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타로에 빠졌다. 타로 상담을 배운 뒤로 시간 나면 타로 카드만 만진다. 착착 카드 섞을 때 카드가 부딪히는 소리는 마치 주술을 부리는 느낌이다. 의식을 치르듯 집중하고 카드를 섞어 스프레드 천에 카드를 펼친다. 카드가 한 번에 고르게 펼쳐질 때 느끼는 희열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육퇴 하고 난 풍경이 조금 달라졌다. 뒹굴 거실에 누워 tv 보던 내가 아이들을 다 재우면 타로 카드부터 꺼낸다. [타로 카드 한 권으로 끝내기] 책을 보며 카드 한 장 한 장의 의미를 생각하고 리딩 한다.
진작에 이렇게 공부했을걸
타로 상담을 배우면서 사람마다 각각의 사명수가 달리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라우네 저자, 타로 카드 한 권으로 끝내기] 책에서 "우리는 각자 다른 독특한 빛과 사명을 가지고 이 세상에 왔으며, 그 사명을 다 할 수 있도록 자신을 단련시키고 키워야 한다. 만약 당신이 자신의 사명의 수와 전혀 다르게 살고 있다면, 다시 한번 삶을 깊게 생각하고, 미래에 대한 방향과 삶을 대하는 태도를 조정해야 할 것이다." 자신의 사명 수는 양력 생년월일을 모두 더해 나온 숫자라고 했다.
사명... 무거운 주제다. 먹고살기 바쁜데 현실과 다른 고차원적인 것이 아닌가 싶었다. 사람마다 누구로부터 받고 주어진 사명이 달리 있다 해도 하루하루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삶에서 알아차리기도 힘들뿐더러 실천할 기회가 없지 않은가. 그래도 궁금한 것은 궁금한 것이다. 나의 사명수는 무언인지 계산부터 했다.
계산하는 방법은 쉽다. 예를 들어 자신의 생년월일이 1983년 4월 18일이라고 하면 1+9+8+3+4+1+8을 더하는 것이다. 나오는 값이 한 자리가 될 때까지 다시 더한다. 생년월일을 더했더니 34가 나왔다. 다시 한 자릿수로 나눠 더한다. 3+4=7. 나의 사명의 수는 7이 되는 것이다.
나의 사명의 수는 11과 2였다.
만약 더한 수의 합이 11, 22와 33으로 나올 경우 영적인 숫자라고 해서 이 세상에 특별한 영적 사명을 가지고 온 사람들을 나타낸다고 했다. 평소에는 한 자리 숫자대로 살다가 깨어나면 자신의 영적인 숫자의 삶과 사명을 실천하며 살게 된다는 것이다. 뭔가 신비롭게 신기했다.
사명의 수 2는 부드러운 평화주의자다. "깊은 배려심을 갖고 태어난 이들의 사명은 주위의 숨겨져 있는 보석과 같은 가치 있는 것들을 발견하여 사람들 앞에 다듬어 내놓는 것이다. 자신이 앞에 나서서 하는 일보다는 주위 사람들을 빛나게 해주는 아름다운 재주꾼이다."
지금 상태에서 깨어나면 세상에 빛을 가져오는 영적 메신저라는데 조금 부담스럽다. "다른 사람들의 영적 진화의 통로 역할과 계몽을 돕는 것이다. 보기 드물게 직관적으로 명료하게 파악하는 객관적인 통찰력으로 일이나 사람의 본질을 파악한다." 나름 '더 나은 삶을 위한 통로의 역할'이라고 정의 내렸다.
사실 사명의 수에 따른 역할을 읽고 놀랐다. 사명 수에 나온 내용이 성격이나 성향이 비슷하다. 대학생 때 성격 유형검사를 해서 INFP(잔다르크 형, 사려 깊은 치유자)가 나왔고 최근 검사에서는 ISFP(성인군자형, 재치 있는 예술가)이 나왔다. 달라진 게 있다면 생각하고 판단할 때 가능성보다 현실을 본다는 것이다. 하지만 뚜렷하게 높은 것은 아니다. 경계선에 있다. 아무래도 현실 검증은 지난 경험에서 생긴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 사명대로 살고 있을까 잠깐 생각했다. 진지하게 아직 사명대로 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고 성격이나 성향대로 나름 잘 살고 있다고 생각된다. 사회복지사, 교육복지사의 역할은 사명의 수도 그렇지만 성격이나 성향에 어울리는 직업이다.
1. 아이들의 숨겨져 있는 원석(강점, 목표)을 찾는 역할
2. 원석을 다듬어 보석(성장, 변화)으로 내놓는 역할
3. 학생과 부모, 교사들을 빛나게 해주는 역할
4. 보다 나은 행복한 삶을 위한 통로의 역할
하하. 원래 꿈보다 해몽이 좋아야 한다. 나름 의미 부여하고 긍정적으로 해석하니 그럴싸했다. 타로 카드의 사명 수 대로라면 지금 주어진 사명대로 잘 살고 있는 것이다. 책 대로라면 이대로 멈추지 말고 깨어나고 거듭나길 노력해야 된다. 성장해야 한다. 세상을 밝히는 작은 등불의 역할이라도 하게 되는 것이니 말이다.
타로 카드가 아니더라도 저마다 다른 역할을 제 삶에서 살아낸다면 세상은 빛날 것이다. 다른 사람의 몫을 시기 질투하지 않을 것이며 제 삶을 스스로 깎아내리지 않을 것이다. 인생은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신 역할을 찾는 것이고 그것을 이뤄내는 과정이지 않을까. 교육복지사로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