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역뿌리 Sep 21. 2021

달갑지 않은 단골손님

이따금씩 찾아오는 우울감. 정말 문득 찾아와서 평화로운 일상을 즐기는 내가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 평소에 좋아하는 것들이 실상 좋아한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고, 소중한 사람들이 낯설게만 느껴진다.


'뭘 해도 행복하지 않을 때'. 검색 키워드가 참 길다. 이 감정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 좀처럼 감이 잡히지 않을 때면 애꿎은 유튜브와 네이버 검색창, SNS 해시태그만 불판이 된다. 좋아하는 유튜버가 추천해주는 자기계발서 지침에 따라 내 미래 계획도 세워보고, 문학 구절도 음미해본다.


그러다 마지막에는 어쩌면 평화로운 일상을 즐기고 싶어하는 우울한 사람이 아닐까, 추측도 해본다. 좋아하는 것들과 소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억지로 내 우울감을 지워버렸을지도. 속이 까만데 그위에 형형색깔로 덧칠해봤자 그림이 아름다워질 리가 있나.


인터넷 서핑을 하다 문득 발견한 문장이 있다.

'행위가 아닌, 존재로서 살아가자'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달성하는 '행위'로서 일상을 채우는 게 아니라, 지금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나를 내버려 두자고.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 중 어느 하나에 큰 비중을 두지 말고 동일한 선상에서 바라보고, 내가 경험하는 어떠한 것들에도 섣불리 시선을 던져버리고 판단 내리지 말기.


나와의 대화가 조금 더 필요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있는 그대로 나의 감정과 생각에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나니까,,,, ㅎ  


잘 안될 것 같지만 지금 타이밍에 이런 느긋한 사고를 가져도 되나 의구심이 들지만 오늘만큼은 시도해보기로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교환학생 포기로 얻은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