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잡던 날들에 대하여
외출할 때마다
네 손을 꼭 잡던 내가 있었다.
혹시 놓칠까 봐,
다치기라도 할까 봐.
너도
단풍잎 같은 손을 내밀어
내 손을 잡곤 했지.
그때는
그게 당연한 줄 알았다.
언제든
잡을 수 있는 손이라고.
지금 내 앞에는
잡으려 하면 슬그머니 손을 빼는,
나보다 훌쩍 커버린
네가 있다.
“너 엄마가 창피해?”
괜히 심술을 부려보지만
이젠 안다.
그 작던 아이가
이만큼 자랐다는 걸.
내가 원하면
언제든 가능할 줄 알았던 일들이
하나씩 줄어든다.
너는 이제
내 손을 놓고
너의 방향을 향해
나아간다.
손끝이
조금 허전하지만,
네가 가는 길이
더 넓고 높은 곳이길
바라본다.
잊지 말아라.
네가 돌아보면 언제나
너를 향해 있는
내가 있다는 것을.
[ 손을 잡던 날들에 대하여 ]
며칠 전 엘리베이터에서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가들을 만났다. 3살쯤 돼 보이는 아이가 엄마에게 "손!"이라고 하면서 엄마 손을 꼬옥 잡았다. 그 모습을 보는데 갑자기 눈에 뭐가 들어간 것만 같았다.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이제와 생각해 보니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분명 그랬을 것이다.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기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던 일상에 불과했겠지만.
지난 주말 아이들과 꽃구경을 하자며 동네 산책을 하면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아들에게 같이 사진을 찍자며 슬쩍 팔짱을 꼈는데 몹시도 불편해했다. 모르는 척 그냥 있었지만 사진에서 어색함이 묻어났다. 그래도 엄마의 팔짱에 화들짝 놀라며 팔을 빼던 작년을 생각하면 이만큼도 고맙다고 생각한다.
계속 손잡자 하고, 안아달라고 하는 아이가 버거운 때가 있었다. 난 그저 내 몸 하나이고 싶은데 등에 한 아이를 업고, 또 한 쪽 손에 한 아이를 잡고 있는 나는 자꾸만 무너지는 듯 했다.
제발 빨리 커라. 간절히 기도했다.
이제 와 보니 그때가 참 좋았다. 얼굴 마주할 일 조차 적어진 지금에 와서는 그런 아기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그 시절 아이와 나도 그렇게 아름다웠을까.
지금은 어떤 모습일지 비춰본다. 다시 10년 후에 돌아보면 분명 그리워 할 오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