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도, 법조인도 아니지만 가장 치열하게 법을 만지는 일
주변 지인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도대체 법무팀에서는 무슨 일을 해? 도무지 감도 안 잡힌다."
나 역시 그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아무리 설명해도 못 알아듣는 종류의 직무들이 있다.
컴퓨터와 가장 안 친한 법대 아니 문과 출신으로서, 개발팀의 업무 같은 것들 말이다.
심지어 그들이 하는 대화조차 하나도 못 알아듣곤 했다.
그런데 재밌는 건, 그들도 내가 하는 말이 한국말이 아닌 것 같다는 거다. (언어영역 비문학 지문 같다는 말도 들어봤다.)
법무팀 직원들의 언어는 다소 길고 장황하며, 뭔가 끝까지 듣거나 읽으면, 그래서 이 사업을 진행을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찝찝한 기분이 들게 하는 그런 면이 있다. (이 문장이 긴 점도 직업병 때문이다.)
인정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말하지 아니할 수 없다.(그만하겠다...ㅋ)
세상에는 우리가 모르는 참 다양한 직업이 있으며, 그 직업마다 모두 애로사항은 있을 것이다.
그 문제가, 남들이 보이겐 사소하고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 이상하게 그 미지의 세계가 궁금하기도 하다.
게다가 그들의 문제를 알고 나면, 오늘도 욕했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소중함이 느껴질 수도 있지 않은가?
나는 10년 넘게 법무팀에서 일하고 있다.
다만, 그 10년이 한 회사에서의 경력은 아니다. 지금 이곳은 무려 일곱 번째 회사이다.
끈기나 참을성이 없어서가 아니다.
초, 중, 고, 대학까지 모두 개근했을 정도로 그 누구보다 근면 성실하다.
그럼 대체 왜일까.
언젠가 가장 친한 친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네가 능력이 있어서 이직을 잘하는 거니? 아니면 원래 법무팀 업무가 이직을 잘할 수 있는 직무인 거니?"
이 말에 참 씁쓸한 미소와 함께 쉽사리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둘 다 아니기 때문이다.
비변호사 법무담당자로서의 이직에는 좀 더 복잡한 사연과 복합적인 고민이 있다.
법률가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법률가는 (法律家) 법률에 대해 연구하고, 법률을 제정하고, 법률을 해석하고, 법률을 적용하는 넓은 의미의 법률 업무 종사자를 말한다. 판사, 검사, 변호사, 법률 관련 전문가(법무사, 노무사, 세무사, 관세사, 변리사, 법학자, 입법가)
- 나무위키 백과-
죄다 "사"자 붙었다.
난 그저 회"사"원일뿐이다.
그렇다 그저 난 기업 내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고, 열심히 법을 다루기는 하지만, 라이선스 없는 그저 10년 차 과장일 뿐이다.
그러나 나는 나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며, 더 정확하고 꼼꼼하게 법을 해석하고 회사의 상황에 맞는 판단을 내리려 고군분투한다.
우린 스스로를,
그리고 불리기를
비(非) 변호사라 한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법무팀 직원들
그러나 회사에서 보면 모니터만 째려보는 것 같고, 도무지 뭘 하는지 모르겠는 법무팀 직원들
지금부터 비변호사 유 과장의 일상을 풀어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