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은 무너졌지만, 나는 무너지지 않기로 했다

스스로를 칭찬할 수 있기를

by 이니슨

새해 첫날부터 계획이 어긋났다.

새벽 5시에 일어나 근처 해돋이 명소로 일출을 보러 가자 했건만 피곤에 지쳐 깊게 잠든 가족들을 깨울 수가 없었다.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닌 이상, 동참하는 구성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

그래. 그냥 더 자자!!
일출이 별거냐!!
다음에 보면 되지.

결국 아침이 밝고서도 두어 시간이나 지난 후에 우리 가족의 하루가 시작됐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2026년의 시작이었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Rajesh Balouria님의 이미지 입니다.



새해에는 으레 한 해의 목표를 세우게 된다. 다이어트, 운동, 독서 등등등. 지난해까지 내 목표는 다이어트였다. 물론 대차게 실패했지만^^;

올해의 목표는 '무너지지 않기. 바닥을 딛고 다시 일어서기.'다.

지난해는 유독 어깨의 짐이 무겁고 힘겨움의 반복이었다. 냉혹한 현실에 넋을 놓기 일쑤였다. 가정 경제는 파탄에 가까운 상황이고 책임져야 할 것도, 감당해야 할 것도 많았다. 그나마 최소한의 삶이라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끊임없이 예상치 못한 무언가가 내 발목을 잡고, 나를 더 깊고 어두운 곳으로 끌어내리려 했다.

가끔은 세상이 나를 억까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 시간들이 지나며 또 한 살을 먹었다. 철이 조금 더 들려는 건지 이런 생각이 든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넘어졌다고 우는 대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이지 않을까?

지난해 수도 없이 넘어지고 다시 일어섰다. 울기도 했지만 그대로 더 깊이 끌려가지는 않으려 부단히 노력했다. 더 강인하고 더 단단한 사람이 되기 위해 이를 악 물었다

2026년. 나에게, 우리 가족에겐 커다란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보금자리를 옮겨 새롭게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현실은 여전히 냉혹하고, 여전히 나를 끌어내리려는 무언가의 손길이 뻗쳐오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럴 때마다 다시 일어설 것이다.

어제 지인에게서 받은 메시지를 이 글에 덧붙이고 싶다. 마음에 남는 글귀라 나누고 싶었다고 한다.

나무의 나이테를 보면
어떤 해는 굵기도 하고
어떤 해는 가늘기도 해요.

그 시간과 그 많은 세월을
언제나 모두 잘 해낼 필요는 없어요.

어떤 해는
그저 버텨낸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어떤 해는 넘어졌어도 괜찮아요.

지금까지 그 긴 시간을 살아낸 당신은
그 자체로 이미
정말 멋진 사람입니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Gerd Altmann님의 이미지 입니다.


무너지지 않기. 바닥을 딛고 다시 일어서기.

2026년의 첫 계획은 처참히 부서졌지만 이 목표만은 꼭 이루고 말겠다. 천천히 온몸의 기운을 모아 조금씩이라도. 올해의 마지막에는 그 성공기를 쓰고 싶다.

잘 되어서가 아니라, 무너지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를 칭찬할 수 있길 바란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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