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며 나도 살아야지
뱁새가 우리 집에. 아침에 강아지가 요람 하게 짖는 소리에 나가보니 큰 나방이 들어온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짹. 울어 버리고 주저앉는 어린 뱁새. 현관문 밖에서는 어미가 얼른 나오라는 듯 다급하게 그를 부르는데 나 때문에 무서워 더 가까이는 오지 못하고 있다. 얼른 밖으로 날려 보내야지 싶어 강아지를 멀리 묶어놓고 오니 웬걸 사라져 버렸네. 주변을 둘러보더 아 날아서 어딜 갔구나. 외출하고 돌아와 보니 강아지가 이번에는 집안 소파 아래를 마구 긁는다. 소파에서 들리는 소리. 아침에 들었던 찍~짹. 아침보다 풀이 죽은 느낌으로 우는 듯하다. 온종일 아무것도 못 먹고 소파 아래에 갇혀 있었구나. 소파를 들어 구출하려고 하지만 이 뱁새도 가까스로 살아남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도망친다. 그렇게 집안 곳곳을 난장판 치다 결국에 잡아 풀 숲 속에 풀어주었다. 눈을 감고 찍. 짹 울고는 눈을 감아 버리네. 어쩌나 싶어 멀리서 지켜보는데 어디선가 어미가 나타났다. 요란한 소리로 새끼를 깨운다. 어미 소리에 화답하는 새끼도 짹짹 큰 소리로 울어댄다. 엉성한 걸음으로 나는 것과 뛰는 것 사이의 폼으로 어미를 따라나선다. 뒤뚱뒤뚱 푸더덕. 귀여워라. 옆집 아주머니가 마당 한 구석을 청소하는데 이런 게 나왔다며 보여주시는데. 어린 뱁새다. 며칠 지난 것 같으니 아까 그 애는 아니겠지. 지금 이 계절이 한창 둥지를 벗어나 나는 것부터. 먹이를 먹는 것부터 차차 독립을 준비하는 시기라고. 어린 개체들이 많이 죽기도 한다고. 뱁새의 고군분투를 지켜보는 봄이 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