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20. 고자 하 告子 下. 12. 15
문장 20
맹자가 말했다.
“순임금은 논밭에서 일하는 사람이었으나 왕이 되어 천하를 다스렸고, 부열은 죄인들이 성을 쌓는 장소에서 등용됐고, 교격은 어물전과 염전에서 일을 하다 등용되었다. 명재상으로 이름을 떨친 관중은 옥에서 죽을 뻔하다 재상으로 등용되어 제환공을 패자로 만들었다. 손숙오는 바닷가 한촌에서 살던 빈한한 사람이었는데 초나라의 영윤(재상)이 되었다. 백리해는 시장통에서 일하다 등용되어 진목공을 도와 진이 후에 강국이 되는데 일조했다.
이런 사람들의 예에서 보듯, 하늘이 장차 한 사람에게 큰 임무를 내리려 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뜻을 괴롭게 하고, 그 근골을 수고롭게 하고, 그 몸뚱이를 굶주리게 하고, 그 육신을 궁핍하게 하고, 그 하려는 바가 마음대로 되지 않게 하여, 어떤 어려움이라도 이겨낼 수 있도록 무던히 견뎌내는 본성을 가지게 하고, 결국 하지 못하는 것을 해낼 수 있도록 키우신다.
사람은 항상 잘못을 한 후에야 능히 고칠 수 있고, 마음이 곤고하고 생각이 막힌 후에야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으며, 고통이 낯빛에 드러나고, 목소리에 나타난 후에야 크게 깨달을 수 있다.
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안으로 강직하게 원칙을 지키려는 가문과 바른말을 하는 깐깐한 선비가 없고, 밖으로 맞서야 할 적과 외환이 없으면, 그 나라는 성장하지 못하고 항상 망했다.
살펴본 것처럼, 근심과 환란이 사람을 살리고, 안일과 쾌락이 사람을 죽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맹자가 말했다. “순임금은 논밭 가운데서 일어났고, 부열은 (죄인들이) 성을 쌓는 공간에서 등용됐고, 교격은 어물과 소금 일을 하다 등용됐고, 관이오(관중)는 옥에 갇혔다가 등용됐고, 손숙오는 바닷가에서 등용됐고, 백리해는 시장에서 등용됐다.
孟子曰: “舜發於畎畝之中, 傅說擧於版築之間, 膠鬲擧於魚鹽之中, 管夷吾擧於士, 孫叔敖擧於海, 百里奚擧於市.
맹자왈: “순발어견무지중, 부열거어판축지간, 교격거어어염지중, 관이오거어사, 손숙오거어해, 백리해거어시.
그러므로 하늘이 장차 한 사람에게 큰 임무를 내리려 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 심지를 괴롭게 하고, 그 근골을 수고롭게 하고, 그 몸뚱이를 굶주리게 하고, 그 육신을 궁핍하게 하고, 그 하려는 바가 마음대로 되지 않게 하여, 이로써 그 마음을 움직여 참는 본성을 가지게 하고, 하지 못하는 것을 해낼 수 있도록 키우신다.
故天將降大任於是人也, 必先苦其心志, 勞其筋骨, 餓其體膚, 窮乏其身, 行拂亂其所爲, 所以動心忍性, 曾益其所不能.
고천장강대임어시인야, 필선고기심지, 노기근골, 아기체부, 궁핍기신, 행불란기소위, 소이동심인성, 증익기소불능.
사람은 항상 잘못을 한 후에 능히 고칠 수 있고, 마음이 곤고하고 생각이 막힌 후에야 창조할 수 있으며, (고통이) 낯빛으로 드러나고, 목소리에 나타난 후에야 깨달을 수 있다.
人恒過, 然後能改, 困於心, 衡於廬, 而後作; 徵於色, 發於聲, 而後喩.
인항과, 연후능개, 곤어심, 횡어려, 이후작; 징어색, 발어성, 이후유.
(나라에서도) 안으로 법도 있는 가문과 바른 선비가 없고, 밖으로 겨룰 적과 외환이 없으면, 그 나라는 항상 망했다.
入則無法家拂士, 出則無敵國外患者, 國恒亡.
입즉무법가불사, 출즉무적국외환자, 국항망.
살펴본 것처럼, 근심과 환란이 사람을 살리고, 안일과 쾌락이 사람을 죽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然後知生於憂患, 而死於安樂也.”
연후지생어우환, 이사어안락야.”
본문에 고난 속에서 삶을 꽃피운 여러 사람들이 등장한다. 의역 부분에서 대체로 설명했다. 설명이 없는 부열과 교격은 별다른 정보가 없는 사람들이다. 어려운 지경에서 자신을 일으킨 사람들의 예는 언제나 우리를 분발시킨다. 맹자가 환기시키고자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맹자의 이 글에서 큰 사람을 키우기 위해 고난을 부여하는 하늘은 어딘지 기독교의 인격신과 유사하다. 성서 구약에 있는 욥기는 하늘이 욥이라는 사람에게 고난을 주며 시험하는 이야기이다. 그 고난 속에서 욥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러나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 같이 되어 나오리라 (욥23:10)” 순금이 수많은 정련을 거쳐야 만들어지듯이, 훌륭한 영혼은 고난 속에 단련되어야 만들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맹자의 문장도 이런 인식에 닿아 있다. 삶에 대한 맹자의 신앙이 느껴지는 명문장이라 할 수 있다.
요새 인생의 큰 시련을 겪고 있어서, 이 문장이 남다르게 느껴진다. 시련이 사람을 키운다니, 맹자의 말을 믿고, 욥기의 정신을 신뢰하며, 시련을 이겨내고 싶다. 나 뿐 아니라 시련 속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힘이 되는 문장이리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