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내 머리를 잘 안 말려줘요>
매일 아침 시간은
나보다 더 빨리 달려가요
드라이기도 못 한 머리는
푹 젖은 채, 물이 뚝뚝
나는 오늘도
시간을 쫓아 뛰기 시작해요
"바람아, 제발 머리 좀 말려줘!
오늘은 골고루 잘 부탁해!"
하지만 바람은 늘 제멋대로예요
앞머리만 양옆으로 활짝 펴 주고
뒷머리는 축축한 채 두고 가요
그뿐인가요?
눌러 쓴 모자를 확 벗겨 가고
머리카락을 내 입에
가득 몰아넣어요
"나는 예술가야!
스타일링은 내 맘이지!"
바람은 거들먹거리며
슝슝 제멋대로
그래도 어쩌겠어요
뒷머리만 축축한 채
오늘도 나는 말해요
"제발 좀, 골고루 말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