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gapeolive Jul 31. 2017

22. 독학 영어로 생방송하게 되기까지

원어민과 대화하면 영어회화 실력이 향상된다?

* 나도 미국에 살고 싶은데, 그래야 영어실력이 늘 텐데... 그냥 미드나 보자...


*표지 사진: 안동 하회마을 지산고택 (민박 받음: 서애(西涯) 류성룡(柳成龍, 1542~1607)의 후손이 운영)




미국 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미국 남부의 한 병원에서 신경생리검사(Neuroelectrophysiology)에 대해 3개월간 연수를 받은 적이 있다. 대부분 미국에 처음 정착하는 한국인들은 한인 교회를 간다. 믿음이 있어서 예수님을 만나고 설교를 듣고 하나님께 기도하러 가는 사람들이 교회를 가지만, 믿음이 없는 사람들도 한인 교회를 간다. 그 이유는 한인 교회의 종교적인 역할 이외의 목적 때문이다. 그 목적은 한인교회를 통해 이민자들이 서로 모임을 하게 되고, 서로의 삶을 나누고, 그들 간의 교류를 하게 된다. 그래서 미국 내 한국교회는 이민자들이 타국 땅에서 살아갈 때, 서로 의지하게 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이민자들이 들어오면, 미국 내에 정착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필자 역시 한인 교회를 통해 하숙집을 구하게 되었다. 한인교회는 말 그대로 "한국인 교회"이다. 그렇다고 예배 오는 사람이 모두 다 한국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배우자가 미국 사람인 경우에는 그들도 함께 예배를 드린다. 필자가 참석한 한인교회의 예배는 한국말로 진행되었다. 그래서 한국말을 모르는 미국인을 위해, 한국말과 영어가 능통한 그리고 통역에 경험이 있는 교포 2세 청년부 학생이 설교 내용을 통역해 주었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지대하다. 영어교과서 발음도 그렇고, 할리우드 영화도 그렇다. 필자 역시 그러한 영향 하에 학창 시절 미국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잘 사는 나라, 꿈을 실현하는 나라, 그리고 친절하고 국민성이 발달된 선진국 나라 미국으로 말이다. 이런 환상으로 사로잡힌 필자는 처음 미국 땅을 밟을 때를 잊지 못한다. 마치 할리우드 영화에 한 주연이 된듯한 착각 속에 공항에서 내릴 때의 그 흥분과 기대는 잊을 수 없는 설렘의 추억이다. 난생처음 미국 땅에 발을 붙이고, 입국 수속 후 필자는 마치 발정 난 강아지처럼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얼굴에는 커다란 미소를 머금고 지나가는 사람들 마다 Hello로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그들을 대상으로 나의 독학 영어를 연습할 상대를 찾으려 했고, 그들과 친해지려 했었다. 심지어는 미국의 한 은행에 가서 현금인출기 기능을 사용하려는데 기계가 잘 안 되는 것 같아서, 차에서 내려 필자의 뒤에 대기하고 있는 차량으로  다가가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나의 그런 행동은 미국에서 총 맞을 짖이었다고 한다. 미국의 개인주의 그리고 총기 사고가 있는 현실 속에서, 그것도 Drive Thru가 있는 한적한 무인 은행에서 한 동양인이 현금과 카드를 들고 차에서 내려 뒤에 대기하고 있는 차에게로 다가가 도움을 요청한 것은 참으로 그들에게는 소름 끼치는 위험한 행동인 것이다. 생각건대, 그 당시 그 미국인이 왜 나의 도움 요청에 매우 긴장하고 무서워하는 표정이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 모르면 용감하다. 아니 용감해야 한다. 특히 영어에 대해서는 더더욱


여하간 필자의 넓은 오지랖과 활발한 성격으로 인해 하숙집 이외의 여러 한인교회 식구들로부터 많은 식사초대를 받아 여러 가지 만찬을 즐길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삶을 직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기회를 얻었다. 그들의 밝은 삶, 그리고 어두운 삶도 함께 경험하며...


한날은 미국인 남편과 사는 한 여자 집사님의 집에 초대되어 갔었다. 그 집사님은 30년 넘게 미국에서 살고 있으며, 두통과 수면장애가 있어서 식사를 하면서 이에 대한 의료 상담을 해드렸었다.  그런데 필자를 조금 놀라게 한 것이 있었다. 30년 가까이 미국에 살았지만, 영어를 잘 못하시는 것이다. 또한 그 당시 교회의 다른 성도 식구들도 함께 그곳에 초대되어 갔는데, 미국인과 함께 사는 수많은 한국인 집사님들이 영어를 잘 못하시는 것이다.  



* 원어민과 대화한다고 다 영어 실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영어를 가장 잘 배우는 방법은 영어를 사용하는 원어민과 데이트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필자는 종종 한국인들로부터 듣는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내 한국인 여자/남자 친구랑 연애를 1년 넘게 했는데, 도저히 영어를 못해서 대화가 안돼 답답하다."라는 말을 필자는 한국에 사는 원어민들로부터 듣기도 한다.


물론 남녀는 서로 대화하기 어려운 동물이다. 15년을 한 여자와 같이 살면서 대화를 해도 여자와의 대화는 참 어렵다. (여자들도 똑같이 이야기할 것이다.)

 

(찬조 출연: 마누라님)


많은 사람들이 원어민과 대화하기를 원하고, 일부는 자신의 회화실력이 부족함의 탓을 '원어민과 대화할 기회가 없음'으로 돌린다. 물론 원어민 하고 이야기하면,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원어민과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표현을 배우거나 자신의 영어를 수정하고 보완하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그 원어민을 당신의 영어 선생님으로 만나게 된 경우에는 새로운 표현을 가르쳐 주거나 발음을 교정해주기도 하고 당신의 영어회화 실력에 도움을 줄 것이다. 하지만, 그냥 원어민을 만나는 것은 당신의 영어회화에 아주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한다.



* 정말요? 그럼 그 이유가 뭔가요 필자님?  

그 이유는 영어회화의 목적에 있다. 즉, 영어는 공부의 대상이 아니라 소통의 도구이다. 바로 원어민들은 이 소통의 도구로만 영어를 사용한다. 우리가 한국어를 소통의 도구로만 사용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리고 필자는 앞선 글 가운데 '원어민 발음'에 대해 적은 바 있다. (원어민처럼 발음하기 4) 원어민들은 당신의 발음에 신경 쓰지 않는다. 단지 그들은 당신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에만 관심이 있다. 필자는 30이 넘어 국내에서 혼자 독학으로 영어 공부를 한 사람이다. 당연히 한국어가 모국어이고 한국어가 훨씬 편하다. 그래서 영어로 말을 할 때에는 익숙한 표현이나 배경지식이 있는 경우 비교적 술술 영어가 나온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내 생각대로 표현이 생각나지 않아 답답할 때가 있다. 이럴 때에는 마치 우리 4살 난 아들이 하듯이 대충 머리에서 나오는 단어를 마구잡이로 섞어서 말을 한다. 그럴 때마다 원어민 친구들은 내가 말하고자 하는 뜻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이고 다음 대화로 넘어가곤 한다.  

한류의 원조 필자의 노래에 빠진 원어민 Donna, Gilbert, Mitch, etc

또한 어떤 경우는 내가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 다양하지 않아 어떤 특정 영어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반복된 표현은 심지어 상황에 맞지 않는 경우에도 필자에게는 그 표현밖에 생각이 나질 않아, 계속 그 특정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그리고 나중에 원어민에게 물어본다. 내 말이 무슨 뜻인 줄 알겠느냐고 말이다. 그리고 그들은 거의 이구동성으로 나에게 대답한다. 다 알아 들었고, 충분히 잘했다고 말이다. 그들은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의 내용과 의미 그리고 나의 진심성에 관심이 있다. 그리고 나의 춤과 노래에.... 나의 영어나 표현에는 관심이 없고...

* 꿈깨라 필자야!!!

* 원어민과 대화 시 필자의 부족한 점

1) 당황하거나 급할 때 그냥 단어의 나열만 하게 됨

2) 특정 표현의 과다사용. 표현의 다양성 부족.

(이것 때문에 영어 방송국에서 종종 지적을 받음 by Travvy )  



* 그럼 원어민과 대화는 영어회화에 전혀 도움이 안 되나요?


도움이 된다. 본인이 배우고 알고 있는 표현을 계속 뇌에 되새김으로 그 표현을 확실하게 해준다. 그리고 외국인들과 함께 있으면, 귀를 열어 계속해서 그들의 내용을 애써 들으려 하게 된다. 즉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집중을 통해 당신의 뇌에는 영어 회로를 만드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는 당신이 받아 적기를 하거나, 영화를 볼 때 집중해서 듣고 말하면, 원어민과 대화하는데 얻는 영어학습만큼의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원어민과 있을 때에는 영어를 '라이브'로 듣고 보는 것이다.



* 원어민과의 대화가 주는 착각 그리고 함정


필자에게는 영어 외에 또 다른 취미가 있는데, 이는 음악이다. 음악을 듣는 것도 즐기지만, 음악을 연주하는 것 역시 좋아한다. 학창 시절에는 밴드에서 활동을 하였는데, 가장 좋아하고 즐기는 악기는 드럼이다.

가운데 드러머인 필자 류(유)상효

필자가 광주의 한 병원(광주 굿모닝병원)에서 근무할 당시에는 지인의 권유로 직장인 관악 앙상블(광주 윈드 앙상블)에서 드럼을 연주하며, 공연을 하러 다닌 적이 있다. 필자의 드럼 실력은 아주 뛰어나지는 않지만, 부드러운 터치로 시끄럽지 않고, 전체 앙상블에 호흡을 맞추며 연주를 할 정도는 된다. 그러다 보니, 많은 지인들로부터, 드럼을 어떻게 하면 잘 치고 배울 수 있는지 자문을 받는다. 그리고 일부는 필자로부터 드럼을 배우게 되기도 했다.


드럼 연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time keeping이다. 즉 박자가 일정해야 한다. 박자가 느려지거나 빨라지면 안 된다. 혹자는 "아니 인간이 연주하는데 설마 시계처럼 정확하게 딱 맞아떨어지게 할 수 있느냐?"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놀랍게도 프로 드러머는 전자 박자계를 틀어 놓았다가 중지 후 다시 틀어도 그 박자가 기가 막히게 딱 맞아떨어진다. 참으로 놀라운 인간의 능력이다. 그리고 그 능력은 뇌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뇌는 우리가 어떻게 가꾸느냐에 따라 뇌의 형태를 실제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이에 대한 놀라는 사실은 추후 뇌를 공부한 필자가 조만간 브런치를 통해 밝히고자 한다.


여하간 드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정한 박자이고 그다음으로는 강세이다. 이를 연습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집중력을 가지고 기본자세를 유지하면서, 한 박자 한 박자씩 치는 연습을 하루 수시간씩 수주 혹은 수개월간 하게 된다.

박자기를 틀어 놓고, 정확한 타이밍으로 드럼을 치는 기초악보이다. 단순해보이나 추후 강세가 더해지고 좌우 손이 순서가 바뀌면서 다양한 조합이 나온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바로 드럼 세트에 앉아서 멋지게 연주를 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기본기 훈련 없이 가장 흔하고 박자 맞추기 편한 4분의 4박자 곡을 연습하고 바로 드럼 세트에 앉는다. 그리고 자신이 연습한 곡을 드럼 세트에 앉아서 열심히 친다. 박자가 엉망이고 강세도 엉망이다. 하지만, 그 연습한 곡을 계속 치다 보면, 조금 익숙해져서 조금은 박자가 맞지만, 여전히 틀리는 부분에서는 계속 틀리고, 어색하다. 여기서 이를 연주한 후배나 필자가 가르친 사람들이의 반응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한곡의 연주를 마쳤기에 본인이 드럼 연주를 잘 한다는 착각에 빠질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같은 종류의 박자만 계속 연주하게 되고 (익숙하니까. 그리고 새로운 박자 연습하려면 또 다른 시간과 노력이 들고, 연습 패드에 앉아서 해야 하니까.) 다른 박자나 다른 스타일의 곡은 전혀 연주하지 못한다.

드럼연습세트: 여기서 연습해야 실력이 늘고 기초가 잡힌다. (출처:드럼몰)

이는 원어민과 대화하는 영어회화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영어가 유창한 원어민들 속에서 당신이 영어를 하면 그들은 당신의 몸짓과 단어의 나열을 통해 당신의 뜻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당신은 그때 당신의 영어가 그들에게 전달되었다는 희열을 맛보게 되고 그들과 같이 대화한 뿌듯함에 기쁠 것이다. 그리고 나의 영어 실력도 원어민들끼리 주고받는 정도의 유창한 영어실력이라고 착각하게 된다.

또 다른 하나는 당신이 알고 있는 제한된 표현법이다. 이는 필자의 부족한 점과 같다. 즉, 특정 상황에 대한 다양한 표현을 몰라 한정된 당신의 영어 표현을 반복해서 사용하게 된다. 그때 원어민들은 당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에만 관심이 있기에 이에 대한 지적을 해주지 않는다.  따라서 결국에는 당신은 당신이 알고 있는 표현으로만 대화하게 되는 것이다. 새로운 표현을 배우거나 사용하지 못하면서 말이다. 마치 8비트 드럼만 연주하듯이  


예를 들어 외국인 친구한테 "맥주 한잔 더 마실까?"를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Would you like to have one more beer?" "one more beer OK?" "second round?" 또는 병을 가리키면서 "One more OK?^^"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 표현만 알면 다 된다.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손으로 동그라미를 표시하며 "OK? Thank you. You want it? More? OK? OK? yeah OK. you know it's OK ^^*" 만을 사용하면서 당신은 당신이 아는 표현만 계속 반복적으로 사용한다.  "Are you up for another?"라는 표현은 배우지 못하고 말이다.



* 원어민 대화로 인한 착각에서 빠져나오기


1) 원어민 없이 혼자 있거나, 한국인 친구들 혹은 가족들에게 영어로 말을 해보아라.

다시 말하지만, 원어민들과 섞여서 대화를 하다 보면, 그들 속에 당신도 자유롭게 영어로 대화하는 원어민 중 한 명이 된 것 과 같은 착각에 빠질 수 있다.  그리고 그들끼리 하는 영어 실력이 본인의 영어 실력으로 착각하게 되기 쉽다. 그래서 원어민을 만나고 난 뒤, 원어민 대화에 도취된 사람은, 영어회화에 있어서 더 이상 발전을 못한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상태를 깨닫지 못한다. 그 이유는 그의 제한된 표현과 잘못된 표현을 가지고 원어민과 대화해도 크게 불편함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는 그를 더더욱 영어의 자만에 빠지게 한다. 하지만, 명심해라. 다시 말하지만, 대부분의 원어민은 당신의 영어를 고쳐주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은 당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만을 원한다. 그래서 이에 필자는 다음과 같이 하라고 한다.  "원어민 없이 혼자 있을 때 영어로 말해 보라" 그리고 "한국인 친구나 가족들에게 영어로 말을 해보아라" 그러면,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표현이 얼마나 제한적이고 얼마나 버벅 거리는지 깨닫게 해준다. 그렇다고 너무 실망하지 마라. 영어로 영어전문 방송국에서 생방송을 했던 필자도 혼자 있거나, 아들 앞에서 영어를 할 때 나의 표현의 한계점에 좌절감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감사하게 생각하라. 이를 통해 나의 부족을 알게 되고, 이를 통해 더더욱 영어 공부를 해야 할 필요성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2) 원어민들끼리 하는 대화가 들렸는가 생각해 보라.

한날 원어민 모임에 참석한 필자는 한 원어민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에 오래 있다 보니, 학생들을 위해 그동안 천천히, 그리고 쉬운 말로 말해서 어느 날은 미국에 돌아가 가족들과 이야기하는데 '왜 그렇게 천천히 그리고 어린아이에게 하듯이 쉽게 이야기하느냐?' 라며 놀림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여기서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그들은 우리를 얍보거나 어린아이 취급하고자 그러는 것이 절대 아니다. 단지 언어 본질의 기능, 즉 소통에 집중하기 위해 우리가 알아듣기 쉽게, 쉬운 단어를 선택하여, 편하게 그리고 천천히 이야기해주는 것이다. 이때 원어민의 그런 친절한 영어에 감동하여 "아 이제 나의 귀가 뚫리는구나!"라고 착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착각을 벗어 나는 방법은 바로 원어민들끼리의 대화가 이해가 되고 그들의 대화에 함께 웃을 수 있는지 보라. 혹 원어민과의 대화에 참석하지 못하여 자신의 청취력이 어떤지 알 수 없다면, 미드나 영화를 보라. 아니 어린이를 위한 만화영화나 디즈이 영화 등을 보라. 그러면 자신의 청취력의 부족함을 알 수 있고 그로 인해 원어민과의 대화에 성공하여 도취된 당신에게 다시금 도전 정신을 허락할 것이다.    


3) 원어민과 전화로 대화를 해 보아라.

필자가 고백하겠다. 영어학원 근처도 안 가본 것은 사실이다. (대학입시학원 제외) 어학연수는 진심 꿈도 꾸지 못하였다. 하지만!!! 유일하게 돈 주고 등록해서 교육받은 것이 하나 있다. 전화영어이다. 2004년 초반에 이보영 선생님과 아이작 선생님이 모닝스페셜을 진행하던 때이다. 당시 돌발퀴즈 (Pop Quiz)를 내어주면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답을 맞히곤 했었다. 물론 지금도 이 돌발퀴즈를 하는데 이는 'EBS 반디'라는 어플을 통해 문자로 답을 보내고, 그중에서 답을 맞힌 사람을 추첨해서 상품을 준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전화를 걸면 생방송 중에 진행자들과 영어로 전화를 할 수 있고 답을 맞히면 그날 준비한 상품을 받는다. 필자는 끈질기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전화를 하여 여러 번 문제를 맞혔었다. 참고로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상품을 타는 노하우를 공개하자면, 우선 핸드폰을 들고 방송국 번호를 미리 찍는다. 그리고 방송에서 질문이 끝나기 전에 재빨리 마지막 'dial' 번호를 누르는 것이다. 이때 주의해야 하는 것은 라디오를 통해 들어야 한다. 인터넷 방송의 경우 버퍼링 및 기술적 문제로 시간적 지연 (Time Lag)이 있기 때문이다. 여하간 필자는 난생처음 전국 공영 생방송에 목소리를 알리며, 모닝스페셜에 처음 전화를 걸어 돌발퀴즈를 맞춘 그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한다. 하도 가슴이 떨려 전화를 끊고 한참 동안 두근 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기까지 했었다. 그리고 나의 첫 돌발퀴즈의 정답은 바로 "jump start"였다. 그 뒤 필자는 끈질긴 수차례의 전화질로 돌발퀴즈에 여러 번 당첨되어 여러 가지 상품을 받았었다. 옥스퍼드사전, 전자사전, 배드민턴 세트 등등, 그중에 하나가 바로 전화영어 구독권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전화영어는 나의 공보의 시절 점심시간 후 하나의 습관 (ritual or routine)을 만들다. 즉 점심 식사 후 전라남도 영광종합병원 뒤에 있는 야산에 올라가서 영광군 단주리를 바라보며, 시원하고 맑은 시골 공기를 한껏 음미하면서 전화영어를 하던 때가 지금도 생각난다. 전화로 원어민과 대화하는 것은 영어회화에 있어서 더욱더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그 이유는 상대의 표정을 포함한 신체언어 (body language)를 볼 수 없고, 말하는 화자도 자신의 신체언어를 상대에게 전달할 수 없다. 따라서 오로지 영어로만 자신의 뜻을 상대에게 전달해야 하고 상대의 언어도 오로지 영어로만 듣고 이해해야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전화를 통해 원어민과 대화를 하게 되면, 자신의 부족한 점을 깨달을 수 있다.


* 원어민과의 대화 극대화 하기


드럼에서 가장 흔한 박자가 있다. 앞서 언급한 4분에 4박자의 리듬(8비트)이다. 그런데 이 박자는 초보자도 몇 주 정도 연습하면 칠 수 있다. 그런데 초보자가 연주하는 이 리듬과 드럼의 고수가 하는 리듬은 같은 리듬임에도 불구하고 차원이 다르게 들린다.


그러면 "8비트 박자를 습득한 초보자가 다른 리듬은 안치고 8비트만 죽어라 연습을 하면, 드럼의 고수처럼 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답은 "안된다"이다.


8비트를 치더라도 고수는 강세 및 리듬(Groove)을 넣을 수 있고, 박자의 균일성을 유지할 수 있지만, 8비트만 습득한 초보자는 그런 고수를 따를 수 없다. 그 이유는 똑같은 8비트라도 다양한 박자를 연습하고 다양한 음악을 접한 연주자가 안정적이고 듣기 편한 드럼을 연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 표현만 계속 사용하면, 미국에서 30년 넘게 살아도 제한된 말만 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영어에 더 이상 발전이 없다. 혼자만의 시간에 영어 단어를 외우고, 이를 실전에 사용해야 한다. 그래야 그 표현이 당신 것이 되고, 당신의 영어실력이 발전하게 된다. 또한 대화하는 원어민 나라의 문화 및 그들과의 대화에 필요한 다양한 배경지식을 익혀야, 다양하고 재미있는 당신 자신만의 영어 표현을 만들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화를 들어 봐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사람의 걸음걸이, 목소리, 생김새도 다르고, 유전자도 모두 다 다르듯이 우리가 말하는 말투나 주로 사용하는 표현 또는 단어 등이 다 다르다. 영어도 바로 이와 똑같은 언어인 것이다. 즉, 정해진 틀에 박힌 숙어나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과 색깔이 들어간 바로 "자신만의 영어"를 만들 수 있다.


예) 다시 똥 이야기를 해야겠다.

I need to poop.

= Nature calls me. (자연이 나를 부른다. 생리적 현상을 비유적으로 표현)

= I gotta hang a rat. (대변이 항문에 걸린 모습이 쥐를 죽인 뒤 밧줄에 매달아 놓은 듯한 모양이어서.)

= I'm gonna hit the toilet. (우리나라말로 똥 때리러 간다.)

= I need to have a bowel movement.

= My butt/bottom is about to leak. (내 항문이 세기 직전이다.)

= I need to expel my browny. (내 브라우니 방출해야 한다.)

= I need to make my own 청국장.

= My 순대 is about to explode.

= I gotta lay some eggs.

(출처: 필자)

위의 표현은 실제 사용되기도 하고, 몇 개는 필자가 직접 만들어서 원어민들로부터 재미나다고 깔깔 대었던 표현들임.


(필자의 주치의 왈: "항문기 벗어날 때가 되었는데.... 필자야 약 먹을 시간이다. 그만 자야지")


(필자 왈: "배 째!!!" over my dead body = not in a million year)


그럼 어떻게 원어민과의 대화를 극대화해야 하느냐?


1) 자신만의 시간에 새로운 단어를 외우고 새로운 숙어를 외워라.

원어민들은 당신의 영어 선생님이 아닌 이상, 새로운 표현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따라서 혼자 시간을 내어 단어를 외우고 숙어를 외워서 그들 앞에서 활용해야 한다. 중요한 점은 단어를 외울 때 영영사전을 찾아서 외워야 한다. 그리고 예문을 외워라.


2) 자신이 외운 단어를 사용한 뒤 원어민에게 돼 물어서 자신의 표현이 어떠했는지 확인하라.

예를 들어 "be better off"라는 표현을 외웠다면, 그 예문을 사용해서 말한 뒤 원어민에게 어떤 경우에 또 이 표현을 쓸 수 있을지 물어보아라. 그리고 당신이 이해할 때까지 다른 또 다른 예문을 만들어 달라고 하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당신이 이를 사용한 문장을 만들어 그들에게 그 표현이 적절했는지 확인하라.


예) He would be better off if he didn't go abroad now that he got mugged in that country.

(그는 그 나라에 안 가는 게 좋을 뻔했어. 그곳에서 깡패를 만나게 되었으니. 출처: 필자)

라고 이야기하고 적절하게 사용되었는지 물어보고 확인한다.

발음이 불확실했던 단어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말해 봐 달라고 한다. 예를 들어 meteorologist라는 단어가 있다. 우리나라 말로 "기상학자" 란 뜻이며, 실제로 필자가 원어민 친구에게 물어봤던 단어들 중 하나이다. 이 단어를 원어민에게 천천히 발음해 달라고 하고, 그 뒤 본인도 따라 해 봐서, 괜찮냐고 확인하는 것이다.



3) 새로운 단어나 표현이 들리면 이해가 될 때까지 끝까지 물어보아라.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다. 끝까지 물어보아라. 이해가 될 때까지. 그러면 원어민들이 더 쉽고 이해하기 편한 문장으로 변형하여 당신에게 설명해 줄 것이다. 혹시 원어민들이 짜증낼까 걱정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 경험상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앞선 영어 울렁증 극복의 글에서 이미 밝혔듯이, 여러분들이 이해를 잘 못하면, 대부분 원어민들은 자신의 표현이 부족한 것으로 이해한다. 그리고 우리는 한국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이다. 그들은 이를 안다. 그러기에 더더욱 쉽고 그리고 편하게 설명해 준다. 이를 통해 여러분은 여러분이 물어본 그 단어의 뜻을  더 정확하게 그리고 더 자세히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다. 그리고 질문을 한 그 단어는 절대 잊어버릴 수 없게 된다.


4) 원어민을 만나기 전 말하고 싶은 주제를 정해 미리 공부를 하고 나가라.

예습을 통한 단어끄집어내기 신경회로도 by agapeolive

어떤 주제에 대해 원어민과 대화하기 전 그 주제를 미리 찾아보지 않으면, 단어가 즉각 생각이 안 난다. 즉 기억이 저장된 해마에서, 적절한 상황에서 필요한 단어를 끄집어내어 주는 전두엽의 기능이 부족하기에 이를 훈련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물원 하면, 동물들에 관련된 단어들이 많다. 동물 이름, 동물들이 내는 소리들, 동물들의 먹이들, 동물들의 천적, 행동습관 등등. 이에 대해 미리 한번 보고 나가면, 훨씬 더 그들과 말하기 쉬워지고, 이를 통해 확실한 즉각적인 '단어 끄집어내기' 훈련(전두엽 훈련)이 된다. 그리고 우리는 그에 적절한 신경회로가 생기게 된다.  


 


Take Home Message


1. 집중력 없이 듣기만 하는 영어는 영어실력에 도움이 안 된다.


2. 영어 실력의 향상은 결국 본인에게 달려있다.


3. 원어민 대화가 우리에게 주는 함정  

1) 원어민들끼리의 영어 대화 수준이 자신의 수준으로 생각하기 쉽다.

2) 자신이 아는 표현만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경향이 있어, 다양한 표현을 경험하지 못할 수 있다.


4. 원어민과의 대화는 본인이 공부한 것을 활용하는 복습의 기회이자,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더욱 영어공부를 해야겠다는 동기를 부여해준다.


5. 원어민과의 대화 극대화 하기.

1) 자신만의 시간을 만들어 그 시간에 단어와 숙어를 외워라. 이때 한국말로 외우면 안 되고 외우고자 하는 단어나 숙어가 들어간 문장을 외워야 한다.  

2) 자신이 외운 단어를 원어민과 사용 후 원어민에게 다시 물어서 자신의 표현이 어떠했는지 확인하라.

3) 원어민과 대화 시 새로운 단어나 표현이 들리면 이해가 될 때까지 끝까지 물어보아라.

4) 원어민을 만나기 전 말하고 싶은 주제를 정해 미리 잠깐이라도 관련된 표현이나 단어 등을 예습하고 나가라.



 출간했습니다. 저의 책이 많은 분들에게 희망을 선물해 드릴수 있으면 합니다.

http://mobile.kyobobook.co.kr/showcase/book/KOR/9791188363803



많은 구독과 공유를 부탁드립니다.

agapeolive의 프로필


작가의 이전글 21. 독학 영어로 생방송하게 되기까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