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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니 Jul 28. 2024

딸랑 그거 ‘하나’ 실천하기

퇴사 후 누구나 이런 실수를 저지르는 것일까? 아침부터 잠자리에 드는 시간까지 긴박하게 여러 가지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원대하게 세운 목표는 아직 거리가 멀고, 하루에 완수해야 할 일들 중 많은 일들이 미완으로 남는다. 과연 내가 능력이 부족한 것인가? 나를 과대평가한 것인가?

백수가 된 후, 가장 먼저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의 강점들을 하나의 노트 위에 작성해 보았다. 그 결과, 제너럴리스트로 살아온 나에게는 여러 가지 싹트지 못한 재주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들을 쓸모 있게 만들어 낸다면, 적은 노력으로 나를 강력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30대 초반, 내가 디자인과 가상현실을 전공하고, 가상현실 세계에서 뛰어난 창작자가 되고 싶었던 꿈이 떠올랐다. 뒤돌아보니 세월의 풍파에 시달리며 그 순수했던 시절의 꿈과는 다른 삶을 살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이라도 그 꿈을 복원해 내면 나의 삶은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인가?

물론 쉽지 않을 것을 알았다. 그러나 최근 ‘프로세스 이코노미’라는 책도 읽었으니, 이 과정을 진행하면서 나의 시행착오와 발전 과정을 유튜브 콘텐츠로 바꾸면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바빠야 했다. 비생산적인 잉여 인간의 상태라는 긴장감과 스트레스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매일 할 일]   

모닝다이어리 작성 30분

독서 1시간

크로키(빠른 인체 소묘) 연습 1시간

상식을 기르기 위해 관련 자료 학습 1시간

가족들을 위한 저녁 준비 1시간

운동 1시간 30분


[격일로 할 일]   

글쓰기를 위한 관련 분야 학습 2시간

생성형 AI 학습 1시간

영어 공부 1시간

중국어 공부 1시간


[1주일 안에 할 일]   

전문 분야 글쓰기

유튜브 콘텐츠 촬영 및 업로드

만화 그리기 연습

동네 영어 모임 진행


6월 둘째 주의 1주일 스케줄(일부 편집함)

뛰어난 주체적 창작가가 되기 위해 실천할 항목을 정리한 후 1주일 주기의 일정표를 작성하니, 그 기간 안에 해야 할 일들이 위와 같이 빽빽히 들어찼다. 이 모든 것들을 나의 주체적인 삶을 위해 단 하나도 놓칠 수 없는 것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매일 ‘해야 할 일 목록’에 옮겨서 실천하려고 노력했으며, 그 진행사항을 1주일마다 점검했다. 그 결과는 어떠했을까? 그렇게 퇴사 후 87일이 지나가는 지금, 나의 정신 상태는 더 긴장되어 있고, 극도로 초조하다. 왜냐하면 그동안 견고하게 쌓은 것이 없기 때문에 미래에 긍정적인 가능성이 잘 보이지 않는다. 매일매일을 열심히 살아왔지만 하루 안에 진행하기로 했던 일들은 미결로 남았다. 그 다양한 일 하나하나는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미완의 일들이 나의 불안과 불만족을 극도로 상승시켰다.

그 가운데 나를 깨우친 책이 바로 게리 켈러의 ‘원씽(one thing)’이다.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다차원적인 능력을 발휘한 것이 아니라, 한 가지에 대단한 능력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것을 바탕으로 놀라운 성과를 이루고, 그 성과를 다층화하는 방식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예를 들어 ‘스타워즈’는 미래 우주에서 삶을 다룬 영화지만 지금은 ‘스타워즈 시리즈’(6편의 수익 약 43억 달러)로 발전했다. 이 영화로 얻는 수익의 대부분(수익 약 100억 달러)은 완구와 게임 판매 등 관련 상품에서 나온다. 이렇듯 집중하는 단 하나와 주된 수익원은 다를 수 있지만, 이 모든 수입은 스타워즈라는 영화가 주도해 간다. 애플의 ‘아이폰’도 그렇다. 애플의 주수입은 아이폰 판매보다 애플스토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아이폰을 중심으로 한 발상에서 파생된 것이다. 아이폰을 잘 쓰게 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애플스토어이다.

그렇다. 몇 개월 안에 가능성을 증명해야 하는 이 절박한 상황에서 나의 힘을 분산시키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었다. 나와 같은 사람, 퇴사자는 1가지 일에 집중했어야 한다. 50대 퇴사자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어린 싹이 아니다. 다차원적 능력을 배양해서 가능성을 발견해야 하는 ‘아동기’와 ‘청소년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은 생존을 위해 한 가지 재주라도 빠르게 발전시켜 나의 주체적 생산성을 증명해야 하는 시기다.

“한 가지에 파고드는 것은 남다른 성과를 내기 위한 간단한 방법이다. 게다가 효과도 좋다.” / 게리 켈러의 '원씽' 중에서

만약 단기간에 다양한 능력을 배양하고 싶다면 나는 엄청나게 철저한 자기관리 능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한 번에 두 가지 이상의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사실 자기관리능력은 허상일 뿐이다. 성공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한 가지 일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실천하는 올바른 습관이다. 이 습관이라는 배를 제작하고, 승선하기만 하면 성공으로 향하는 경로가 빨라지고, 그것에 들이는 노력이 훨씬 줄어들게 된다.

그렇다면 그 한 가지의 수준과 범위는 어떻게 결정할 수 있는가? 예를 들어 지구 온난화로부터 세상을 구하는 원대한 꿈도 한 가지가 될 수 있고, 뒷산에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 작은 일도 한 가지가 될 수 있다. 누구도 나에게 정답을 알려줄 수는 없다. 장기적으로는 높은 목표를 세우더라도 일단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실천하면서 실행, 실패, 수정을 반복하면서 그 적절한 수준과 범위를 조절해가야 한다.

나의 경우엔, 생성형 AI에서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가장 유망한 기술일 뿐만 아니라 개인의 생산성 향상과 관련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이제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다른 전문가들의 경력도 길지 않다. 더불어 나의 미약한 재주들을 보완해줄 훌륭한 수단이다. 생성형 AI는 일반인도 쓸 수 있지만, 잘 알고 사용하면 그 생성 결과의 품질이 달라진다. 이미 전통 분야에는 뛰어난 전문가가 많다. 따라서 제너럴리스트로 성장해온 내가 스스로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는 노력은 부질없다고 생각된다. 차라리 입문자를 전문가로, 전문가를 특급 전문가로 만들어 줄 수 있는 교육이라면 가능할 것 같다. 그래서 생성형 AI를 교육하는 교육자가 되기로 했다. 왜냐하면 그 전문가들은 생업에 종사하느라 바쁘기 때문에 생성형 AI 도구를 깊이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 누군가 쉽게 알려줄 사람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나처럼 그 공부에 매진할 수 있는 시간적 상황에 있는 사람이 어렵게 학습해서 그들에게 쉽게 전달해 줄 수 있다면 그들은 감사해할 것이다.


[위대한 결과를 위한 나의 여정 계획]   

목적의식: 생성형 AI를 활용해서, 각 분야에서 1인이 주체적으로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우선순위: 내가 AI를 먼저 배우고, 잘 쓰는 것에 우선순위를 둔다.

10년 내의 목표: AI와 협력으로 다양한 생산품을 만들고, 이것을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판매한다.

5년 내의 목표: 인간 지능 계발과 인공지능 활용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방법을 훈련시키는 아카데미를 설립한다.

1년 내의 목표: 이 분야에서 전문가와 강의자로 이름을 알린다.

6개월 내의 목표: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강의 자료를 준비한다.

한 달 내의 목표: 다양한 테스트와 공부 진행하고 자료를 축적한다.

한 주 내의 목표: 기초 함양하기 위해 공부한다. 공부한 것을 유튜브로 전달한다.

하루의 목표: 하루에 5시간 이상 이 분야의 공부를 위해 시간을 할애한다.


이렇게 작성한 ‘위대한 결과를 만들기 위한 나의 여정’으로 인해 최근 나의 ‘해야 할 일 목록’은 단순한 형태로 변경되었다. 'One Thinig'은 무슨 일이 있어도 달성해야 하며 하루에 5시간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이것은 나의 전체 여정 계획 하에서만 변경될 수 있다. 그러나 'The Other Things'는 하면 좋지만 못하게 되도 나에게 스트레스가 될 필요는 없다. 그래도 꼭 해야 하는 일이라면 최대한 빨리 진행한다.

원씽을 읽고 단순하게 변경한 ‘해야 할 일 리스트’ 

생성형 AI와 관련해서 다양한 분야를 다룰 수 있겠지만, 그 시작은 나와 친숙한 분야에서 시작해야 결과가 빨리 나타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선택했다. 왜냐하면 그것이 나의 학부 전공이자, 그 분야에서 10년 이상 컴퓨터 그래픽 강의 경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도 다양한 것들이 있지만, 창작자의 의도를 잘 반영해주는 ‘스테이블 디퓨전’이라는 한 가지 도구로 시작할 계획이다. 그래서 오늘 당장 할 일은 가장 유용한 도구로 보이는 스테이블 디퓨전을 학습하는 것이다. 그리고 1주일 안에 그 학습 과정과 시행착오를 유튜브 콘텐츠로 만들어 세상에 공유하는 것이다. 유튜브를 하고자 하는 것은 나의 미래 목표를 세상에 알려야 하기 때문이다. 미리 공약을 해두어야 나약해지기 쉬운 나의 마음을 다시 북돋게 하고, 나의 계획에 동조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협력할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나의 계획들은 디테일 측면에서 세밀함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어떤 창의적이고 직접적인 접근법과 해결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나는 안다. 실행하고, 검토하고, 사고하는 과정의 반복을 통해 그것을 스스로 깨우쳐야 한다는 것을.



저는 50대 퇴사자로서  매일 모닝다이어리를 쓰고, 주말에 한 번 정리하면서 스스로 얻는 인사이트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다분이 개인적인 글이지만, 보다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작성하고자 합니다. 그리고위의 내용과 관련이 있는 제 유튜브 채널 링크를 공유합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JIlfUISLIj9DODAQJWGH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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