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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사리즘 Nov 09. 2024

도시인 (1992)

마왕 신해철의 진정한 신화는 N.EX.T로부터 불타올랐다.



아침엔 우유 한잔 점심엔 fast food
쫓기는 사람처럼 시계바늘 보면서 거리를 가득 메운 자동차 경적소리
어깨를 늘어뜨린 학생들 This is the city life

모두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손을 내밀어 악수하지만
가슴속에는 모두 다른 마음 각자 걸어가고 있는 거야

아무런 말없이 어디로 가는가
함께 있지만 외로운 사람들

어젯밤 술이 덜 깬 흐릿한 두 눈으로
자판기 커피 한 잔 구겨진 셔츠 샐러리맨
기계 부속품처럼 큰 빌딩 속에 앉아 점점 빨리 가는 세월들
This is the city life

모두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손을 내밀어 악수하지만
가슴속에는 모두 다른 마음 각자 걸어가고 있는 거야

아무런 말없이 어디로 가는가 함께 있지만 외로운 사람들
This is the city life

한 손엔 휴대전화 허리엔 삐삐차고
집이란 잠자는 곳 직장이란 전쟁터
회색빛의 빌딩들 회색빛의 하늘과 회색얼굴의 사람들
This is the city life

아무런 말없이 어디로 가는가 함께 있지만 외로운 사람들
아무 말없이 어디로 가는가 함께 있지만 외로운 사람들





  마왕 신해철이 무한궤도를 해체하고 난 후 음악적 변화와 성장을 도모하였던 것 같다, 무한궤도가 주로 뉴 웨이브와 팝 록(Pop Rock) 스타일을 추구하였기에 마왕의 실험적인 음악 도전이나 자유로운 영혼에는 한계성을 느꼈던 것일까? 1992년에 새롭게 결성한 N.EX.T (넥스트)의 1집은 새로운 신세계와 같은 기분으로 마치 해머로 머리를 쎄게 맞는 전율을 느끼게 하였다.


  N.EX.T(넥스트) 1집의 타이틀 곡이었던 <도시인>은 마왕의 도전적인 음악성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곡이다. 마왕이 느끼는 도시생활의 복잡함과 현대 사회의 고립된 인간상을 묘사하며, 색빛의 빌딩들 회색빛의 하늘과 회색얼굴의 사람들 의 가사처럼 현실 속에 사로잡혀 노예처럼 살아가는 이들에게 '지금 너 자신을 되돌아봐. 세상 속에 갇혀서 살지 마'라는 경종을 알려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 곡 <도시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주제는 바로 고독과 소외이다. 마왕도 외로웠던 것일까? 발라드가 주류였던 대중가요에서 비주류로 몰락한 한국에 Rock 정신이 쇠퇴되며 가지게 되는 고독과 소외감을 현대인에 비유하여 담아낸 것일까? 쫓기는 사람처럼 시계바늘 보면서 거리를 가득 메운 자동차 경적소리의 가사처럼 영혼 없이 살아가는 삶의 모습에 공백을 말하고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해 가고, 새로운 문화, 콘텐츠, 도구들이 등장하고 있다. 한 손엔 휴대전화 허리엔 삐삐차고의 가사처럼 지금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공중전화가 아닌 걸어 다니면서 전화를 하고 바지 벨트에 채어지는 삐삐는 성공의 상징이자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동경하는 신문물의 완결판이었다. 그렇지만 아무런 말없이 어디로 가는가 함께 있지만 외로운 사람들와 같이 말하며 결국 신문물조차도 마왕이 가지고 있는 소외감과 고독감을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표현하며 결국 현대사회의 환경이 아니라 '나를 이해해 주고 함께 해주는 누군가의 존재적 가치'의 필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마왕이 세상에 던진 <도시인>의 메시지는 현대 사회의 고독을 이야기함과 동시에 우리 모두가 겪는 오늘날의 문제와 아픔에 대해 말하며 자신의 진정성을 찾고자 하는 소망을 담고 있는 최고의 명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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