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길 위 재즈, 아보카도 한 잔.

완벽하게 정돈되지 않은 것들 사이에서 피어난 낭만.

by 나들레



'Art in Chai'는

고요한 '위로'였다면,

빠이 강변에서 만난

'스트리트 푸드 페스티벌'은

떠들썩한 '활기' 그 자체였다.


입장료도 없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로컬 야시장이었다.

포장되지 않은 흙길, 그 위로 아른거리는 주황색 조명들이 '날 것'의 로컬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도시적으로 잘 꾸며진 관광지가 아니라, 그렇게 다듬어지지 않는 부족한 부분이 보이는 곳이라 더 좋았다.





무엇보다 그 흙길 위로는 차나 오토바이의 소음이 끼어들지 않았다. 덕분에 오롯이 축제의 소리와 냄새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사실, 이곳에 오기 4시간 전쯤, 여행지에서 만난 한국인과 그녀가 추천해 준 'Ayodia'라는 로컬 맛집에 함께 다녀왔다.


거기서 1인 1 메뉴로는 부족했던 건지, 우리 둘 다 각자 2인분은 족히 될 법한 양을 시켜 다 먹어 치운 터라, 늦은 저녁이 되어도 도저히 배가 꺼질 낌새가 보이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이 돼서야 소화가 될까.' 싶을 정도로 배가 많이 불렀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아무것도 안 먹으면 분명 후회하겠지.'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결국 '맛만 보자'라는 생각으로 간단한 먹거리만 골랐다.


일단 돼지고기와 과일을 꿰어 구운 꼬치 하나를 골랐다. 그리고 눈에 띈 것이 바로 '아보카도 생과일주스'였다.





이전에 이야기했던 '오렌지 커피'처럼, 빠이에는 유독 '낯선 조합'의 음료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료로는 처음이라 그 맛이 무척 궁금했지만, 사실 나는 호불호가 분명한 이 과일을 썩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도전하기가 조금 망설여졌다.


그렇지만 '이곳에서 안 먹어보면 나중에 후회하느니 먹어보고 후회하자'라는 마음이 그 망설임을 이겼다.

낯선 여행지에서 만난 아보카도 생과일주스는 다행히 많이 달지 않고 담백하면서도 묘하게 진득한 맛이 입안에 계속 감돌았다.


그 주스 한 잔을 들고 축제 깊숙이 들어갔다.





규모가 제법 큰 축제라 테이블이 넉넉히 마련되어 있었고, 한쪽에는 장작불을 피워둔 모닥불 존도 있었다. 라이브 무대에서는 'Art in Chai'과 또 다른, 조금 더 신나고 대중적인 재즈와 팝이 흘러나왔다.


이 음악을 들으려면 명당 자리가 따로 있었는데, 숙소 사장님 부부와 함께 도착했을 땐, 이미 축제는 한창이었다. 아쉽게도 저 장작불 앞, 가장 운치 있는 명당은 이미 다른 이들의 차지가 된 뒤였다.


바람에 흙먼지가 날리고 장작 연기가 피어오르는 그 위로, 흥겨운 재즈도 함께 흘렀다.



어쩌면 낭만이란,
그렇게 완벽하게 정돈되지 않은 것들
사이에서 피어오르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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