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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gapeolive Jul 13. 2017

13. 독학 영어로 생방송하게 되기까지

문법공부에 시간 낭비하지 마라!!!

* 문법공부는 언어학자 혹은 문법가가 우리 대신해준다. 아까운 시간과 에너지를 문법에 낭비하지 마라.

* 영어는 익사(drowned to death)의 위험이 없다.


(표지 사진 출처: http://www.playbuzz.com/ethantherobloxer10/grammar-and-punctuation-test)




중학교 시절 외국에서 살다가 온 학급 친구가 있었다. 그로 인해 그는 언제나 영어시간에 반을 대표해서 우리들에게 본토 발음을 들려주고자 영어교과서 본문을 읽어주는 역할을 도맡아 했었다.  한날은 점심시간에 "R" 발음을 누가 더 원어민처럼 하는지 학급 친구들끼리 경쟁하듯 그에게 가서 확인하려 했던 기억도 난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영어 시험을 보고 시험 문제 풀이 중 그 친구에게 가서 왜 답이 이렇게 되는지 물어봤다. 그때 그 친구는 "단지 그냥 그게 맞아. 문법은 모르겠고 그게 제일 자연스러워"라고 하는 것이었다.


필자가 외국인 친구들을 (대부분 원어민 선생님들) 만나서 문법에 대해 이야기하면, 그들은 다들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든다. 영어수업시간에 한국인 영어 선생님이 문법 수업하는 것 보면,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고, 문법 수업시간에 나오는 문장도 본인 보기에 어색하거나 잘 모르겠다고 한다. 그리고 나는 물어본다. "그렇게 문법에 대해 박식한 한국 영어교사들은 실제로 영어를 잘하느냐?"라고 말이다.


공보의 시절 영광군에서 원어민 선생들의 모임을 정기적으로 하게 되었다. (원어민처럼 발음하기 4 참조) 주 1회 모임을 가지곤 하였는데, 간혹 원어민들이 함께 일하는 한국인 영어 선생님들을 데리고 온다. 하지만, 그들 가운데 나보다 영어회화를 유창하게 한 선생님들을 본 적이 없다. 왜 그렇까?라고 묻는다면, 필자는 절대 그들보다 똑똑하거나 그들보다 영어에 경험이 많아서 라고 말할 수 없다. 겸손이 아니라 사실이다. 그럼 왜 그럴까?라고 내게 되묻는 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우리 머리에 저장 공간이 한정되어 있는데 회화에 필요한 정보보다 문법에 대한 정보를 넣어서 회화가 부족한 것이다 라고 말이다.


A와 B 두 명의 학생이 수영을 배우러 수영장에 간다. 각각 전담 수영 선생님이 배정되고 수영을 배운다. A라는 학생은 선생님으로부터 수영에 대한 역사부터 시작하여 접영, 배영, 평영, 자유형 등이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지 등에 대해 배운다. 그리고 각 영법의 형태는 어쩌고 저쩌고, 각 영법의 특징은 어쩌고 저쩌고, 각 영법에서 팔의 강도는 어쩌고 저쩌고, 각 영법을 익히기 위한 연습 드릴은 어쩌고 저쩌고 등등에 대해 수년간 수업을 듣고 이를 암기한다. 그리고 그러기를 6년의 시간과 (중학교 고등학교) 뇌의 저장 공간을 사용한다.

 

B학생은 선생님으로부터, 간단한 발차기와 안전수칙을 배운 뒤 바로 물속으로 입수하여 물과 친해지는 수업을 받는다. 그리고 선생님과 물속에서 즐겁게 놀면서 수영을 즐긴다. 물이 익숙해지면, 그 뒤 본격적인 발차기와 함께 각 영법을 단계적으로 배우고, 자세를 교정도 받는다. 이 학생은 수영에서 팔의 각도가 몇 도인지, 발차기는 어떤 것이 트윈 킥인지, 어떤 팔 동작이 트리플 스위치인지 이름은 모르나 물속에 들어가면, 물 만난 고기처럼 수영을 한다.


A학생은 문법을 배운 학생이고, B학생은 회화를 배운 학생이다. 물론 이 글을 읽는 사람들 가운데 입시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안타깝게도 A학생과 같은 입장일 것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길 바란다. 제한된 우리의 삶이라는 시간과 제한된 시간 안에 우리의 뇌 기억 저장소에 입력해야 하는 정보를 문법으로 채우고 싶은지 아니면, 영어를 통해 대화하고 소통하고 더 많은 정보를 얻는 능력으로 채우고 싶은지...  


문법은 언어학자들이 하는 공부다. 문법으로 독해를 하고 시험을 보는 것은 자신의 인생에서 자신의 시간과 자신의 뇌 저장능력을 낭비하는 것이다. 그리고 문법을 이용해 공식으로 계산하고 이를 통해 하는 독해는 영어가 아니다. 그리고 나중에 원어민과 대화하고 자신의 생각을 영어로 표현하거나 그들의 말을 이해하는데 전혀 쓸모가 없다. 뇌과학을 공부한 신경과 의사로서 그리고 30대 이후 피나는 노력으로 원어민처럼 영어 하고자 노력했던 경험자로서 자신 있게 말한다.


이 글을 읽는 학생이나 학무보들에게 묻고 싶다. 본인이 혹은 본인의 자녀가 꽃다운 나이에 6년여 동안의 인생을 희생하여 문법과 공식으로 무장한 영어를 수학적으로 해석하여 시험을 보지만, 나중에 영어 한마디 못하는 사람이 되길 원하는지,  아니면, 영어를 뇌와 몸에 익혀 원어민과 대화하고 교류하고 영어를 통해 더 넓은 정보와 문화의 바다에 뛰어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원하는지...


그리고 수능의 영어는 영어가 아니다 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그 가운데 수능 점수가 높아야 좋은 대학을 가고 인생이 바뀐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점수만 높고 운이 좋아 좋은 대학 간다고 인생이 바뀌는 그런 편협한 생각으로 인생을 설계하는 것은 어리섞은 것이다. 점점 대학에 입학하는 것보다 졸업하고 앞으로의 삶이 인생을 바꾸고 개척해 가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수영은 익사의 위험이 있다. 하지만 영어의 바다는 생명의 위협이 전혀 없다. 우리 모두 목욕탕에서 수영하는 영어에서 벗어나 넓디넓은 영어의 바다에서 수영을 만끽할 수 있는 즐거움과 기쁨을 맛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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