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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맹드 Nov 27. 2023

"운전자본" - 반쪽짜리 부자

회계도 인생이라(4)

'그 사람은 돈을 잘 번다'라는 뜻은 '수입이 비교적 많다'라는 뜻일거다.
근데 그런 사람도 망할 수 있다. 파산할 수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흑자도산할 수 있다.
그게 가능할까?

아무리 수입이 높은 회사라도, 운전자본 관리가 되지 않으면 망할 수 있다.

운전자본은,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는데 들어가는 최소한의 돈을 말한다.

마진(이익)도 중요하지만, 현금흐름 관리도 중요하다.


직장인 개인을 예로 들어보자. 

매달 정해진 날에 월급을 받고, 정해진 날에 신용카드 청구액을 납부해야 한다.

순대 만드는 회사를 예로 들면, 거래처에 세금계산서를 끊은 날로부터 몇일 이내에 현금을 회수할 것이다.

그리고, 고용된 직원들에 매달 정해진 날에 월급을 주어야 할 것이다.


수입과 비용은 실시간 발생하지만, 현금의 흐름은 정해진 주기대로 계단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렇기에, 수입이 비용보다 많더라도, 특정 시점에 현금은 모자랄 수 있다.  

현금이 모자라게 되는 상황은 이렇다.


첫째, 차차 회수하겠다는 요량으로 일시에 목돈을 써버리는 경우다.

기업으로 치면 토지나 건물, 생산설비 같은 대규모 투자비이다. 

또는, 신규사업 런칭을 위해 지분 투자하는 금액도 포함된다.

개인으로 치면 집과 차 구입비, 여행경비 같은 것이 될 것이다.


둘째, 물건이 팔리지 않아 재고가 쌓이는 상황이다.

방송사들은 유튜브로 인해 광고가 예전만큼 팔리지 않는 상황,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은 소속 연예인들이 제작사로부터 오퍼를 받지 못하는 경우로 비유할 수 있다.

몸값은 높고 과거 수익은 좋았어도, 현금창출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면 버티다가 결국 망한다.

이는 개인도 마찬가지다.


셋째, 자금조달 환경이 나빠지는 경우다.

대출 금리가 인상되는 경우, 언론에서는 '자금조달 환경이 나빠졌다'고 표현한다.

신용카드 결제액이 커서 다음달 월급날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우, 간편한 마이너스 통장을 쓰게 되는데 

이는 결국 '단기 고금리 차입'에 해당한다.

기업이 부동산을 팔아서 현금화하고 싶어도, 이미 시장이 경색된 후에는 아주 낮은 가격으로 덤핑쳐야만 현금으로 회수할 수 있다.

부채 상환일이 가까워졌는데, 현금이 없어서 못갚는 경우에도 도산은 순식간이다.



혹시 재테크에 관심이 높은 사람이라면, 

'생활비 3개월치는 최소한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으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오로지 정기적인 수입과 지출에만 집중하여 자금계획을 세운다면,

일시적인 일들로 흐름이 망가질 수 있다.

살면서 경조사비, 집수리비, 병원비 등 급하게 현금으로 나가야 할 경우가 반드시 생긴다.

현금을 우습게 보면 안된다. 리볼빙의 호구가 되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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