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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gapeolive Jul 24. 2017

21. 독학 영어로 생방송하게 되기까지

통역사 공부와 영어회화 공부

* 통역사 공부와 영어회화 공부는 다르다.

 *우리나라의 모든 통역사 분들의 노력과 능력에 박수를 보낸다. 특히 외국 유학이 없이 국내에서 혼자 공부한 분들에게...

* 뇌 쪼개기?

필자가 한 말 아님.... 아랫분이 >.<




서울의 강남과 같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되는 동네에 가게 되면, 외국 유학의 경험이 있거나 혹은 방학 때 해외에 가서 어학연수를 받는 학생들이 심심치 않게 있다. 아니 요즘은 거의 대부분일 찌도 모르겠다. 여하간 그 가운데에는 외국어가 완전히 능통한 bilingual(이중언어 사용자) 학생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초, 중, 고등학교 학창 시절에는 외국에서 살다가 오거나 하는 친구들이 매우 드물었다. 그래서, 그들과 같은 반에서 수업을 들을 때, 특히 영어 수업을 들을 때에 그들은 항상 많은 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할리우드 영화를 보거나 혹은 영어 수업시간에 들려주는 듣기 평가 용 영어 대화를 카세트테이프(CD나 MP3 이전에 사용되던 음원 저장방법의 매체로 이를 통해 음악을 들음)로 들려줄 때 우리는 그들을 쳐다보며, 그들의 영어 능력을 매우 부러워했었다. 그런데 그들과 함께 있을 때, 궁금하고 이해가 안 되는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통역이다. 즉 영어로 된 영화나 미드를 보다가 "지금 머라고 하는 거야?" "방금 뭐랬어?"라고 물어보면, "어~~~ 그~~~ 저~~~"라고 버벅 거리는 것이다. 그리고 통역을 해주는데, 한국말로 한참 장황하게 해주는 것이다.  바로바로 통역하는 것은 전혀 못하는 것이다.



조금은 다르나 통역에 대한 또 다른 예가 하나 있다.  내가 13년간 들어온 교육방송 라디오 파워 잉글리시(EBS POWER ENGLISH)가 있다. 이 프로그램 역시 교육방송의 장수 프로그램자 간판 프로로 동안 많은 진행자의 교체가 있었다. 지금은 원년 진행자 인 경남 하동 아줌마 '크리스틴 조'가 수년 전부터 다시 합류하였고 그 외 나이 많은 장난꾸러기 새신랑 '브라이언 리' (지금은 헌 신랑)가 진행하고 있다. 둘의 궁합이 찰떡이어서 필자는 그들의 농담과 삶의 이야기를 들을 때 종종 배꼽을 잡곤 한다. 그나저나 브라이언 리는 영어 선생 외에 다른 직업들이 몇 개 있는데 그중 하나가 통역이다. (또 하나는 코리안 좀비 "정찬성"의 매니저 겸 전담 통역가이다.) 미국에서 태어난 교포 2세로 한국말을 곧 잘하는 bilingual이다. 한날은 그가 말하길 "한국말을 영어로 통역은 좀 하는데, 영어를 한국말로 통역하는 것이 힘들다"라고 한다. 물론 영어가 모국어고 한국말은 나중에 배워서, 그런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모든 이중언어 사용자 (bilingual)들이 전문 통역사들의 동시통역을 잘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도 일종의 훈련을 받고 시험을 본 뒤 통역사가 된다고 한다.


아니 @.@ 이중 언어자(Biliungual)라고 모두 다 동시통역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요? 왜그래요?두 가지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세계화를 외친 지 10여 년이 지났다. 정착하는 외국인이 점점 늘어나 이제는 우리나라에도 그들이 무리 지어 거주하는 특정 동네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태원 서래마을 독일마을 등 그 외 우리나라 이민 온 사람들의 외국인 마을들) 그리고 강남 스타일 및 기타 한류의 수출로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하게 되었다. 필자가 있는 부산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인과 결혼하여 정착을 하거나, 혹은 우리나라로 이민을 와서 외식사업 및 기타 사업을 펼치는 것을 본다. 그러다 보니 길거리에서나 혹은 식당에서 외국인들을 자주 마주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거나 할 때 영어가 안 되는 한국식당의 주인이나 종업원들을 보기도 하고 혹은 길거리에서 길을 몰라 지도를 보고 자신들이 어디로 갈지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볼 때 영어가 안되어 난처해하는 한국인들도 종종 본다. 필자는 그럴 때마다 자원하여 통역을 해준다. 그런데 통역이 예상과 달리 쉽지 않다. 영어를 한국어로 또는 한국어를 영어로 돌아가며 말을 하고 해석해 주는데 순간순간 특정 단어가 생각이 나질 않아 한참을 "어~" 하다가 그 단어를 설명하게 되기도 한다. 어떤 경우는 한국사람에게 영어로 설명하거나, 외국인에게 한국말로 설명하는 웃지 못할 경험도 한다. 여하간 통역을 하면서 필자 자신이 황당하고 당황하게 되는 것은 바로 한국말로 통역할 때 우리나라 말이 생각이 안나 버벅 거리는 것이다. 필자는 어학연수나 어려서 외국에서 살다가 오지 못했고, 당연히 모국어는 한국어이며,  30살이 넘어서 영어를 했기에 영어 단어가 생각이 잘 안나는 것은 이해가 될수 있다. 하지만, 한국어가 모국어인 필자에게 우리나라 단어나 표현이 생각나지 않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 우리 아들과 동물원에 가서 코끼리를 보고 "Hey Look! It's an Elephant!"라고 설명했는데, 순간 우리나라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몇 초간 "어~~~ 어~~~ " 하게 된다.


그래서 이유가 뭐 나고 물었잖아요 필자님? 왜왜왜!!!

모든 이중 언어자들이 왜!!! 동시통역을 못하냐고요???

뇌에는 우리 몸을 움직이는 컴퓨터 조정실과 같은 역할을 한다. 어디 부분은 팔을 움직이거나 다리를 움직이고 (전두엽: 운동 피질, Motor Cortex) 어떤 부분은 아프고, 차갑고, 간지럽고, 만지는 것 등을 느끼는 감각 영역이 있다. (두정엽: 감각 피질, Sensory Cortex) 어떤 부분은 듣는 역할을 하고 어떤 부분은 보는 역할 등을 한다. (측두엽: 청각피질 Auditory Cortex) (후두엽: 시각피질 Visual Cortex) 그리고 필자가 가장 관심 있어 하는 언어에 대한 영역이 있다. 이는 말을 하는 부분과 말을 듣고 이해하는 부분으로 나뉜다. 우선 말을 하는 부분은 전두엽 외측 하단에 위치하고 (브로카 영역: Broca's Speech Area), 남의 말을 듣고 이해하는 부분은 측두엽과 두정엽을 아우르는 부분에 위치한다. (베르니케 영역: Wernicke's Area). 바로 이 두 영역에서 우리는 상대방의 언어를 듣고 이해하고 우리의 생각을 말하게 되는 것이다. 영어회화를 하게 되면 바로 이러한 뇌의 영역(언어영역)을 사용하게 된다. 문법의 공식화를 통한 이해가 아니라 필자가 항상 주장하는 실전영어회화 말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통역하는 데 있어서는 위의 언어영역이 사용되지 않는다. 즉 통역만을 위한 뇌의 회로가 따로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 회로가 있기에 모든 이중언어 사용자(Bilingual)가 동시통역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Functional MRI during translation and language switching

Reference: Brain (1999) 122 (12): 2221-2235.


위의 사진은 통역하는 사람의 뇌를 기능적 자기공명 영상 (functional MRI)로 촬영한 것이다. 기능적 자기공명 영상이란 뇌영상을 찍을 때 피검자에게 어떤 일을 수행시키게 한 뒤 뇌의 대사량이 증가한 곳을 보게 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어떤 수행능력을 할 때 사용되는 뇌의 위치를 파악하는 검사방법이다. 이를 통해 통역할 때 사용되는 뇌의 위치와 언어를 바꿀 때 사용하는 뇌의 위치를 확인할 수가 있다.


언어 신경회로

주로 전두엽과 소뇌가 사용되는데 특히 통역 시 전두엽의 사용이 흥미롭다. 이 전두엽 사용은 필자의 예측과 일치하는데, 기억에 관련된 전두엽의 기능 중 하나는 해마(측두엽)에 저장된 정보를 꺼내 주는 역할이 있다. 즉 저장된 단어들 중 적절한 단어를 찾아 주는 기능인 것이다. 바로 이 기능이 통역사에게 있으며, 그들은 이러한 회로를 만들기 위해 수없이 한국어와 영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이 신경회로를 만들고 훈련시킨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들으면서 해석하고, 말하면서 듣기 위해 "뇌 쪼개기"라는 것을 한다.  (아래 링크 참조) 그리고 이러한 "뇌 쪼개기"는 우뇌가 발달한 남자보다 좌뇌가 발달하여 언어 능력이 뛰어난 여자에게 유리하다.



통역사의 놀라운 능력 하나 더!


위에 필자가 그린 언어 회로에서 보이는 것처럼 통역이 1:1 단어의 통번역이면 동시통역이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동시통역 인공지능이 벌써 개발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 실전에서는 "동시 통번역"이 "동시 똥번역"이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언어의 문화적 특수성 때문이다. 언어란 그 언어를 사용하는 각 나라의 문화가 그 속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그 나라의 문화를 배우고 이해해야 그 외국어의 참 번역을 할 수 있게 된다. 단지 한국어로 번역 후 이해하는 영어는 영어 본연의 목적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이전 필자의 글에서 밝혔다. (아래 링크 참조)  

한 예로 "ask for it"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구글 번역기나 기타 컴퓨터 번역기를 돌리면, "그것을 요구하십시오"로 나온다. 하지만, 이 말은 상황에 따라 상대방을 협박하는 말로 "내 말 안 들으면 나중에 큰일 당할 거야"라는 뜻이 될 수 있다. 즉 숙어나 속어 같은 것은 글자 그대로의 번역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통역사는 "영어와 한글" 또는 "한글과 영어"를 왔다 갔다 하는 회로를 훈련하여야 하며, 또한 문맥을 파악하여 상황에 맞는 표현을 찾아 통역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들으면서 이해하고 또 말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필자에게 상상 못 할 능력이다.


(링크 허락해주신 정다혜 통역사님께 감사를 전한다.)


그럼 통역사의 영어공부비법은 영어회화에 도움이 안 되나요?


영어회화에 도움이 안 될 수 없다. 앞선 링크에 보면 shadowing이라고 하는 공부법이 있다. 필자는 혼자 독학으로 영어공부를 해왔다. 그 가운데 필자가 지금도 즐겨하는 영어공부법은 영어방송을 들을 때 그들과 같이 계속 따라 말하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shadowing이다. (필자는 필자의 공부법이 shadowing이라는 것을 얼마 전에 알았다. 위에 링크된 정다혜 통역사님의 글을 읽고 난 뒤에 말이다.) 더할 수 없이 좋은 영어 공부 방법이다. 특히 발음에 있어서 영어의 리듬과 강세 그리고 박자를 익히는 데 매우 유용하다. 영어 발음에 있어서 '해부학적으로 혀의 위치가 어쩌고 저쩌고, 발성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을 공부하는 것은 다 쓸데없는 뇌의 에너지 낭비이자 인생 낭비다. 진정 발음을 원어민처럼 하고 싶으면 바로 이 그림자 방법을 해보아라.


그리고 통역사들이 훈련하는 "뇌 쪼개기"는 통역사가 아니라면, 안 하는 것이 좋다. 아니! 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나처럼 32살에 영어공부를 시작한 사람이라면, 그리고 나처럼 직장에서 시간이 부족하여, 뇌에 저장할 시간적 여유와 에너지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뇌 쪼개면 안되지 말입니다. ^^* 즉 쪼개기는 통역사에게만 필요한 훈련이다. 그리고 신경외과 의사에게 필요한...



필자는 필자의 두 번째 글에서 영어 공부의 목적에 대해 적었었다. 즉 영어공부를 하는 목적은 의사소통이며, 이를 통해 정보의 교환과 지식의 발전이다. 이에 대해 다시 한번 필자는 외치고 싶다.


* 문법에 대해

문법공부로 수학적인 계산하에 한글로 번역된 영어를 이해하고 이를 공부하는 것은 시간낭비이고 에너지 낭비이다. 고로 문법공부는 인생낭비다. (아래링크 참조)


* 독해 공부에 대해

나처럼 바쁜 직장인이라면 절대 독해 공부 따로 하지 마라. 대신에 회화를 위한 본문을 통째로 외워라. 그러면 독해능력이 저절로 향상된다. 독해를 따로 공부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객관적인 의학적 사실이자, 필자의 경험적 지식이다.(아래 링크 참조) 독해라는 것은 따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본인이 읽고 싶은 책, 알고 싶은 내용의 책을 읽을 때 우리의 독해력은 자동으로 뒤 따르는 것이다. 즉, 책을 읽는 목적이 독해 공부가 아닌!!! 자신이 읽고 싶고, 자신이 감동받고 싶고, 자신이 얻고 싶어 하는 정보를 얻는 것이 목적이 될 때 자동적으로 독해는 따라오게 되는 것이다.


* 영어시험에 대해서

우리나라 영어 시험에 관해서는 문제가 너무 많아 어디서부터 고쳐야 할 찌 견적이 안 나온다. 하지만, 영어를 통해 화자(話者)와의 소통 그리고 이를 통해 지식을 나누고 본인의 지식을 넓히는 것이 목적이 라면 (필자의 영어에 대한 목적이다.) 토익이나 토플과 같은 시험을 위해 공부하지 마라. 좋은 점수를 받았으나, 영어로 자신의 생각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따라서 이러한 점수만을 위한 시험을 위해 자신의 노력과 에너지를 쏟아붓는 것은 빠진 독에 물 붓는 것과 같다. 아까운 인생을 허비하지 말라.  

(위의 링크를 허락해주신 "꿈꾸는자본가" 작가님께 감사를 전한다.)


출간했습니다. 많은 분들의 저의 글을 읽고 희망을 볼수 있기 소망합니다.

http://mobile.kyobobook.co.kr/showcase/book/KOR/979118836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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