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언제 어른이 되나요?

쉽지만 어려운 문제

by 이니슨

언제부터 어른이 되는 걸까?

문득 그런 질문이 마음을 사로잡을 때가 있다.


Image by Melk Hagelslag from Pixabay

십 대 시절엔 스무 살이 되면 어른이라 믿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 시절의 나는 어른 흉내만 내는 풋내기였다. 세상 물정 모르고,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놀고만 싶은 철없음이 십 대와 다를 바 없었다.

그럼 결혼을 하면 어른이 되는 건가. 그것도 아닌 듯하다. 상대에 대한 이해보다 내 주장을 하기 바쁘고, 어떻게 해서든 기선을 제압하려는 모습이 장난감 하나를 놓고 싸우는 어린아이와 다를 바 없으니까.

그것도 아니면 아이를 낳으면 어른이 되나? 한 30~50퍼센트 정도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제야 부모의 마음과 고마움을 깨닫게 되니까. 나를 닮은 아이를 어떻게 해서든 잘 키우려는 초인적인 힘은 부모가 된 어른의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조차도 완벽한 어른은 아닌 것 같다.

우리는, 나는 언제쯤 '어른입니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지인에게 얻은 화장품 샘플마저 탁탁 털어쓰던 엄마를 닮으며,
해진 신발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신던 아빠같은 나를 보며,
자장면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노랫말 속 어머니처럼 아이 그릇에만 고기를 쌓아주며
유독 어른의 의미에 대해 생각한다. 경계가 명확하지만 어쩐지 몹시 모호한 그것.


Image by StockSnap from Pixabay


나는 어른의 세계에 얼마큼 닿아있을까. 고찰하게 되는, 고요한 밤이다.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22화백일장에서 우수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