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아내가 3억을 사기당했다!(6)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 바로 현실을 맞닥뜨린다. 잠이 들 무렵에는 느끼지 못했던 부담감이 온몸을 엄습한다, 하루를 시작하며 다시금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그래야 오늘의 일상을 계속할 수 있다.
집과 회사가 멀어 5시 반쯤 일어나 6시 20분쯤에 문을 나선다. 가는도중 편의점에서 바나나와 삶은 달걀을 사서 아침으로 먹고 지하철을 탄다. 출근중에는 전날 정리되었던 여러가지 생각들이 되살아나 나를 찾아온다. 과거에 대한 후회, 부채에 대한 부담감, 미래에 대한 막막함 등이 나의 아침 출근길을 동행하는 친구들이다.
그런 부담스러운 친구들과 이별하는 곳이 있다. 바로 수영장이다. 출근 전에 회사 근처 수영장에 들러 마음을 다시 차분히 정리한다. 아내의 사건이 있고 나서 매일 수영을 했다. 수영은 명상과 비슷한 효과를 준다. 명상을 통한 호흡, 바른 자세, '지금 여기'에 대한 집중과 무념무상이 수영을 하면서도 똑같이 구현된다.
물을 이기려 하면 오히려 가라앉는다. 숨쉬기 위해 고개를 들면 가라앉는다. 빨리 가기 위해 힘을 주면 물의 저항에 부딪힌다. 수영을 하면서 급하게 살지 말고, 너무 힘주지 말고, 소소한 일상에 집중하라는 인생을 교훈을 얻는다. 리듬에 맞춰 내 호흡에 집중하며, 온 몸을 스쳐지나가는 물결의 감각을 온전히 느낀다. 그러다보면 생각이 차분히 정리되고, 마음의 쇠창살이 열린다. 나를 가둔 생각의 감옥에서 조금씩 빠져나온다.
수많은 잡념들과 스트레스로 힘들 때, 사람들마다 해소하는 방법은 서로 다르겠지만 나는 수영을 하면서 생각의 파편을 가라앉히고 일상을 살아갈 새로운 힘을 얻는다. 어떤이는 명상이나 필라테스로, 어떤이는 달리기로, 어떤이는 나처럼 수영을 하면서 삶을 살아갈 새로운 힘을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