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혼자 떠나는 해외여행
2018년, 삼 학년이 된 요즘....
별다른 감정 없이 하루를 살아간다.
몇 달 전,
무언가에 홀린 듯 단기 해외연수를 신청했다.
한 번은 떨어졌고, 한 번은 붙었다.
첫 실패는 꽤 아팠고, 상처 같았다.
그래서 두 번째엔 더 악착같이 공부했다.
용두사미로 끝나긴 했지만.
그 결과, 나는 미국으로 떠났다.
조장이란 타이틀까지 달고.
그곳에서의 시간은,
흔한 표현이지만 정말 값졌다.
스물두 해를 살아오면서
나는 늘 남들이 하는 대로 살아왔다.
그게 무난하고 옳다고 믿었다.
적성보다는 점수,
하고 싶은 것보다는 다들 하는 것.
“토익은 해야지.”
“컴활 정도는 기본이지.”
그냥 그런 말들에 이끌려 움직였다.
속으로는 늘 불안했고,
나는 내가 뭘 하고 싶은지조차 몰랐다.
‘세상을 넓게 보라’는 말이 지겹도록 들렸지만,
그게 뭘 의미하는지는 전혀 몰랐다.
그런 내가 미국 땅에서 처음으로 깨달았다.
‘넓게 본다’는 건,
단지 먼 곳을 보는 게 아니라
나와 다른 사람들,
다른 삶을 만나는 일이라는 것을.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낯선 사람들,
같은 조에 속했던 친구들,
현지에서 마주친 사람들.
그들과 나눈 대화 속에서
나는 비로소 내 좁은 세상을 벗어났다.
나의 학교, 내가 사는 도시 그렇고 그런...
그 좁은 세계 안에서만 살아왔다.
내가 속한 공간,
그 안의 사람들만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도
자기만의 색과 이야기를 품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걸 보며 깨달았다.
나는 내 세계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었다는 걸.
나는 낯을 가리는 사람이었다.
혼자 여행은 절대 못 할 줄 알았고,
영어도 못 한다고 믿었다.
그런데 그 모든 건
내가 나에게 씌운 한계였을 뿐이었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밤늦게 샌프란시스코의 지하철을 타고 다녔으며,
현지 투어도 무작정 신청해 돌아다녔다.
나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용감했고,
더 대단한 사람이었다.
혼자 여행을 하며 사람들은 나에게 말했다.
“진짜 멋지다.”
“혼자 미국이라니, 대단하네요.”
나는 그때 알았다.
나는 나를 인정할 줄 몰랐고,
사랑할 줄도 몰랐구나.
늘 모자란 사람이라 여겼고,
그래서 더 채찍질하며 살아왔다.
나를 괴롭혔던 건 세상도,
환경도 아닌
결국 나 자신이었다.
이젠 그러지 않으려 한다.
조금은 다정하게,
조금은 느긋하게 나를 바라보려 한다.
내가 못난 사람이라고 믿었던 지난날의 나에게,
이제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넌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사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