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잘못되지 않았다

by 스윗제니

누군가 하나의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근거와 논리가 화려하다.

소수의 추종자들이 생긴다.

이내 간증의 경험담들이 유통된다.

언론과 소셜네트워크가 앞다투어 이를 재생산하며 시류에 영입한다.

국토가 좁고 인구밀도가 높다보니 순식간에 남한 전체가 패러다임에 휩싸인다.

한 때 유행으로 소비되었던 패러다임이 어느새 도덕적 잣대로 둔갑한다.

사람들의 행동을 옳고그름으로 구분하기 시작한다.

마치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우리의 일상을 엄격하게 옭아맨다.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을 '잘못된 사람'이라고 인식한다.

서로를 비난하고 괴롭히는 도구로 사용된다.



자기관리, 놀아주는 부모, 살찌지 않는 임산부, 건강, 심지어 죽음까지

전에 없던 신박한 패러다임들이 남한 땅을 한바퀴 휩쓸고 나면

사람들은 언론과 일부 전문가들이 만들어 낸 패러다임에 갇혀서 스스로의 자존감에 상처를 내며 자학적인 자기인식을 가지게 된다.


그들이 말하는 대로 사는 것이 '정상'이고 나처럼 사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인식한다.


왜냐, 스스로를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고 소개하는 일반인들의 간증 경험담들이 '같은 일반인'들의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우롱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평범이 뭐길래.


그 사람의 평범함과 나의 평범함은 어떤 점이 다르기에.

그 사람은 다이어트에 성공하여 몸짱이 되고, 나는 자기 관리도 못하는 게으르고 불량한 사람으로 분류되어야 하는 걸까.


평범한 성공자들이 숨기고 있는 비밀, 또는 비결이 뭐길래

그들의 수기나 경험담을 죽어라 따라해도 왜 나는 안되는 걸까.


그들 자신도 모르는 평범함의 비밀. 그리고 우리는 왜 늘 자기자신을 '잘못되었다'고 인식하는 지 그 이유에 대해 한발짝 다가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