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품과 가품
똑같은 명품백을 들고 있는 두 여인이 있다. 그러나 둘 중 하나는 진품이고, 나머지 하나는 가품이다. 육안으로는 도저히 진품과 가품을 구분할 수 없다. 각 여인들만 자신의 백이 진품인지 가품인지 알고 있을 뿐이다.
갑자기 비가 내린다. 여인들은 예상치 못한 비에 적잖이 당황스러워 한다. 그리고 이내 여인들 중 누구의 백이 진품인지 가품인지 명확히 알게 될 상황이 펼쳐진다.
한 여인은 자신의 백을 품 안에 품고 뛰었고, 다른 여인은 백을 자신의 머리 위로 올려 비를 막으며 달리고 있었다.
내가 선택한 어떤 것이 진품인지 가품인지는 위기 상황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러나 그것의 진위와 별개로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에 따라 가품도 진품처럼, 진품도 가품처럼 재평가되기도 한다.
결국, 진짜를 규정짓는 것은 더도 덜도 없이 그냥 '나'다.
투정부리지 말고 합리화하지 않으며 열과 성을 다하는 것이 오리를 백조로 만들고, 미생을 완생으로 만드는 기적의 통로다.
돌아볼 것. 내가 지나온 길에 명품의 꽃이 피어 있는지 핑계의 무덤이 가득한 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