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roject One Oct 30. 2018

[Project One] 이직 고민에 대한 대답

Part 2. 커리어에 대한 고민

Part 1: 이직을 위한 이력서


(Part 1 ‘좋은 이력서 쓰는 법’에 이어서…)
Part 1에서 이력서에 대한 고민을 다루었는데 Part 2에서는 직업 선택의 문제, 다시 말해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다루고자 한다. 이력서를 준비하는 것이 전쟁과도 같은 취업 시장에 나가기 위한 무기를 준비하는 것이라면, 커리어를 선택하는 것은 전쟁터를 고르는 문제로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전쟁터를 먼저 선택하고 거기에 맞추어 무기를 준비하는 사람, 다시 말해 좀 더 체계적인 방법으로 커리어와 이력서를 준비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필자는 일단 이력서를 먼저  준비하고 여러 회사들에 지원하면서 좋은 결과가 있는 회사에 대해 좀 더 고민을 하는 식으로 이직을 준비했었다. 신중하게 지원하더라도 합격을 보장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니, 어찌 보면 좀 더 현실적인 프로세스가 이 방식이 아닐까 싶다.


어디서 찾을 것인가?

나의 다음 커리어가 될 수 있는 후보지들을 어디서 찾을지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보자. 흔히 이직이 이루어지는 방식은 2가지이다. 첫 번째는 기업에 내가 “지원”을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기업인사팀이나 헤드헌터로부터 “제안”을 받는 것이다.


첫 번째 “지원”부터 이야기를 해보자. 신입으로서 회사에 처음 입사할 때는 거의 모두 이 방식으로 이루어지니, 경력직이라면 익숙한 방식일 것이다. 여러 가지 루트를 통해서 현재 모집 중인 채용 공고를 확인하고, 이 중 나에게 맡는 공고에 내가 직접 지원하게 된다. 채용 중인 다양한 기업 공고를 모아볼 수 있는 Job Portal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사람인, 잡코리아뿐 아니라 필자가 일하고 있는 원티드도 이용해 봄직하다. 그 외에도 희망하는 회사나 그룹의 채용 페이지에 들어가서 찾아볼 수도 있고, 직군별 커뮤니티가 있다면 이 또한 큰 도움이 된다. 스스로 직접 채용공고를 찾아보기 때문에 능동적인 방식이라고 볼 수 있는데, 바꾸어 말하면 ‘직접’ 찾아보아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방법이기도 하다.


두 번째 방식은 “제안”을 받는 방식인데, 주로 경력직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방법이라 이직이 처음인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제안이 오기를 기다리는 방식이라 앞서 설명한 “지원”보다 수동적이긴 하지만, 직접 탐색하고 지원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제안”을 받는 가장 흔한 방법은 헤드헌터로부터 제안을 받는 것인데, 기업으로부터 의뢰를 받은 헤드헌터가 이에 적합한 후보자들을 찾아서 기업을 대신하여 제안을 하는 것이다. 물론 제안을 받았다고 채용이 결정된 것은 아니고 이력서 접수, 면접 등의 절차는 “지원”과 유사하게 진행이 된다. 일단 내 프로필이 헤드헌터에게 노출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링크드인에 프로필을 올리거나 Job Portal이나 대형 헤드헌터 회사의 인재풀에 내 이력서를 등록하는 것이 필요하다. 원티드에서 최근 헤드헌터를 통하지 않고 기업 담당자로부터 직접적으로 제안을 받을 수 있는 매치업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하였다.


나에게 맞는 자리인가?

탐색을 통해 마음에 드는 공고를 찾을 수도 있고, 매력적인 제안을 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공고가 나에게 맞는 공고인지, 현실적으로 합격할 가능성이 있는 공고인지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헤드헌터로 오랜 근무 경험이 있는 원티드 동료로부터 여기에 대해 조언을 받았다. 자격요건과 우대사항에 적혀있는 내용 중 60% 정도가 내 능력/이력과 일치한다면 도전해볼 만하다는 것이 그분의 조언이다. 어차피 자격요건과 우대사항, 경력과 연차가 100% 일치하는 후보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당장 없으니 해당 기업에서도 공고를 올려서 사람을 뽑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설령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후보자가 있다고 해도 요구 연봉이 너무 높거나 기존 회사에 만족하고 있어 채용이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에 60% 정도로 일치하는 후보자라면 충분히 도전해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후보자가 매력적이라고 판단한다면, 나머지 40%는 회사/팀 차원에서 좀 더 서포트해주고 후보자 개인이 좀 더 성장하는 것을 기대하면서 채용할 수 있을 것이다.

<원티드에서 발췌한 서비스 기획자 채용공고>

사실 개인적으로는 40~50%만 일치해도 도전해보았으면 한다. 누적으로 쌓은 원티드 합격률 데이터를 보았을 때, 신입이든 경력이든 최종 합격률은 상당히 낮다.(정확한 수치를 공개하긴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 꼭 이와 같은 데이터가 아니더라도 대한민국 사회에서 취업/이직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대부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어차피 대다수의 지원자들은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되는 것이 이직 시장의 현실이다. 이왕 떨어질 확률이 높다면 굳이 내가 먼저 겁을 먹고 지원하지 않을 이유는 없지 않은가? 물론 무모한 도전을 하여 내 시간을 낭비하거나 괜한 기대감에 스트레스를 받으라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40~50% 정도라도 일치한다면 내가 원하는 매력적인 포지션에 한번 도전해보는 것도 가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최종적으로 내가 그 자리에 맞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그 기업에서 할 일이니, 후보자들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보는 것을 응원하고 싶다. 


전혀 다른 커리어로의 이직


이력서 관련 코칭이나 상담을 해주다 보면, 이러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


Q. 저는 아직까지 영업 업무만 해왔는데, IT 서비스 기획 업무가 너무 잘 맞는 것 같고 해보고 싶어요. 갈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내 대답은 “불가능은 아니지만, 매우 어렵습니다.”이다.


당신이 3년 미만의 경력을 가졌다면, 과감하게 아예 신입으로 도전하는 것이 오히려 쉽다. 물론 쉽지는 않지만 신입 채용은 현재의 능력보다 잠재력을 보고 이루어지기 때문에, 잠재력을 잘 어필한다면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3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사람이 본인 경력과 상관없는 커리어로 옮기는 것은 매우 어렵다. 경력직 이직은 잠재력보다는 당장 쓰일 수 있는 업무 능력을 위주로 판단하게 된다. 채용 과정은 내 경험과 능력을 잘 포장하여 기업에게 매력적인 인재, 뽑아야만 하는 인재로 보이도록 하는 과정이다. 전혀 다른 분야에 지원을 한다면 나의 경험과 능력을 근거로 내가 반드시 뽑아야만 하는 인재임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다. 스스로 해당 분야에 관심이 있고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제3자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증거가 필요하다.


필자 역시도 원티드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이 부분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동안 경력을 쌓아온 두산중공업은 대기업이자 B2B 사업을 하는 제조업 회사이고, 원티드는 채용 플랫폼을 만드는 IT 스타트업이다. 산업의 성격이나 규모 등에서 연결성은 전혀 없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인사 및 채용, 기업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몇 년째 혼자 공부를 해오고 있지만, 남을 설득할 객관적인 지표가 되기에는 부족하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에서 전략 업무를 하면서 사업기회를 포착하고 조직 간 협업을 추진하는 업무를 경험해보았고, 두산중공업의 제품을 팔아보진  않았지만 두산중공업의 주식과 채권을 영업해본 경험은 많았다. 이것이 필자가 원티드를 설득할 수 있는 단서였다. 이마저도 없었다면 절대로 설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여담이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제3자를 설득할 단서가 부족하다면 스스로 다시 한번 고민해보기를 권해드리고 싶다. 진짜 내가 하고 싶은 분야이고 할 수 있는 분야인지에 대해 나를 먼저 설득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고민해보자. 제3자를 설득하기에 부족하다면 실제로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 '그 업무를 해보고 싶다', '나와 잘 맞을 것이다'라는 생각 자체가 그 업무를 잘 모른 상태에서 하는 착각일 가능성이 높다. 요즘 잘 나가는 것 같아서, 재미있어 보여서와 같은 불확실한 근거로 커리어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혹시나 이직이 성공하더라도 이후에 만족스럽지 못한 커리어가 될 수도 있다. ‘도전’은 아름다운 가치이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고 도전하는 것은 '시간 낭비'이다.


최종 목적지로 가기 위한 중간 이력 만들기, Career Path

누군가를 설득할 단서가 아직 부족하다면, 그때는 한 번의 이직으로 목적을 달성 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한 번의 이직이 아닌 "커리어 패쓰(Career Path)"를 고민할 시기이다. 현재의 나 자신의 능력과 경력을 가지고 설득이 어려우니, 이를 보완하기 위한 중간 기착지가 필요하다. 현재의 직장에서 다른 업무를 해보거나, 최종 목적지와 내 현재 직장의 징검다리가 되어줄 다른 직장을 찾아보는 방법을 고려해보자. 혹은 원하는 분야에 관련된 대학원 진학 같은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위에서 설명한 중간 이력을 통해, 최종 목표에 맞도록 내 경력과 실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림으로 설명하자면 위와 같다. 현재 나 자신 (A)에서 바로 목표로 하는 곳(C)으로 점프하는 것이 어려우니, 중간 디딤돌로서 다른 커리어(A+)를 거치면서 좀 더 최종 목표에 어울리도록 나 자신을 가꾸어 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제3자를 설득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내 커리어를 망치지 않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막상 내가 원하는 목표로 이직을 성공하였는데, 내가 하고 싶거나 잘하는 직무와 거리가 멀 수도 있다. 무모한 도전이 가져다줄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중간 지점에서 경력을 쌓으면서 최종 목적지가 나에게 맞는 곳인지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필요하다.


끝으로...

필자는 좋은 기업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채용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채용을 업으로 하는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전에도 항상 알고 있던 사실이었고 이 일을 하게 되면서 다시 한번 깨달은 사실은  "채용은 정말 어렵다"는 것이다. 기업은 좋은 사람을 찾기가 너무나 힘들고, 지원자는 좋은 기업을 찾아서 내 기회를 쟁취해내기가 너무나 어렵다.


하지만 나에게 맞는 직업을 찾는다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일이고 어려워도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하루 24시간 중 잠자는 시간보다 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직장이고, 가족이나 친구보다 더 자주 얼굴을 보는 사람이 직장 동료이다. 그만큼이나 나에게 맞는 직장을 찾는 것은 인생에 있어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회사 입장에서도 좋은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회사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의사결정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좋은 사람을 채용하는 것은 그 사람 자체의 능력뿐 아니라 팀이나 회사의 문화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직업을 찾는 일은 이렇듯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를 옮기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수도 없이 많지만 실제로 이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무엇을 준비해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이력서나 면접 얘기만 들어도 왠지 불편하고, 바쁜 업무를 마치고 돌아오면 쉬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이런 가운데 취업/이직을 준비하는 것은 고단한 과정이고 딱히 이 고민을 상의할 만한 누군가를 찾기도 마땅치 않다.


필자가 본 글에서 언급한 모든 팁을 다 동원한다고 하더라도 그 어려움을 덜어내는데 크게 부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많은 분들에게 조금의 용기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




Written by 백승엽


Proejct One 소개 보기


Project One Facebook

작가의 이전글 [Project One] 이직을 위한 이력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