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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은 Dec 24. 2020

양평에 이사를 오다.

40년 차도녀, 양평댁 되다

#2. 이상한 집에서의 하룻밤.

방바닥부터 벽까지 락스로 청소를 시작했다.

집주인이 싱크대와 장판은 바꿔주지 않았기에,

바닥을 락스로 세 번이나 닦았다.

그제야 좀 하얘지는 바닥..

겨우 짐을 풀고, 대충 누울 자리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깨진 새시도 주인이 갈아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쪽은 책들을 쌓아서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도록 했다.

이 좁은 곳에서 다섯 식구가 살 수 있을까..

아이들은 이런 환경에서 적응을 할 수 있을까..

아니, 나는 오늘 여기서 잘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아직 8살밖에 안된 막내는 알레르기 까지 있는데 과연 이런 환경을 견딜 수 있을까...

닦고 또 닦았다..

겨우 잠잘만한 공간만 마련해두고 짐 정리는 천천히 하기로 했다.

다행히도 보일러는 따뜻하게 돌아갔다.

피곤한 하루를 보내고 좁은 방에 이불을 깔고 아이들과 나란히 누웠다.

그런데 밖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많이 났다.

조금 있으니 천정에서 무언가가 후두두둑 뛰어다녔다.

우르르르...

머리맡에서는 무언가가 갉작갉작 긁는 소리가 났다.

쥐였다.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은 이 집은, 쥐가 주인이었던 것이다.

둘째는 자다가 깨어서 방바닥에 발을 못 데고 나한테 안겨 있었다.

그렇게 둘째를 안고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다음날 아침, 밖에 나가서 둘러보니, 우리가 머리를 대고 자는 딱 그 부분에 쥐구멍이 있었다.

집 지붕에도 군데군데 쥐구멍이 있었다..

쥐와의 동거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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