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내가 그리웠어

[Essay] 그대, 외로움과 싸우라

by 한은

[Epilogue] 나를 찾는 시간


항상 적응이 될만 하면 거처를 떠나야만 했다. 무언가 정리가 되고 "내 자리"가 만들어지면 항상 누군가에게 넘겨주어야만 했다. 다른 주변 사람들은 거처를 확실하게 잡고 인생을 살아가는데 나는 왜 그러지 못할까 항상 억울했었다. 나도 "내 공간", "내 사람들", "내 환경", "내 위치(혹은 자리)"에서 안정적으로 있고 싶었는데 내가 꾸려나가는 미래는 왜 자리를 계속 옮기게 만들었을까? 감사한 마음으로 시작된 연구실 생활과 스타트업을 시작하면서 나름의 사장님 생활, 그리고 지역 고등학교 기간제 방과후 교사 등 내 위치에서 열심히 살았지만 힘들었기 때문에 "내 공간"이 너무 절실하게 필요했다.


항상 외로웠다. 학창시절 때부터 인정 받지 못하는 상황과 환경이 나를 매일 억누르고 있었지만 순진했던 것이었을까? 아니면 멍청했던 것일까? 인정 받지 못하는 상황과 환경 부정하고 싶었던 것인지 나는 항상 "괜찮다"라는 가면을 쓰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인이 되면서 나름의 인정들을 받아오기도 했었지만 나를 사랑해주고 도와주는 사람들 덕분에 나 자신을 사랑 할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나는 나 자신부터 사랑할줄 몰랐기 때문에 항상 인정 받고싶은 욕구와 명예를 내 힘으로 어떻게든 만들려고 발버둥을 쳤었지만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나의 솔직한 감정을 알아보기로 했다.


때에 따른 적절한 선택을 했지만 "내 공간"을 잃었다. 적절한 판단이라 생각했는데 "내 사람"들과 멀리 떨어지면서 혼자가 되었다. 기껏 만들어 놓은 "내 환경"과 "내 위치"였는데 한순간에 사라진듯 해서 허무했다. 그래서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이 너무 중요해졌고, 내가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중요해졌다. 나만 생각하게 되니 사람들은 더 떠나게 되고 나의 영향력은 바닥으로 가기 시작했다.


[Epilogue 2] : 나는 내가 그리웠다


"내 공간"이 너무 그리웠다. 나의 영향력이 모든 사람들에게 닿았던 그때가 너무 그리웠다. 나의 잘못된 선택이었을까? 공간을 옮기게 되면서 새로운 공간은 나의 것으로 만들지 못하도록 나를 좁혀왔지만 여전히 내 감정을 모르겠다. 그냥 외로움의 연속이었던 5년을 보냈다. 함께 있어도 내게 익숙한 공간과 사람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싫고 힘들었다.


"내 공간"에서 영향력을 끼쳤던 내가 너무 그리워서 과거에 계속 머물고 있었던 나를 언제부터인가 직면하게 되었다. 새로운 공간에 있지만 "나"를 찾기 위해 방을 나왔던 그 시간이 가장 힘들었던 나의 20대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된다. 20대 초반부터 몰아치는 삶을 살아내느라 힘든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때보다 나의 감정에만 집중하던 지난 시간이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나"를 찾는 시간 속에서 살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이 있었지만 살이 찢어진만큼 근육이 붙을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 이 감사한 마음을 잊지않기 위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10개의 스토리로 나의 기억을 정리해보았고 나중에 또 이 글을 보았을 때 재미있게 읽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글을 보는 많은 사람들이 피식 웃을 수 있기를 바라며 :)


ps. 브런치스토리를 만나서 너무 다행이다. 많은 이야기가 남아있는데 기록할 수 있음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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