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고는 싶은데 번번이 실패했던 습관1
이번 글은 Why보다는 How 초점을 맞춰져 있습니다. 왜 해야 하는지도 알고 만들고도 싶지만 잘 되지 않는 습관(루틴)에 대해 어떻게 만들어 갈 수 있을지 적어보려 해요. 습관 만들기에 실패했다면 보통 의지나 노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방법이 잘못되었을 경우가 많습니다. 좋은 방법을 통해 더 쉽고 효율적으로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죠.
습관 만들기는 읽고 아는 것보다 실행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직접 해보면서 내게 맞게끔 잘 조율해야 하죠. 읽는데서 그치지 말고 꼭 직접 적용해 보는 것을 권장드려요. 오늘은 그 첫 번째 습관인 독서 습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가장 먼저 책을 읽을 시간대와 장소를 찾아야 합니다. 내가 어떤 시간대가 편한지 혹은 가능한지 또 어떤 장소에서 읽는 것이 효율적인지 알아야죠.
우리의 일상은 진공 상태가 아닙니다. 다른 활동들로 가득 차 있어요. 일을 하거나, 밥을 먹거나, 취미 활동을 하는 것들로 말이죠. 습관을 새로 만들 때는 이 기존의 활동을 고려해서 어디에 집어넣을지 찾아야 합니다. 보통 우리는 새로운 활동을 계획할 때 우리는 강도에만 신경을 쓰곤 합니다. ‘하루 30분 책 읽기’ 이런 식으로 말이죠.
이런 방식은 내 일상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진공 상태를 상정한 계획입니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면 괜찮겠죠. 비어 있는 시간을 채우면 되니까요. 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항상 채워져 있습니다. 그 활동들을 비집고 들어갈 시간대를 찾지 않는다면 정작 계획은 세웠지만 실행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30분 책 읽기’를 세우지만 일상을 살다 보면 잊어버리게 됩니다. 그러고는 바빠서 못 읽었네라고 생각하죠. 새로운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정확히 어떤 시간대에 할지 생각해 놔야 합니다. 내 일상을 점유하고 있던 다른 활동들과 교체를 해야 해요. 보통은 버리고 있는 시간들이 되겠죠.
이 시간대는 사람마다 모두 다릅니다. 생활 패턴이 다르니까요. 정답이 없습니다. 그래서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어야 해요. 시도하면서 내게 맞는 시간대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금 더 빠르게 찾으실 수 있도록 선택지를 제시해드리려 합니다. 먼저 여기에 작성된 시간대에서 찾아보면 쉬우실 거예요.
출근길 - 대중교통 위에서
점심시간 - 식사하고 난 후
자기 전 - 침대 위에서 유튜브나 핸드폰 대신 책 읽기
출근 후 / 퇴근 전 10분 - 일과의 시작이나 끝에 조금씩 붙이기
주말 카페 가서 책 읽기
습관은 강도가 아닌 빈도에 의해 형성이 됩니다. 한 번에 1시간씩 보는 것보다 매일 10분씩 자주 보는 것이 책 읽는 습관을 형성하는데 더 도움이 돼요. 그래서 가끔씩 낼 수 있는 많은 시간보다 매일 조금씩 낼 수 있는 시간대를 찾는 것이 좋아요.
읽어야 하는 책, 유용한 책보다는 재밌는 책들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책을 읽지 않았던 사람은 뭐가 재밌는 책인지 본인도 모른다는 거예요. 그래서 중요한 것이 책을 탐색하는 시간입니다. 관심 있는 주제 중에서 재밌을 만한 책을 몇 권 빌려서 읽어 보는 것이죠. 책을 항상 완독해야 할 필요는 없어요. 도서관에서 한 번에 몇 권의 책을 빌리고 조금씩 읽어 보는 겁니다.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책 한 권을 잡고 쭉 읽기보다는 좋아할 만한 책이 무엇인지 여러 책을 보며 시간을 쏟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재미없는 책을 읽으며 책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는 것보다 이 방법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재밌다고 하는 책을 추천받거나 베스트셀러를 보더라도 사람마다 취향이 정말 다르기 때문에 내게 꼭 맞는 책을 추천받기가 쉬운 것도 아니고요.
이렇게 하는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장르와 분야를 알면 책을 선정하기 훨씬 쉬워지고 책에 대한 흥미도 확실히 높아집니다. 좋아하는 책을 읽으면 내가 먼저 책을 찾게 되고 책 읽는 습관이 저절로 들게 되지요.
책을 항상 가지고 다니면 책을 읽을 기회를 자주 만들게 됩니다. 계획해서 읽는 것보다 더 틈틈이 자주 보게 돼서 습관 형성에 큰 도움이 돼요. 내 주위에 손을 뻗으면 책을 잡을 수 있게 책을 두는 겁니다. 머리맡에도, 사무실 책상에도 가지고 다니는 가방 안에도 말이죠. 즉, 가지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책을 전보다 훨씬 더 많이 보게 됩니다.
실제로 적독(摘讀)이라는 방식이 있습니다. 적독은 책을 읽지 않고 쌓아두기만 하는 것을 의미 합니다(다른 의미로는 책을 띄엄띄엄 읽는 방식입니다). 책으로 자신의 주변 환경을 둘러싸는 것이죠. 이 방법은 실제로 책을 더 읽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또한, 만약 책이 무겁다면 e-book 리더기를 사는 것을 추천드려요. 환경적이고 휴대성도 좋고 무겁지도 않습니다. 독서도 장비빨(?)이 중요해요.
책으로 자신을 둘러싸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로 둘러싸는 것은 더 좋은 방법입니다. 그 환경 속으로 자신을 밀어 넣는 것이죠. 외부환경을 잘 조성해 놓으면 혼자 읽는 것보다 더 재밌고 쉽게 독서 습관을 만들 수 있어요. 또, 함께 읽으면 어느 정도 강제성이 생겨서 억지로(?)라도 책을 완독 하게 됩니다.
함께 읽는 방법은 독서모임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같은 책을 읽고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임이죠. 책을 좋아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재미, 책을 가지고 지적인 대화를 나누는 재미까지 책 보다 더 확장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내가 읽고 싶은 책만 읽을 수는 없다는 것. 독서모임이 기대에 못 미치면 이것이 오히려 독서 습관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 하더라도 혼자 읽는 것이 버겁다면 한 번쯤 도전해 보는 것을 추천드려요. 더 넓고 깊은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루틴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내게 맞는 루틴을 찾을 때까지 계속해서 시도하는 겁니다. 처음부터 잘 실행되는 루틴은 없습니다. 나에게 맞는 시간, 장소, 강도, 책의 장르 등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면서 찾아야 하죠. 독서가 습관인 사람은 모두 이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래서 나에게 맞는 방식들을 다 가지고 있어요.
처음이라면 분명 잘 되지는 않을 겁니다. 당연히 처음부터 잘 되지 않는 거라고, 원래 여러 번 시도하는 거라고 시작부터 마음을 먹는다면 실패하더라도 조금은 괜찮지 않을까요? 책을 사놓고 안 읽게 돼도 내가 좋아하는 책을 찾아가는 과정일 뿐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