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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사리즘 Nov 17. 2024

인형의 기사 (1992)

소년, 소녀들의 가슴을 흔들었던 불후의 명곡


햇살 속에서 눈부시게 웃던
그녀의 어린 모습을 전 아직 기억합니다
그녀는 나의 작은 공주님이었지요
지금도 전 그녀가 무척 보고 싶어요

우리 어릴 적에 너는 내게 말했지
큰 두 눈에 눈물 고여
난 어두운 밤이 무서워 나의 인형도 울고 있어
난 누군가 필요해 나는 잠에서 깨어
졸린 눈을 비비며 너의 손을 꼭 잡고서
내가 너의 기사가 되어 너를 항상 지켜 줄 거야
큰 소리로 말했지

이제는 너는 아름다운 여인
이렇게 내 마음을 아프게 해
언제나 그 말은 하지 못했지
오래전부터 사랑해 왔다고

하얀 웨딩드레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오월의 신부여 어린 날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내게서 떠나네 행복하게 웃으며
이제는 너는 아름다운 여인
이렇게 내 마음을 아프게 해
언제나 그 말은 하지 못했지
오래전부터 사랑해 왔다고

너 떠나가는 자동차 뒤에는 어릴 적
그 인형이 놓여 있었지
난 하지만 이제는 너의 기사가 될 수 없어

작별 인사 할 땐 친구의 악수를 나눴지
오랜 시간 지나갔어도 널 잊을 순 없을 거야





  <인형의 기사 part. 2>는 반드시 들어야 하는 마왕 신해철의 철학이 담겨 있는 곡이다. 1992년 수많은 청년들과 소년, 소녀들은 이 곡을 들으면서 가슴 한켠에 뜨거움을 느꼈음이 분명하다. 단순하게 살펴보면 사랑을 표현하는 노랫소리로 들리겠지만 이 곡은 당시의 젊은 청년들이 정해져 있는 세상의 틀속에서 눈을 뜨라고 울부짖는 한 사나이의 목소리가 가득 담겨 있다.


  마왕은 <인형의 기사 part. 2>를 통해 수동적으로 행동하는 존재가 아닌 스스로 세상밖으로 뛰쳐나오는 능동적인 존재가 되어야 함을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너는 내게 말했지 큰 두 눈에 눈물 고여 난 어두운 밤이 무서워 나의 인형도 울고 있어 난 누군가 필요해 를 통해 한 소녀가 인형을 의지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세상이 정해준 인생 속에서 스스로의 결정을 선택할 수 없는 자아적 상처와 아픔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1992년 마왕이 던진 이 메시지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향하여 걸어가고 있는가'를 고민하게 해 주었다. 졸린 눈을 비비며 너의 손을 꼭 잡고서 내가 너의 기사가 되어 너를 항상 지켜 줄 거야 큰 소리로 말했지 에서 자아를 찾아내지 못한 청년들에게 힘이 되고 주고 싶다고 마왕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간절한 마음과도 다르게 스스로 자아를 찾아내어야 하는 것에 대해 너 떠나가는 자동차 뒤에는 어릴 적 그 인형이 놓여 있었지 난 하지만 이제는 너의 기사가 될 수 없어라고 말하며 스스로의 자아를 찾아 성장하는 모습에서 인정과 존중을 표현하면서도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이 곡 <인형의 기사 part 2>를 30년이 지난 지금 들어보면, 부모의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을 하게끔 이끌어 주고 있는 것 같다. 자녀들에게 든든한 기사님과 같은 존재가 되어 주고 싶었던 부모도 결국 아이들이 스스로의 자아를 찾도록 응원을 해야 하는 존재이며, 결국 그들이 세상을 향해 나아갈 때 떠나보낼 수 있어야 한다는 존재라는 점이다. 20세기 최고의 철학자라 불리는 하이데거(독일)가 말하는 '현존재(Dasein)'와 같이 인간은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자각하고 그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본질적 욕구를 가지고 있는 존재임을 이 노래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인형의 기사 part 2>는 단순한 우리의 추억을 자극하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자기 스스로의 존재를 자각하고 진정한 자유와 성장, 인간의 존재적 가치를 되찾으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마왕 신해철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의 중후한 목소리로 전해져 오는 내레이션의 가사 하나하나 들이 언제나 다시 듣게 되어도 새로운 가치와 길을 제시하여 주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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