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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

[Essay]

by 한은

[3] 수학을 굳이 배워야 하는 이유


수학은 단순한 숫자놀이가 아니다. 숫자를 이용해서 내 생각을 표현하는 학문이다. 내가 과학을 했기 때문에 수학을 잘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사실 수학을 절대 다시는 만나기 싫어서 과학을 선택했는데 막상 과학을 배워보니 수치, 이진법, 숫자 분석, 그래프 읽기, 함수와의 전쟁이었다.


초등학교에서는 간단한 연산을 통해 숫자의 결과를 구하는 방법을 배웠다면 중학교에서 그 연산을 이용해서 ㅁ+1=2 ... ㅁ=1 결과에 대한 과정을 찾는 방법도 배운다. 물론 ㅁ를 구하는 것은 초등학교에서도 배웠지만 등호와 부등호를 이용하여 숫자의 범위를 확장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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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와 고등학교 수학의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숫자의 영역이 광범위하게 넓어진 것이다. 중학교에서는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고 수치화 할 수 있는 자연수, 정수, 유리수를 알 수 있었다면 고등학교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고 수직선에서 표시하기 어려운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숫자들을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눈다. 수학을 좋아해보고 열심히 풀어보았다고 하는 학생들은 이 말을 들었을 때 단번에 알 수 있는 한 가지가 있다.


수학 문제는 전부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만 배우네요?

숫자의 모양만 달라지는 것을 제외하면 수학은 전부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이다. 그리고 여러 연산을 통해 눈으로 쉽게 규칙을 찾기 위해 그래프를 이용하여 그림을 그려보기도 한다. 함수그래프는 다른 설명이 필요하지만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의 결과값이 어떤 규칙을 가지는지 그림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설명 할 수 있다.


[3-1] 논리적인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기 : 불편해?


수학은 논리를 배울 수 있다. 순서에 맞게 결과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과정을 설명 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이 어렵기 때문에 조금만 숫자들이 복잡해지면 바로 수포(수학포기)하기 쉬워진다. 숫자들이 나를 생각하게 만들고, 고민하게 만들기 때문에 불편해진다. 하지만 불편한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우리가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살을 빼기 위해 내 몸이 움직여야 하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가? 수학 공부를 잘 하기 위해 문제들을 붙들고 고뇌하는 그 순간이 불편한 것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그 당연한 것을 어떻게 뛰어 넘고 이겨내냐는 각자의 선택에 달려있지만 수학을 잘하고 싶다면 수학 문제들을 붙잡고 씨름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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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기간이 되면 나에게 수학을 배우러 오는 학생들이 있었다. 그 불편함을 참고 이겨내기 위해 문제를 말도 안되게 많이 만들어서 풀어오라고 숙제를 주었다. 처음에는 스트레스 받아가면서 이렇게까지 수학을 배워야 하냐며 말들을 했었지만 의자에 오래 앉아있는 연습이 없었으니 아이들에게는 1시간 이상 의자에 앉아있는 것부터 연습을 하며 공부를 시작했다. 한달간 사용한 종이의 양도 엄청났다. 그리고 나도 잠을 자야 하는데 다음날 수업을 위해 문제를 만들거나 찾아야했기 때문에 새벽에 잠을 자는 순간이 많았다.


어려워보이는 수식들을 만나더라도 의자에 앉아있는 연습이 되었으니 얼만큼이 걸리던 의자에 앉아 문제를 보면서 고민하는 아이들이 나름 뿌듯하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가르쳐준 방법대로 문제를 풀어가는 아이들이 아닌 직접 생각해서 그 문제를 풀어내는 아이들이 대견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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