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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엠제이유니버스 Nov 21. 2023

간사한 마음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

지금 쓰고 있는 스마트폰엔 아무런 불만이 없다. 용량도 크고 속도도 빠르고 카메라도 준수하다.

케이스랑 필름도 필요한 때에 교환을 해줘서인지, 케이스 안 스마트폰은 거의 새 거다.


몹시도 추웠던 주말, 우동을 먹고 싶다는 아이들을 데리고 2마트에 갔다. 할인율이 높은지는 모르겠으나 뭔가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춰 행사를 하고 있었다. 일렉트로맨이 있는 일렉트로마트에서도... ...

무언가 촉이 와서 뽐뿌를 검색해보니 S23 2마트 행사가격이 매우 매우 경쟁력 있다고 했다. 그런 탓일까?

뽐의 달인으로 보이는 몇 분은 S23을 계약하고 사은품을 챙겨가고 있었다.



"우와, 아빠 ! 이 스마트폰은 길게 접어졌다가 펴져요."

"와, 이거는 엄마 꺼처럼 반접어지는 건데 더 멋있어요."

라는 아이들 이야기에 나도 어느새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다.

아이폰부터 갤럭시까지 최신 기종들은 저마나 멋짐을 뽐내고 있다.


카메라 화소가 더 좋은 기종으로는 밤 하늘의 달과 별이 엄청 잘 찍힐 것 같고,

길게 반으로 접었다가 편 기종은 어느새 전자책 화면으로 펼쳐져 있었다.

거기에 딸린 펜으로 전자책을 읽으며 메모하는 내 모습도 그려지고... ...



나는 지금 쓰고 있는 스마트폰에 불만이 없었다. 하지만 그 날 저녁 주유를 하러 가며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내비를 작동시키고 유튜브 영상을 배경음악처럼 틀어놓는데, 무언가 버벅거림이 느껴졌다. 5G임에도 반응 속도가 느리게만 느껴졌다. 아이와 카페에서 공부와 독서를 하러 갔다가, 블루투스 키보드와 이어폰을 동시 연결하는데 또 무언가 버벅거림이 느껴졌다. 나는 스마트폰에 불만이 없었는데... 이 녀석이 오래돼서 그런걸까 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들었다.


아침 지하철 출근길이었다. 만원 지하철에선 다양한 사람들이 각양각색의 스마트폰을 들고 영상을 보고 음악도 듣고 게임도 하는 등 각자만의 시간들을 보낸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앞에 앉은 사람, 옆에 서있는 사람들의 스마트폰이 다들 좋아 보인다. 영상의 화질도 좋아 보이고, 크고 넓은 스크린이 정말 좋아 보인다. 케이스에 두꺼운 필름까지 붙은 내 스마트폰이 왠지 어두워 보인다.


심지어 오늘 점심시간에는 잠시 스마트폰이 벽돌이 되기도 했다. 버튼을 눌러도 반응하지 않았다. 전자공학 전공인 옆자리 친구가 명언을 들려줬다.


"엠제이, 전자기기에는 공통점이 있어. 잘 안되거나 조작이 이상할때는 '재부팅'이라는 것이 있지. 고민은 적게 행동은 많이... 재부팅 고고"


그렇게 먹통이던 녀석은 다시 켜지더니 말짱하다. 원래 알던 석으로 돌아와있다. '엠제이, 설마 나 바꾸려 했어?' 라고 말을 거는 것처럼 말이다.



내 마음은 참 간사하고도 간사하다. 차에 관심이 생기면 온종일 차만 보이고, 신발에 관심이 생기면 지하철에서도 사람들 발만 본다. 지금 쓰는 스마트폰에 아무런 불만이 없었는데 왜 그랬을까? 목성 금성을 찍으려면 지금 내 기종으로는 어림없다 라는 글을 본 이유여서일까? 가족들과 사진을 찍었는데 아재처럼 나와서 생각해보니 카메라탓이었다라는 말을 하고 싶어서였을까?


자리로 와서 소독티슈를 꺼내 스마트폰을 잘 닦아준다. 멋지고 fancy하지는 않지만 스마트폰의 크기와 앱의 위치들까지 익숙해져서 편하고 좋은 녀석. 수많은 금융회사들과 나를 연결해주는 비밀번호들을 품고있어서 더욱 아껴야하는 녀석. 나라는 인간도 서서히 회사와 사회에선 쌔삥에 브랜뉴는 아니지만, 편안하고 쓸모가 아직은 있는게 아닌가 짚어본다. 새옷을 사는 것처럼 검고 칙칙한 케이스를 시카고불스의 뜨거운 강렬한 빨강케이스로 바꿔야지 싶다.


[한줄요약] 40대 화이팅! 삶에 감사하자


#라라크루 #라이트라이팅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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