쿨(이하 한겨레)을 알 겁니다. 둘 다 출판 학교로 예비 편집인들이 거치는 곳이지요. 하나부터 열까지 신입 편집자를 가르칠 여유가 없는 요즘 출판사들은 출판 학교 출신을 선호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저는 한겨레를 다녔고, 제 친구는 sbi를 졸업했습니다. 그래서 두 학교의 장단점에 대해 제법 잘 알고 있어요. 

          

1. 한겨레의 장점     

1) 7주 만에 출판을 전반적으로 배울 수 있다     

처음 신청했을 때는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뭘 배우지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걸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책이 만들어지는 총 과정, 원고검토서, 저작권과 출판계약, 인쇄제작, 신간기획서, 어문규범, 표지디자인, 보도자료, 기초 교정교열, 실제 원고를 갖고 직접 표지를 디자인하고, 원고를 교정교열하고 제목과 표지 카피 만들기 등등.    

 

2) 편집장 출신, sbi 설립 멤버 출신 선생님     

sbi랑 아주 별개의 학교인 줄 알았지만 사실 한겨레 선생님들은 sbi 초창기에 수업을 하셨던 분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sbi 수업의 질이 더 좋고 한겨레는 떨어진다…, 이렇게 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죠. 또한 편집장이셨기 때문에 출판사에 낼 자소서를 편집자의 관점에서 보고 조언해주십니다. 저는 그 기간에 좋은 출판사 공고가 떠서, 거기에 낼 지원서를 여러 번 첨삭 받을 수 있었습니다.

     

3) 식사와 회식으로 맺어지는 사제 관계그 속에서 오가는 깊은 이야기     

선생님들은 교육 기간 동안 학생들과 교류를 많이 하시는데, 점심 때 선생님과 함께 식사를 할 기회가 많습니다. 이 시간에 오고 가는 이야기들이 고농축된 정보죠. 진로 상담도 이때 가능합니다. 저는 책 분야별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었어요. 예를 들면 그림책 편집자는 어떤 자질이 필요한지, 어떤 스펙을 쌓아야 할지 선생님께 여쭤봤죠.    

 

4) 출판계 동료들을 만들 수 있는 기회     

대부분의 출판사들은 신입을 뽑을 때 여러 명을 뽑기보단 단 한 명을 뽑습니다. 신입으로 들어가도 다른 직원들과 나이 차가 있거나 경력 차이도 많을 수 있죠. 선배는 있지만 동료를 만들기 어려운 시스템입니다. 비슷한 나이에,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친구, 출판계 동료를 만드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 출판 학교를 수료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동기들이 출판계에 남는 건 아니지만 정보와 소식을 나눌 동료들이 있다는 사실이 힘을 줍니다.       


5) 기타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수업이라 월요병에서 벗어날 수 있고, 10시 반에서 4시 반 수업이라 등하교(?)가 쉽습니다. 그리고 돈이 필요한 경우 얼마든지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고요. 반면, 옆동네 sbi는 국비지원이기 때문에 추가 소득이 발생하면 안 됩니다.  

         

2. sbi의 장점  

1) 국비지원생활비 지원     

국비지원에 생활비도 지원한다는 건, 모든 게 공짜라는 이야기죠! 생활비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넉넉히 잡은 한 달 교통비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2) 수료 후 취업 연계     

학생들은 6개월간 수업을 들은 후 출판사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원하는 출판사에 지원해 취업을 하게 됩니다.     

3) 출판사 대표출판계 전문가 등 다양한 실력파 강사진들     

특강하러 오시는 분들이 각양각색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출판계 전문가들을 전부 만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표님들 같은 경우는 수업을 진행하면서 어디 괜찮은 친구는 없나 살펴보신다는 소문 아닌 소문도 들었어요.  

   

4) sbi끼리 뭉친다!     

이제 출판계에 sbi 출신 편집자들도 꽤 많고, 동기들끼리도 뭉쳐서 으쌰으쌰 하더군요. 취업 정보 및 소식들도 빨리 공유되고요. 출판계는 좁기 때문에 이런 지인들이 함께하면 아무래도 든든합니다.     


5) 6개월간 제대로 배운다     

한겨레의 7주에 비하면 상당히 긴 시간이죠. 질은 몰라도 배우는 양은 훨씬 더 폭넓고 많을 수밖에 없어요.                

3. 한겨레의 아쉬운 점     

1) 짧은 교육기간     

아무래도 7주의 경험이 실무 능력을 완벽히 해내는 데 충분치는 않죠. 물론 6개월 수업의 sbi도 완벽하지 않습니다만.    

  

2) 비용     

128만원!(2021년 1월 8일 기준) 사실 가난한 취준생에게는 살짝 부담이 되는 가격입니다. 물론 7주 동안 거의 매일, 학교 다니는 것처럼 시간을 들이는 수업이기 때문에 아까운 건 아니죠. 하지만 옆 동네의 ‘국비지원’과 비교하면 아쉽습니다.  

   

3) 취업은 셀프     

sbi는 취업을 바로 연계한 프로그램이지만 한겨레의 경우 셀프! 자신의 길을 자신이 개척해야 합니다. 출판편집자들의 채용공고가 올라오는 ‘북에디터’ 사이트(사이트 이용 방법은 뒤에서 다룰게요), 사람인, 잡코리아 등을 매일매일 보고 확인하고, 지원서를 써야 하죠.     


4) 교정교열여기서 다 못 배운다

교정교열에 대한 중요하고 근본이 되는 지식은 특강에서 배우지만 7주 안에 교정교열을 다 배우겠다는 말은 거의 7주 안에 일본어를 마스터하겠다는 말과 비슷합니다. 노력도 중요하지만 교정교열에는 답이 없습니다. 감기 증세만 가라앉혀 주는 감기약처럼 문장 고치기도 치료약이 없습니다. 자기 스타일을 찾아가는 거죠.          

4. sbi의 아쉬운 점   

1) 과외도 NO 알바도 NO     

국비지원에 생활비 지원이더라도 6개월 동안 추가 소득이 꼭 필요한 분들도 있을 수 있죠. 하지만 추가 소득이 있으면 교육을 받을 수 없습니다.

     

2) 어렵다 어려워~     

1차 자소서, 2차 필기시험, 3차 면접… 이 모든 과정을 거치는 게 힘듭니다.

하.지.만 한겨레는 시험이 없다는 것! Money! 돈이 필요할 뿐입니다.     


3) 그곳에도 경쟁이 있다     

모든 사람이 1순위로 원하는 출판사에 갈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동기와 경쟁해서 가야 하는 경우도 생기고요.     

4) 사실 학교는 학교일 뿐     

졸업생들은 실제 업무를 하면서 더 넓고 험난한 세계를 경험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론이라도 배워왔으면’ 하는 채용자의 욕심을 채워줄 순 있겠죠.     


요약!     

한겨레     

비싸고 짧지만 의미 있는 경험, 채용자가 좋아하는 이력이 됨(이거 했다고 뽑는 건 아니지만). 조금 더 적극적이면 선생님들에게 많은 지혜를 얻어갈 수 있음. sbi 떨어졌다고 울지만 말고 여기도 한번 넣어보는 것도 좋을 듯. 어떤 분은 한겨레 다니고 sbi 다시 들어갔다는 말도 들었음.     


sbi     

자타공인 신입편집자 배출 학교. 국비지원이라 돈 걱정은 없다. 출판사 다닐 기회 많고 출판업 종사자분들 만날 기회도 참 많음. 단, 동기들과 경쟁해서 출판사를 들어가야 함. 또한 시험이 어려워서 애 먹기도 함(1차, 2차, 3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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