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지우개

by 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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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지우개 >


오늘 아침
학교 앞 문구점에서
새하얀 지우개 하나를 샀어요



귀가 길쭉길쭉
몸은 동글동글
내 마음에 쏙 드는
토끼 모양 지우개



조금만 힘줘도
귀가 부러질까
살짝만 지워도
얼굴이 더러워질까



살살—
조심조심—
지울까, 말까
쓸까, 말까



“소이야, 나 지우개 쓴다!”
대답도 안 기다리고
내 짝 정민이는
토끼 얼굴에
슥슥슥



방금 전까지
하얗던 토끼 얼굴이
금세
까매졌어요



속상한 마음
들키지 않으려고
작게 웃으며
속으로 말했어요



‘아… 너도 여름이라
얼굴이 까매졌구나!’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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