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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gapeolive Jul 12. 2017

12. 독학 영어로 생방송하게 되기까지

영어울렁증 극복하기


* 외국인들도 뱃속에 똥을 가지고 있다. 나도 가지고 있고, 당신도 가지고 있고, 그리고 당신이 이상형으로 생각하는 연예인들도.... 

* 우리가 못 알아듣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설명을 잘 못하는 것이다. 

(사진출처: 필자의 위내시경 사진. 사진이 너무 graphic 하다고 생각할 수 도 있다. 하지만, 당신의 속도 내 것과 거의 비슷할 것이다.)


* 원어민들은 애늙은이가 많다. 우리는 동안이다.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러워할 만하다.




필자의 글을 구독하는 지인으로부터, 영어 울렁증에 대해 글을 적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사실 필자도 영어 울렁증을 극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었다. 본격적으로 영어 공부를 시작한 지 약 4~5년 정도가 걸린 것으로 기억한다.  


* 그럼 영어 울렁증은 왜 생기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변에 앞서 필자는 여러분들에게도 이 질문을 해보고 싶다.


* 여러분들은 왜 자신에게 영어 울렁증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울렁증이 생겼나요?

아마도 대부분은 각각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가지고 이에 대한 대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극복이 잘 안될 때가 있는데 이를 필자는 "영어울렁증"이라고 일컫고 싶다. 문제는 영어울렁증에 대한 답을 이성으로는 아는데, 감성으로는 극복이 안 되는 것이다.


영어울렁증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어떠한 객관적인 정답은 없는 것 같다. 그 이유는 각자 자신의 영어울렁증에 대한 경험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필자는 필자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이를 통해 여러분들 각자가 영어 울렁증을 극복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소망한다.


1) 무식한 질문이라는 것은 없다. 

필자 역시 과거에 얼굴이 발개지고, 쥐구멍이라도 찾아가 숨고 싶었던 부끄러운 경험들이 많다. 그중 하나가 바로 "질문하기"이다. 초, 중, 고등학교 시절, 학급에서 질문하는 학생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대부분 질문을 하는 학생들은 학업 성적이 좋았거나, 남들을 의식하지 않고 잘 노는 애들로 기억한다. 그러던 중 내신 6등급인(12등급제 시절), 그리고 조금 소심한 필자가 용기 내어 어느 날 선생님께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선생님은 "멍청하게 그것도 모르냐?"였다. 그 뒤 나는 더더욱 질문하기 두려워졌다. 그리고 대학에 들어가게 되었다. 의과대학은 마치 입시 전문학원과 비슷하다. 수강신청을 하고 자신이 듣고 싶은 강의를 듣고, 강의 스케줄을 조절하면서 대학 캠퍼스 생활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한자리에서 같은 학우들과 6년간 (예과 2년제, 본과 4년 제로 본과 수업이 본격적인 의학공부임) 끊임없이 수업을 듣고, 실습을 하고, 시험을 보게 된다. 수업시간은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까지 진행되고, 저녁식사 후 실습을 하거나 종종 퀴즈 (주로 본과 임상 실습 전에 기초의학의 경우 시행하던 시험의 일종으로 주 1회 정도 보는 것으로 점수 미달 시 재시험을 보고, 그럼에도 불구 기준점수를 획득하지 못하면, 유급을 당해 1년을 다시 처음부터 들어야 하는 퀴즈 )를 보기도 한다. 따라서 수업시간마다 주어지는 10분의 시간은 의과대학생들에게 꿀맛 같은 시간이다. 이 귀중한 10분의 시간을 사수하고자, 수업이 끝날 즈음에 질문을 하는 학생은 다른 학생들로부터 수많은 무언의 (간혹 유언의) 원성을 듣게 된다. 그 이유는 바로 질문으로 인해 수업시간이 길어지거나 하면, 10분간의 소중한 쉬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었다. 또한 한날 순환기 강의 후 어떤 학생이 질문을 하자 "책봐 책에 다 나와있어"라며, 대답하는 황당한 교수님도 있었다. 여하간 이런저런 이유들로 우리나라의 교육은 주입식 교육 그리고 질문이 점점 사라지는 교육이 되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러던 중 어떤 외국인 연자를 모시고 강의하는 학회를 갔었다. 우리나라의 한 의사가 질문을 했다.


"Dr. ***  I know it's a bit stupid question~~~~ but the question is~~~"

(선생님 이것 좀 무식한 질문인데요.... 제가 묻고 싶은 것은...)

그러자 바로 그 외국인 연자는

"There is no such thing as a stupid question"이라고 바로 답을 하는 것이었다.

(무식한 질문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There is no such thing as a stupid question. 무식한 질문이라는 것은 없다.

= There is no stupid question.

= No question is stupid.

(출처: 필자)


우리는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정작 부끄러운 것은 모르는 것이 아니라, 알려고 하지 않으려는 우리의 자세인데 말이다.


2) 나의 영어 청취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나에게 영어로 쉽게 설명하지 못해서, 내가 잘 못 알아듣는 것이다.


내가 경험하고 만나본 대부분의 원어민들은 바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즉 내가 그들의 말을 잘 못 들어서, 다시 물어보면, 그들이 오히려 Sorry라고 말하며, 나에게 다시 차근차근 설명해 준다. 물론 사람들마다 다르고, 지역마다 다르고 (뉴욕과 같은 곳은 서울과 비슷해서, 영어 구사도 매우 빠르고, 정신없고, 정이 좀 없고, LA나 조금 휴양지 같은 곳은 사람들이 여유가 있고 조금 친절하다) 대답을 잘 안 해주거나 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비단 미국 사람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사용하고 그들마다 다 발음이 다르고, 서로들끼리도 잘 못 알아듣는다. (원어민처럼 발음하기 4 참조) 따라서 대부분은 자신이 설명한 말을 상대방이 잘 못 알아들으면, 자신의 설명이 부족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질문자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그 뒤 이전보다 더 천천히 그리고 쉬운 말로 설명해 준다. 간혹 계속하는 질문에 원어민이 난색을 표하거나 꺼려하는 것 같으면, 더욱 당당히 요구하고 질문해라. 당신이 당당해야 더더욱 차근히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근데 필자님! 겁나요. 외국인들 보면요. 생김새도 이상하고 키도 크고 ㅜ.ㅜ" 


3) 외국인들은 일찍 겉늙는다. 겉으로 보고 기죽지 마라. 

얼마 전 내가 근무하는 부산의 영도까지 찾아온 초등학교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한국에서 태어나 초, 중,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를 마친 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현재 주립대 건축학과 교수가 되었다. 그 친구와 영도의 한 식당에서 점심을 같이 하던 중 미국에서의 교수 생활 이야기가 나왔다. 서양인들은 동얀인들에 비해 육체적 성숙이 일찍 시작되고 따라서 나이에 비해 많이 늙어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생각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 그리고 말하는 것은 우리나라 젊은이들 혹은 사춘기 아이들과 같다는 것이다. 필자 역시 부산에서 영어가 능통한 몇 안 되는 의사이자 미국 의사 면허증이 있는 의사로 원어민들이 종종 진료를 보러 찾아온다. 그 들 중에는 키가 190이나 되고, 덩치도 크고 수염도 덥수룩한 젊은 20대 초반의 원어민도 있다. 그런 젊은 원어민들을 진료하면서 대화를 하다 보면, 그들의 생각과 행동 모든 것이 철없어 보이고, 우리나라 젊은 학생들과 별단 다를 것이 없음을 본다. 사실 이는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다. 너무 당연해서 이야기의 주제가 되기도 어려운 이야기이다. 하지만, 우리 한국사람들, 특히 외국에 나가본 적이 없거나, 타민족의 덩치 큰 외국인들을 본 적이 없는 우리네 한국인들에게는 이야깃거리가 된다. 이는 아마도 그들의 큰 몸집과, 우락부락하고 또렷한 눈코 입과 같은 외모와 우리와 다른 언어를 사용하다는 것 이유로 그들이 우리와 다를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기에 당연한 이야기가 이야깃거리가 되고, 이야기의 주제가 될만한 가치도 없어 보이는 것이 주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다를 것이라는 전제가 바로 우리의 영어 울렁증을 일으키는 원인들 중에 하나인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4) 외국인도 뱃속에 똥을 가지고 있다.

모든 사람은 뱃속에 똥을 가지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필자도 뱃속에 똥이 있다. 그리고 그 똥은 우리의 단점, 부끄러운 점, 수치스러운 점, 열등감을 느끼는 점 등도 함유하고 있다. 세상을 살다 보면, 많이 배운 사람, 돈이 있는 사람, 권력이 있는 사람, 이쁘고 날씬한 사람, 잘생기고 근사한 몸매의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와 반대되는 사람들도 있다. 간혹 세상적으로 성공하거나 그로 인해 나에게 주눅 감을 들게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나는 그들 뱃속에 똥이 들음을 상상한다. 좀 엉뚱한 상상이지만, 한편 속으로 참기 힘든 웃음에 힘들 때도 있다. 하지만, 의사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 모두는 뱃속에 똥을 가지고 있고, 나이가 들면 늙어 가고,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점에 있어서 우리 인간은 다 똑같다. 영어를 할 때 외국인을 볼 때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 뱃속에 똥을 가지고 대변이 마려우면, 화장실을 찾아가 힘을 주는 인간이다. 그리고 우리와 같이 가족의 행복, 자식의 행복, 직장의 성취 등으로 즐거워하고, 우리와 같이 이별, 불행, 아픔, 좌절에 슬퍼한다. 결국 우리는 원어민이건 영어를 사용하건 안하건 똑같은 인간이다. 이게 나의 영어 울렁증 극복의 비법이다. 좀 엉뚱한 비법이지만, 나의 이러한 경험과 생각의 글이 많은 영어울렁증을 가진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이를 극복하는 힘을 실어주는 것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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