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경은 Aug 31. 2022

말본새

말을 예쁘게 하는 것도 재주다 


  말하는 태도나 모양새.    

  

  말본새의 사전적 의미다. 말에도 촉감이 있다면 섬세한 말본새는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일 것이다. 반대의 경우라면 사포처럼 거칠고 날카로운 느낌이겠지. 같은 말을 해도 다르게 들리는 게 말본새의 차이다. 말본새가 거친 사람은 의도가 어떻든 날카로운 말을 뱉는다. 때로는 상대방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불화의 원인이 되거나 상처를 주기도 한다.     


  자기만을 내세우는 아집이 말본새를 거칠게 만든다. 본인이 무조건 옳다고 믿고, 본인이 최우선이다. 타인을 헤아리거나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한 탓이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대화를 어렵게 만드는 주범이다. 마음속에 아집이 가득하면 말본새에도 티가 난다. 들으려 하기 보다는 말하기를, 존중보다는 강요가 앞서게 된다.      


  습관도 문제다. 표현에 인색하게 살아온 것이다. 말본새가 거친 사람은 살가운 안부 인사나 다정하게 의견을 묻는 질문에도 퉁명스럽게 답변한다. 말본새를 지적하면 “마음은 안 그런데….”라며 핑계를 대거나 “꼭 말 해야 알아?”라고 되묻는다.      


  하지만 타인이 말과 다른 마음,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속내를 파악하는 건 불가능하다. “여자는 짐작만 가지고 움직이지 않아요”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 등장인물의 대사다. 말하지 않으면, 표현하지 않으면 모른다.      

  말본새가 거친 사람들과 대화하면 쉽게 지친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고 덩달아 가시를 세우기도 쉽다. 결국 말본새를 다듬는 건 내 마음, 타인에게 전하는 배려를 다듬는 것이다.           

이전 08화 한마디로 '그렇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