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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쑥갓선생 Nov 28. 2024

서문

글을 쓴 이유

교육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배움과 가르침의 방식을 끊임없이 변화시켜 왔습니다. 최근 인공지능, 메타버스와 같은 첨단 기술이 교육계의 화두로 떠오르며 관련 서적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최신 트렌드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우리가 지난 20여 년간 겪어온 교육 기술의 진화와 그 과정에서 얻은 귀중한 교훈들을 놓치기 쉽습니다. 이 책 "배움과 가르침에 대한 짧은 연대기"는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이 여정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됩니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둔 1999년, 그때 저는 인생의 전환점에 서 있었습니다. 당시 다니던 회사의 존망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기술 엔지니어로서의 경험만을 가진 저에게 친구의 사업 제안이 찾아왔습니다. 반갑고 두려운 마음으로 참석한 첫 회합에서 만난 또래 친구들의 열정에 이끌려 불쑥 새로운 도전에 합류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우리의 사업은 처음에는 웹 기술 기업을 목표로 했지만, 우연한 기회에 교육 분야로 방향을 틀게 되었습니다. 당시 인터넷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었지만, 온라인 교육은 아직 초기 단계였습니다. 우리의 아이디어는 단순했습니다. 유명 학원 강사의 강의를 동영상으로 제작해 인터넷으로 서비스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우리 회사 '유비온'의 이야기는 한국 이러닝 산업의 태동기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입니다. 2000년,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메가스터디'와 '크레듀'도 인터넷 교육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는 교육 기술의 혁명이 막 시작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우리는 이러닝의 태동부터 LMS, 스마트러닝, MOOC, 개인화 학습, 소셜러닝, 블록체인 등 다양한 기술과 개념들이 교육 현장에 도입되고 발전해온 과정을 되돌아보고자 합니다. 각 시대별로 주목받았던 기술들의 등장 배경, 그 영향, 그리고 때로는 실패했던 이유들을 면밀히 살펴볼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교육 기술의 양면성을 정직하게 다루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에듀테크 기술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원격 수업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반면에 수백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사이버가정학습과 같은 대규모 표준 콘텐츠 개발 프로젝트는 실효적인 효과를 거두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흥미롭게도, 기술적으로 비교적 단순했던 메가스터디 혹은 EBS 수능 동영상 콘텐츠가 교육분야에서 상호작용성과 콘텐츠 공유를 목표로 했던 사이버가정학습에 비해 월등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교육 기술의 효과가 반드시 기술의 복잡성이나 최신성에 비례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성공과 실패의 사례들을 통해, 우리는 교육 기술의 효과적인 활용 방안과 한계점을 더욱 명확히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는 미래의 교육 기술 도입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교훈을 제공합니다. 또한, 기술적 세부사항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어 하는 독자들을 위해, 각 장마다 관련 기술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별도의 박스 형태로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필요에 따라 기술적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의 목적은 단순히 과거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를 통해 미래 교육 기술의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들은 앞으로 새로운 기술을 교육에 도입할 때 반복되는 실수를 줄이고, 보다 효과적이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해줄 것입니다. "배움과 가르침에 대한 짧은 연대기"를 통해 독자 여러분은 교육 기술의 역사적 흐름을 이해하고, 현재의 위치를 점검하며,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통찰을 얻으실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 책에는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견해가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음을 밝힙니다. 따라서 일부 내용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가지신 분들이 계실 수 있습니다. 이는 교육과 기술이라는 광범위하고 복잡한 주제의 특성상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오히려 이를 통해 더 풍부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이 책은 주로 한국의 교육 기술 발전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부 내용은 세계적인 트렌드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는 한국의 독특한 교육 환경과 기술 발전 과정을 반영한 결과이며, 글로벌 동향과의 비교를 통해 한국 교육 기술의 특수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특성을 감안하여 읽어주시기를 부탁드리며, 이 책이 교육자, 학습자, 그리고 교육 기술 개발자들에게 유용한 참고 자료가 되어, 우리의 교육 환경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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