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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다 김 Apr 15. 2020

변화하기가 왜 이리도 어려울까요?

변화를 방해하는 여섯가지 요인들


4월 마지막 주가 미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정점에 도달할 거라는 보도와 함께 미국 질병관리센터에서 전 국민들에게 손수건이든 남자 스판 면 팬티든, 집에서 만든 홈메이드 마스크든 어떤 종류도 좋으니 마스크 사용을 권장했고 이제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트럼프가 마스크 쓰는 일에 주저하는 것에 비해 그의 아내 멜라니아는 지난주 트위터에 자신의 마스크 착용 사진을 올리면서 마스크 사용의 일상화를 강조했고, 그러나 마스크가 사회적 거리를 대신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봄부터 여름까지 '계절의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시애틀 이 봄날에 집에 콕 박혀서 요가 수업 대신 마스크를 만들고 있을 거라고는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멜라니아의 트위터


갑자기 사라져 버린 요가 수업에 당황한 어르신 학생들에게 줌(Zoom)을 이용한 온라인 수업을 시행해보려고 했지만 수업에서 보여주는 모습과는 달리 미국 노인들도 컴퓨터의 New Tech - Knowledge 가 약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단지 컴퓨터 기술만이 아니라 갑작스러운 새로운 포맷(Format)의 수업에 강한 저항을 느끼고 다시 수업이 오픈될 때까지 기다린다고 한다. 이런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집에서 하는 홈 프랙티스(Home Prctice)를 권했는데 수년 동안을 규칙적으로 센터에 나와 요가를 하다가 집에서 나 홀로 운동을 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나 역시도 스테이 홈 (Stay at Home) 초기에는 학교 다닐 때 기다리던 방학을 맞이한 것처럼 자유로움에 불규칙적인 생활을 즐겼는데 이제 점차 시간관리를 해가며 홈 요가 프랙티스도 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잘 되는 날도 있고 안 되는 날도 있어 습관을 바꾼다는 것이 마음과는 달리 정말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엊그제 워싱턴 주 주지사는 성명 발표를 통해 과학적 데이터에 근거하여 스테이 홈(Stay at Home)을 더 연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만약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이제 운동은 집에서 나 홀로, 꾸준히 해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쉽게 요가원에 가서 요가를 하던 습관에서 벗어나 홈 요가 프랙티스(Home Yoga Practice)를 준비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즉, 새로운 습관을 형성해야 하는 것이다.


이 홈 프랙티스를 하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요소를 꼽으라 한다면 지속성(Consistency), 만족감(Contentment), 자세(Attitude)를 말할 수 있다. 내가 골프를 배울 때 가장 강조되는 부분이 공을 칠 때마다 항상 같은 방향으로, 같은 거리에 떨어지게 하는 일정한 폼과 공의 지속성이었는데 이 지속성은 매일 같은 양의 연습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초반에 의지력(Will power), 정신력(Mental Power)으로 밀어붙이다 중간에 포기하는 게 아니라 그저 ‘매일매일’ 하는 것을 말한다. 이 세 가지는 서로에게 긴밀한 영향을 미치는데 지속성이 결여되면 자신이 요가를 진짜 좋아하는지, 계속해야 하는 지에 의심이 갈 것이고 따라서 만족감이 떨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홈 요가 프랙티스에 대한 태도마저 시들해지고 마치 허드레 일처럼 가치가 사라져 결국 그만두게 되는 결과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그럼, 요즘처럼 집콕으로 시간도 많고 요가가 건강에 좋고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속적인 운동, 즉 새로운 습관이 형성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어쩌면 Shawn Achor가 말한 “정보가 곧 변화는 아니다.(Information is not transformation.)” 즉” 어떤 것이 나에게 좋고 이득 된다는 정보와 지식을 잔뜩 가지고 있다 해서 내가 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라고 연관 지어 말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가?

살 빼는 거, 운동 좋은 거 다 알고 있고, 술, 담배, 포르노, 거짓말 나쁘다는 거 다 알고 있고 그에 따른 엄청난 정보도 가지고 있지만 우린 결코 변하지 않으니 말이다. 왜냐하면 변화는 많은 에너지와 집중을(Focus) 요구하고 우리 인간은 가장 저항이 적은 쪽, 즉 쉽고 편하고 익숙한 쪽으로 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뇌의 전두엽 피질에서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Stress)와 피곤함(Tiredness)이 당연히 수반된다. 따라서 에너지가 고갈됐을 때 자연스럽게 다시 옛날 습관으로 돌아가 버리는 것이다.




그럼, 이 변화를 방해하는 요인들은 한 번 찾아보자.


첫째, 새로운 습관은 시간이 걸린다.

혹시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21일 동안 반복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나요?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It is not True.) 21일이라는 날짜는 과학적 연구에 의해 확인되고 도출된 결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습관이 어떻게 형성되는가?”라는 주제로 실제 실험을 한 결과가 유럽 사회심리 저널에 실렸다(European Journal of Social Psychology 7/2009)

이 실험에서는 96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행동의 변화가 일어난 시간들을 추적했는데 18일에서 254일까지의 기간이 걸렸다. 이 기간의 차이는 어떤 행동의 변화인가에 달렸는데, 예를 들면 아침 식사 후 한 컵의 물을 마시는 것은 20일이 되자 습관이 형성되었고, 점심때 과일 한쪽을 먹는 것은 약 40일, 그리고 아침 커피 후에 50번 윗몸일으키기를 하는 것은 84일이 지났는데도 결국 습관으로 만들지 못한 케이스도 나왔다. 물론 당연한 얘기지만 여기에는 이 습관 바꾸는 액티비티(Activity)를 좋아하지 않으면 습관 바꾸기가 더 어렵고, 이 과정을 이겨내겠다는 자신과의 서약(Commitment)이 있을 때 더 빠른 결과를 나타냈다.

좋은 소식이라면 내용에 상관없이 그저 꾸준히 지속적으로 하면 할수록 습관 형성이 빠르게 이루어졌고, 포기하거나 게으름을 피운다면 결코 새로운 습관이 형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많은 성공한 사람들이 하는 말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처럼 말이다.


둘째, 의지력만으로는 안 된다.

Carrots and Sticks를 쓴 Ian Ayres는 자신의 책에서 Baumeister가 실험한 Self- Control (자기 조절)을 소개하고 있다. Baumeister는 아주 웃기면서도 슬픈 코미디 비디오 클립을 보여주면서 한 그룹에게는 일정한 시간동안 감정표현을 못하게 하고, 다른 그룹에게는 자연스럽게 웃거나 울거나 하는 감정 표현을 마음대로 하도록 하게 했다. 그런 후 단어 스펠링 게임을 했는데 감정을 참고 자기 조절(Self - Control)한 그룹은 자연스럽게 감정을 흘러나오게 한 그룹에 비해 현저히 낮은 점수를 나타냈다. 즉 지나친 자기 조절은 다음에 이어지는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는데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늘 의지력을 사용하며 살고 있다. 맛있게 보이는 도넛을 참아야 하고, 지루한 일들을 해내며, 늘 불평 많은 고객들, 학생들, 가족과 살고 있지 않은가? 여기에 또 하나의 의지력을 더해서 새로운 습관을 형성한다는 것은 결국 우리 에너지가 고갈되어 오히려 편하고 익숙한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변화에 실패했다고 너무 자책하거나 자신에게 실망하지 말고 그런 자신을 용서하자. 그리고 다시 시작하자. 왜냐하면 그건 내 의지력이 약해서가 아니라 ‘습관 변화’ 속성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셋째,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활성화 에너지(Activation Energy)가 필요하다.

활성화 에너지란 지금까지 익숙한 것을 떨쳐내기 위해 부과하는 엑스트라(Extra) 에너지를 말한다. 마치 물리에서 작용, 반작용의 법칙에서 A 가 B의 저항을 이겨내고 움직이기 위해서는 모멘텀과 여분의 에너지가 필요하듯 말이다. 홈 요가 프랙티스(Home Yoga Practice)를 하기 위해서는 아침에 좀 더 일찍 일어나야 하고, 요가 매트도 준비해야 하고, 옷도 요가 옷으로 갈아입는 등의 평소에 없던 활성화 에너지(Activation Energy)가 필요한 것이다.     


넷째, 부정적 감정에 의해 변화를 시도한다.

우리가 거울에 비친 몸을 보고 너무 뚱뚱한 자신에 실망하여, 과거의 실수를 생각하며 너무 창피해서, 그때 한 행동이 너무 후회스러워 변화를 시도하려고 하지만 그런 의도로 시작된 변화보다는 사실은 그 반대 즉 긍정적 감정이 변화를 더 쉽게 만든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즉 자신의 부정적인 모습을 고치려고, 과거의 수치스러움을 회복하기 위해서, 더 이상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하는 변화는 실제로 성공하기가 어렵고 오히려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미래의 긍정적 모습을 상상하고 이미지화했을 때 변화가 더 쉽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다이어트를 하려고 할 때 현재의 불만스러운 뚱뚱한 모습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살이 빠진 미래의 예쁜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 오히려 습관 변화에 더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다섯째, 한 번에 왕창 변하려고 한다.

‘전부 아니면 제로’(All- or- Nothing Thinking)로 변화를 시도하려 한다면 결국 오래가지 않아 포기하고 만다. 이것은 특히 운동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피트니스에 등록한 사람들을 보라! 1월에는 넘쳐나다가 3월쯤 되면 시들해지는 것을…

그러므로 뭔가 변하기를 시도한다면 일단 ‘전부 아니면 제로’라는 생각을 버리자. 그리고 아주 작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 조금씩 변화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오늘부터 운동을 하겠어.”라기보다는” 매일 저녁 먹은 후 30분씩 공원을 걷겠어.” “매일 비디오나 Youtube를 보며 저녁 먹기 전 40분씩 요가를 하겠어.” 이렇게 구체적이고 작은 목표를 이루어 나가면서 성취감이 쌓이면 머지않아 큰 변화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여섯째, 변화의 과정을 무시한다.

요가 선생으로 일하다 보니 하체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집콕하는 이 참에 다리 힘도 기를 겸 규칙적인 걷기 운동을 시작하였다. 공원에 있는 160 개의 계단을 오르는데 숨도 차고 다리도 아파 처음에는 두 번을 쉬어야 했다. 그러나 매일 꾸준히 하니 한 번을 쉬다가 지금은 논스톱으로 올라간다. 이렇게 조금씩 발전되어가는 내 모습에 고무되어 계속 더 어려운 코스로 몸을 단련시키듯 변화 역시 과정은 불편하고 결코 심플하지 않으며 때론 터프(Tough)하다. 그리고 롱텀(Long- Term) 변화 과정은 반드시 계단과 같은 스텦(Step)을 포함한다. 과정 중심(Process Oriented)의 변화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과거에 어떤 일에 성공했고 어떤 일에 실패했는지를 적어보고 불가피한 일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처리했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지도 미리 적어본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아주 짧은 시간에 생각의 변화, 일상의 변화, 교육의 변화, 직업의 변화, 사회, 국가적 변화 등 우리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고, 또한 어떤 미래로 갈 것인지를 예고해주고 있다. 우리는 이 변화에 저항하기보다는 오히려 받아들이고 이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자로 살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주어진 귀중한 시간에 불안해하고 초조해하는 대신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고 자신의 발전을 위해 어떤 습관이나 패턴을 바꿔야 할지 생각해보는 생산적인 날들로 채워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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