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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빡쌤 Mar 23. 2023

공부 방법보다 더 중요한 것

공부를 지속하는 비결

공부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으면 과연 성적을 잘 낼 수 있을까?

본인 또는 자녀의 성적을 고민하는 많은 학생과 학부모님들이 먼저 생각해야 될 것이 있다. 아무리 공부방법이 개인에게 적합하고 효율적인 방법을 깨달았다고 해도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소위 "우리 아이가 머리는 좋은데~"라는 접두사를 남발하는 학부모님처럼 성적에는 이러한 조건이 전혀 필요가 없다.


초임시절 개념을 잘 가르치는 교사가 최고인 줄 알았다. 한 개념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설명하거나 학생들의 언어로 풀어내고, 문제의 풀이방법 중 빠른 시간 내에 오류를 최대한 줄이는 방법 등에 대해 고민하고 수업을 준비했다. 학교샘인데도 학원샘보다 더 학원 샘 같다는 칭찬 아닌 칭찬을 들으며 우쭐했던 적이 있다.

이내 아무리 잘 가르쳐도 듣지 않으면 소용없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무리 곱게 갈아 죽을 쑤고 입에 떠 넣어 주어도 아기가 소화를 시키지 못하면 다 토해내고 말 것이다. 공부는 전적으로 학생에게 달려있다. 교사의 이러한 노력은 생각보다 보잘것없다.


공부방법을 물어오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래서 공부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진짜 공부방법을 몰라서 질문하는 학생은 몇 되지 않았다. 막연히 '수학 공부를 잘하고 싶어요.'를 다르게 표현한 것이 '수학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였던 것이다. 공부방법에 대해 알려주면 잘 듣는 듯하나 그것을 자신의 방법으로 만들지 못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쉽게 말하면 수학 실력이 늘지 않는 것은 수학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여학생들 중에 이런 친구들이 많다. 공부계획을 세우기 위해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하리라 굳게 다짐하면서 공부 계획서를 작성한다. 하지만 하루도 제대로 공부하지 못하고 다시 계획서를 수정하기를 반복하다가 이내 포기해 버린다. 그러니 공부를 어떻게 시작하는가 보다 어떻게 지속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공부를 지속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는 공부에 대한 감정이 좋아야 한다. 학생이 학습에 대한 감정, 자신감, 자존감 등 공부에 대한 태도를 말한다. 특히 수학이라면 진저리 치는 아이들이 있다. 이 학생들에게는 어떤 좋은 방법이 있더라도 공부를 지속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쥐 나 뱀을 끔찍이도 무서워하고 싫어하는 사람에게 매일 두 시간씩 쥐 나 뱀을 만지고 관찰하는 실험을 반복하라고 했을 때, 당장 눈앞에 이익이 없는 이 실험을 지속하는 것은 너무 힘들다. 비유가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공부 감정은 학습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 생각한다. 이는 단기간에 형성될 수 없으며 여러 복합적인 요소와 맞물려있다. 공부감정이 너무 좋지 않다면 멀리서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쉬운 교과서 읽기, 간단한 계산 문제 해결하기 등으로 아주 쉬운 것에서부터 정복하는 단계를 밟아야 한다. 고등학생은 마음이 급하지만 돌아간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그렇게 천천히 익숙해져야 한다.


둘째는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 메타 인지라는 어렵지만 좋은 말이 있다. 컴퓨터 게임을 하는 아이에게 이제 그만하라고 하면 바로 컴퓨터의 전원을 끄는 아이는 없다. '엄마 잠깐만요 ~~'를 연신 반복한다. 게임은 어떻게 지속하게 하는 힘이 있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 하나는 본인의 캐릭터에 경험치가 눈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하면 레벨업을 하거나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아니면 오늘 조금이라도 더 해야 내일 레벨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부 실력이 게임 레벨처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공부 못할 학생이 거의 없다. 오늘 학습에 기울인 노력이 이번 시험에 어떻게 반영될지 가늠되지 않기 때문에 오늘을 대충 넘기고 싶은 것이다. 공부를 뛰어나게 잘하는 학생은 게임에서 경험치바가 보이는 것같이 공부를 한다. 오늘 적어도 이만큼은 해야 이번 시험에서 이만큼의 성적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오늘 목표 학습량을 달성하지 않으면 바로 이번 시험 성적에 어떤 영향을 끼칠 줄 아는데 안 할 수 있을까?


메타 인지를 길러야 한다. 공부를 계획하고 실천한다. 그리고 시험 결과(성적)를 확인하고 계획과 비교한다. 내 계획에 대해 잘 한 점과 못한 점을 스스로 판단하고 다시 계획을 수정하고 보완한다. 다시 실천하고 반복한다. 이러한 과정을 1년 정도 하면 공부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거나 자신의 학습량, 집중도 등 자기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파악하게 된다. 고등학생도 아직 늦지 않았다. 스스로 공부계획을 세우고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관찰하고 탐색해 가는 과정에서 메타인지 능력은 향상된다.


셋째는 습관이다. 어릴 때부터 매일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을 고등학생이 하는 데에는 전혀 부담이 없다. 공부도 그렇다. 매일 2시간씩 공부를 해오던 학생이 3시간으로 늘린다 해도 엄청나게 힘들지 않다. 하지만 30분도 힘들어하던 학생에게 이제 고등학생이 되었으니 3시간씩 계획을 세워서 하라고 하면 너무 힘들어할 것은 눈에 선하다. 그래서 어릴수록 학습에 대한 습관이 중요하다.


고등학생도 늦지 않았다. 의지로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습관형성에는 66일이면 가능하다는 이론이 현재 많이 알려져 있다. 쉬운 단계의 습관을 여러 가지 만들어 실천한다. 그중에 한 두 개만 성공해도 자신감이 생기고 다음 습관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천천히 중요한 것부터 만들어가는 습관이 우리의 성적과 실력을 향상하고 학습을 지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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