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회사원으로 사는 게 쉽지 않게 느껴질까?

13년 회사생활을 하고 있으면서도 늘 쉽다고 느껴지지 않는 또 다른 나에

by 류류류

나는 지금까지 13년이 넘게 회사생활을 해오고 있다. 내가 태어나고 1/3이 넘는 시간을 회사생활을 하며 보내온 셈이다.


위의 제목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

항상 쉽지 않다고 막연히, 그리고 아주 구체적으로 생각해 왔었는데 글로 풀어쓰자마자 위의 제목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는 말을 나는 왜 한 걸까.


13년 동안 지속해 온 나의 결정이, 그 자체로 말을 하는 것 같다.


얼마 전에 어디에서 본 건데, 내 인생을 밖에서 제삼자가 영화처럼 바라보고 있다면 나에게 지금 소리치고 있을 일을 하면 된다고 했다.

그 말인 즉 슨, 어느 정도 내 안에서도 그렇게 알고 있다는 말이다.


내 인생을 밖에서 바라볼 필요도 없이 나는 주위에서 항상, 회사를 그만두고 더 잘 어울리는 일들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들으면서도

지금까지 13년간 회사생활을 해오고 있다. 이 자체가 꽤 잘 맞는다는 것 아닐까. 아니면 13년이 지나서 긴 시간 동안 이런 상황과 이런 나에게 드디어 나도 편안해진 걸까.

아님 포기해 버린 걸까.

이번 주는 직속 임원도, 직속 상사도 여름휴가를 가서, 사무실 전체가 편안한 분위기이다.

어린이날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어린아이의 표정이 얼핏 스쳐 지나간다. 내 얼굴도 남들에게 그렇게 비칠까.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빨리 지나가고, 예전에, 아니 꽤 최근까지 아주 오랫동안 내 하루를 온전하게 쓰고 싶은 것에 갈망했었다.

24시간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쓰고 싶다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24시간을 온전히 다 가진다고 했을 때,

그걸 내가 온전히 지금처럼 나름의 체계를 가지고 운영해 나가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다고도 생각했다.


아무도 나에게 강요하지 않지만, 나는 회사와 계약을 맺고 일주일에 5일, 하루 8시간 업무를 하고 있다.

이 시간 속에서 요즘같이 더운 날에는 시원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커피도 마시고, 간간이 내 할 일도 적절히 섞어가며 시간을 채우고 집으로 돌아간다.


이 회사생활이 주중의 하루에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기에 그 외에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이후에 한다.

필라테스, 러닝, 헬스, 집필 모임이라던지, 또는 온전히 그냥 쉰다. 유튜브도 보고, 영화도 보고, 다큐도 보고, 책도 보고, 드러누워서 멍 때리기도 하면서 말이다.


적고 보니, 나는 쉴 때 거의 대부분 무엇을 보는 것이라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회사 생활이 쉽지 않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개개인마다 모두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하지 않아도 아무 이슈가 없을 일들을 부지런히 진 빠지게 해야 한다는 비효율성 때문인 것 같다.

물론 이것도 순전히 내 생각이고, 다른 사람이 생각하기에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10년을 넘게 일하다 보니

모든 것이 슴슴하고, 의미 없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그렇다 할지라도 또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를 보낼 수는 없으니, 일을 위한 일을 만들어 내는 것이 나에게는 고역이다.


그래도 결론적으로는, 그렇게 나쁘지 않은가 보다.

나도 참 웃기다. 얼마나 사회생활이 힘들지에 대해서 적으려고 마음을 먹고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마무리하다니.


이래서 세상은 요지경이고, 그 안에 사는 나도 요지경인가 보다.

내 생각은 늘 바뀌고 내 감정도 그에 따라 늘 변화하고, 나는 늘 그렇게 시간을 타고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미래로 시간을 의식하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이 글이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기를.

내 밥벌이하면서 지내는 것으로도 참 장한 일을 하고 있다고 나를 토닥거려 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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