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나에게 "괜찮아"라고 말하던 밤.

빠이 'Art in Chai'에서 느낀 낯선 위로.

by 나들레



방문 전 지도 앱에서

저장해 놓았던 곳인데,

마침 숙소 사장님 부부랑

함께 가게 되었다.





이 카페는 입구부터 남달랐다. '히피(hippie) 함'을 크게 한 스쿱 들어간 듯, 내부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농축해 놓은 표본 같았다. 카페라기엔 아른거리는 주황빛 조명과 하늘에서 쏟아지는 듯한 몽환적인 설치물들이 가득했다. 그 색감에 매료되어, 마치 비현실적인 꿈속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듯했다.





이곳의 진짜 매력은 라이브 공연이었다.


무대 주변으로 삼삼오오 모여든 사람들은 멜로디에 이끌린 듯 보였다.


잠깐 머물렀을 뿐이지만, 그 당시 임금체불로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떠나온 참이었다. 여행 전부터 신고와 해결책을 찾아 헤맸지만, 원하는 대로 잘 풀리지 않았고,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하는 막막함까지 더해져 마음이 가장 복잡했다.


그 음악들이 엉킨 마음과 생각들을 하나씩 풀어주며 "이건 네 잘못 아니야. 괜찮아. 괜찮아."하며 다독여주는 것만 같았다.


힘든 일의 연속이라 메말라 있던 눈물샘에 따뜻한 물방울이 맺혔다. 꼬리에 꼬리를 물던 상념이 비로소 멈추었고, 마음이 서서히 평온해졌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음악에 몸을 맡긴 채, 낯선 언어의 노래를 나도 모르게 그들과 함께 흥얼거렸다.


노래 자체도 훌륭했지만, 나를 사로잡은 것은 그 아늑한 분위기였다. 평소 라이브 펍을 선호하지 않는데도, 이곳은 내 취향의 음악과 공기 덕분에 지금도 자주 떠오르는 곳이 되었다. 이 정도의 편안함이라면 혼자 와도 좋겠다 싶었다.





분위기에 취해있을 찰나, 직원이 메뉴판을 가져다주었다. 시그니처는 단연 '차이 티'. 하지만 나는 이 명물 앞에서 크게 고민했다. 점심부터 야시장까지 쉴 새 없이 먹은 탓에, 배는 몹시 부른 데다 아직 소화도 되지 않은 참이었다.


잠시 얇디얇은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고민한 끝에, '나중에 후회하기는 싫다'라는 마음이 이겼다. '숙소로 돌아가 토할지언정, 지금은 마시자.' 마침 숙소 사장님의 추천한 스푼도 더해져, 시그니처 메뉴(카우 밀크 소야 밀크 티)를 골랐다.





11월의 쌀쌀한 밤공기에 찰떡같이 어울리는 따뜻한 밀크티였다.


맛이 아주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아는 맛이라 반가웠다. 무엇보다 달지 않고 담백한 그 맛이, 오히려 내 입맛을 사로잡았다.


음악과 아늑한 조명, 담백한 차이 티 한 잔. Art in Chai 의 밤은 빠이의 자유로운 영혼을 그대로 닮아있었다. 그 속에서 나라는 존재의 경계가 스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때로는 낯선 공간에서
만난 음악 하나가,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 위로로
남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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