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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경으로 보는 세상

by 한은

[2] 창의력


학생들을 만나보면 전혀 생각도 못한 창의성이 나오는 것들이 있다. 방법들에 대해서 지도를 했지만 아이들은 자신들마다 더 괜찮은 방법들을 고민하며 내가 지도했던 것을 버리는 것이 아닌 참고하여 다른 방법을 만들어낸다.

아이들도 나름의 생각들이 분명 존재한다. 그 생각을 밖으로 꺼내보는 것을 어려워하기 때문에 지도하는 교사가 있는 것이다. 교사들을 아이들 머리 속에 상상하고 있는 것을 입 밖으로 꺼내줄 수 있어야 한다. 지도하는 교사가 더 넓게 볼 수 있는 것은 불변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시선에서 볼 수 있는 것도 분명하게 있다.


<어린왕자>를 정말 좋아했다. 양을 그려달라는 말에 여러 모습의 양을 그려주었지만 어린왕자는 자신이 생각하던 양이 아니라며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린 것처럼 보인다. 이후 상자를 그려주며 어린왕자에게 상자 그림을 주었을 때 어린왕자는 좋아했다.

"네가 원하는 양은 여기있어."

너무 충격적이었다. 누군가의 생각을 거친 양의 그림이 아닌 "내가 원했던" 양을 생각하는 어린왕자의 모습을 보고 이 책을 읽고 있던 나는 왜 이렇게 때가 많이 묻었을까 생각했다.


[2-1] 현미경으로 보는 세상


내 눈으로 직접 보기 어려웠던 세상을 대학에 가서 현미경을 통해 직접 보았다. 너무 신기했다. 책으로만 보던 짚신벌레, 아메바, 백혈구, 적혈구를 대학 1학년 기초실험에서 처음 만나보았다. 연구실에 들어가면서 대학원 선배들이 부탁한 일들을 어떻게든 빨리 끝내고 현미경으로 내가 보고 싶은 것을 계속 보느라 시간 가는줄 몰랐던 때가 있었다.


내가 보았던 것을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너무 보여주고 싶었다. 과학실험을 꽤 오랜 시간 동안 가르쳤지만 종이현미경만큼 인기 있었던 실험시간은 없었다. 표본을 만들고, 내돈내산이었지만 당시 아마존에서 비싸게 팔렸던 종이현미경을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에 하나씩 가지라며 들고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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