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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다 Nov 26. 2017

'밥'과 '춤'의 상관관계

춤을 추듯 우아하게 일하기

<밥·춤>

정인하 글·그림 | 고래뱃속 | 2017


세탁소 아줌마, 밥집 아줌마, 퀵배달 아저씨, 청소부 아저씨, 밥 배달 아줌마들, 호떡집 아줌마, 중국집 주방장, 구두닦기, 건설현장 막노동꾼, 때밀이, 공사현장 기술자, 택배 아저씨, 건물 창문 닦기, 교통순경, 아기 엄마가 이 그림책의 주인공입니다.

고소득자는 한 명도 없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매일매일 보는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은 그림책에서 일을 한다기보다는 '춤'을 춥니다.

모두가 '밥' 먹기 위해 하는 일인데도 말입니다.

제목을 한참 생각하다 내린 생각은 이렇게 '밥' 먹기 위해 하는 일 그러니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어쩔 수 없이 내 몸을 쓰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우아하다'입니다.

춤이 그렇잖아요. 우아하고 아름다운 동작. 뭐 안 그런 춤도 있습니다만, 이 그림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자태는 실로 '우아'하기 그지없습니다.

이오덕 선생님이 여러 책에서 강조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노동 즉 몸을 쓰는 일에 대한 가치를 잊지 말라는. 그 일만이 가장 정직하고 아름답다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 풍조가 그렇지 않습니다만.

몸 쓰는 일은 머리를 쓰는 일에 비해 보수가 상대적으로 많이 적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쉽게 선택되지 않지요. 실은 그게 잘못됐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이 많은 노동자들에 의해 돌아갑니다.

참으로 친근하고 다정한 우리의 이웃입니다.


살아있는 그림 그리고...

그림책에 나오는 각각의 인물들이 살아있는 듯 생기가 넘칩니다.

우아한 몸놀림이 꼭 춤을 추는 듯합니다.

어떤 춤이 이보다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작가가 참 많이 고민하고 수없이 많이 그렸을 거라는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림책 주인동들에 대한 애정도 듬뿍 묻어나고요.

이 그림책을 보고 나니 밥집에 가서 목욕탕에 가서 만나는 많은 우리 이웃들을 애정의 눈길로 보게 됩니다.

춤을 추듯 우하한 그들의 몸놀림도 가만히 관찰하게 되는 건 물론이고요.

나의 하루 행동도 생각해봅니다.

나는 우아하게, 진심으로 멋지게 내가 할 일들을 처리(?)하고 있는지, 진심을 다하고 있는지, 즐겁게 일을 대하는지에 대해서요.

사실 자신은 없지만 가끔 그렇게 우아해지기도 하겠지요?

이 그림책을 읽었으니 아마 더 자주 우아해질 겁니다.

'밥'먹고사는 일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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