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아닌 나를 바로 알아보는 도구, MBTI
혹시 MBTI가 어떻게 되세요?
요즘은 면접에서도, 소개팅에서도, 수많은 잡담과 대화 속에서도 빠질 수 없는 질문 중 하나가 된 MBTI. 웬만한 MZ세대는 물론이고 X세대들까지도 나의 MBTI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유형이 어떤 성향인지까지 빠삭하게 알고 있을 정도이니. 모두가 MBTI 준 전문가인 셈이다.
나는 회사에서 교육담당을 하면서 MBTI 자격을 취득했다. 자격증을 준비하는 몇 달 동안은 주말엔 수업, 주중엔 과제에 시달렸고 적지 않은 교육비를 써가며 MBTI에 올인했었다. 덕분에 회사에서도 교회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MBTI 이야기만 나오면, 이야기의 마무리는 항상 내가 맡았고 "오~ 역시 쯩 있는 사람은 다르다"며 인정을 받고 나면, 몇 년 전에 고생해놓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MBTI가 유행인 만큼 현재 대한민국엔 MBTI에 대한 잘못된 상식이 매우 많고, 또 이런 근거 없는 논쟁이 너무나도 SNS상에서 만연하다는 것. 이 이슈이기 때문에 MBTI 강사가 말하는 [MBTI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16 personalities라는 무료 검사를 통해 MBTI를 검사했을 것이다. 그러나 16 personalities에 MBTI라는 말은 없다. 이건 영국에 있는 무자격 회사가 MBTI 지표를 도용해서 만든 것으로, 4개의 지표에 A, T를 추가하여 저작권 법을 피해 간 검사지다. 그렇다면 MBTI 정품 검사를 진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MBTI 정품 검사는 MBTI의 일정 교육을 수료한 사람들만 구매하여 사용할 수 있으므로, 전문가에게 문의하여 검사를 진행한 후 해석까지 풀이 받는 것을 추천한다. 가장 쉽게는 크몽이나 네이버 expert를 통해서 가능하다.
MBTI가 알아보고자 하는 것은 선천적 선호(가장 좋아하는 것)이다. 이 선천적 선호는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가정환경이나 또래집단에 의해 어렸을 때와 어른이 된 후의 MBTI는 달라질 수 있고, 업무환경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보통 MBTI 검사 시에는 "둘 다 좋지만 그래도 난 이게 더 편하고 좋아"라고 생각되는 것에 체크하라고 한다. 이때 보통의 '나'라는 사람이 기준이 돼야 하는데, 사람들은 그때그때의 순간적 '나'에 대하여 체크하기 때문에 당연히 검사할 때마다 달라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지표가 매번 다르게 나오는 사람은 본인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MBTI는 전 세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검사도구로서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문항을 계속해서 표준화하였고, 수많은 논문과 검증을 진행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기에 신뢰도와 타당도는 매우 높은 도구라고 말할 수 있다.
간혹 나에게 남자 친구의 MBTI를 알려주면서 궁합을 봐달라는 친구들이 있다. 그리고 요즘 기업에서는 지원자의 MBTI로 채용여부를 결정한다나 뭐라나. MBTI를 조금이라도 공부한 사람들은 절대로 MBTI로 사람 간의 궁합이나 역량과 재능을 판단하지 않는다. 이건 절대적으로 근거가 없는 이야기이다. 내가 ISTP라고 해서 ISTP, 혹은 하나의 지표만 다른 ISTJ와 찰떡궁합인 걸까? 그럼 ENFJ와는 최악의 궁합인 걸까? 그렇지 않다. 마찬가지로 ISTP와 ENFJ의 업무 퍼포먼스가 다르다고 해서, 이걸 MBTI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걸까? 이것도 절대 아니다. ISTP라고 해서 ENFJ의 선호 경향이 없는 것이 아니다. 우린 모두 IESNTFPJ의 지표를 갖고 있고, 상대적으로 높은 지표를 나의 지표라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이분법적으로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 제발 편 가르지 말아요.
마지막으로 모든 MBTI 준 전문가들에게 당부하기로는, MBTI를 남을 파악하는 도구라고 생각하기에 앞서, 나를 바로 알아보는 도구라고 생각하고 접근하기를 추천한다. MBTI를 너무 맹신하기보다는 당신의 삶에 작은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