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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 Jun 22. 2024

할머니의 서랍장

할머니의 서랍장


굽이굽이 오솔길 따라

할머니네 가는 날은

산새들 우는 소리에도

자꾸만 심장이 콩닥거렸지요


할머니방 구석에 놓인

오래된 서랍을 뒤적이면

낡은 경첩보다 큰소리로

조그만 양심이 웅웅거렸지요


닳고 닳은 사탕 상자를 열면

꼬깃꼬깃 보물들이 들어있었고

분홍 지폐 하나 몰래 꺼내 쥐고

문방구에서 재미나게 썼지요


할머니 떠나가시던 날

꼴랑 지폐 한 장 쥐어드렸는데

할머니는 그 돈도 안 쓰시고

꼭 모아놓을 것만 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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