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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덜란딩 민수현 Dec 02. 2021

회식에서 대마초를 건넨 동료 제임스: 유럽 회식 문화

유럽 회식에서는 뭐 해요?

쑤 1년 차 한국에서 신입사원 시절:

어제 점심에 먹은 게 상했는지 장염이…  (아 너무 뻔한 핑계인가..)

오! 오늘 소고기 회식이라고? 신난다!!!


회식. 참 어렵다. 재밌기도 하면서 억지로 가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는 곳.

요즘엔 회식 문화가 많이 바뀌어서 술을 강요하지도 않고 강제로 참석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래도 눈치는 보인다. 


대부분 유럽회사는 점심 혹은 근무시간에 Team gathering (팀 단합을 위한 이벤트) 을 한다. 

평소에 가지 못하고 절대 혼자라면 하지 않을 이벤트를 많이 해서 회식이 기다려진다.


Team Gathering에서 뭐 해요?


방탈출, 등산(..), 미니골프, 볼링, 공원 피크닉, 번지점프, 디스코파티, 음식 만들기 체험, 배 렌트해서 운하 드라이빙 등등. 회사마다 다 다르지만, 우리 팀은 얌전하면서 나름 신박하고 역동적인 것들을 많이 하는 편이다. 


지인 회사는 자전거 5시간 라이딩했다는데…나였으면 안 갔다 ㅠㅠ. 자율 참석이기 때문에 안 가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는다. 



뭐 먹어요?


사람 사는 곳이니 크게 다를 거 없다. 우리 팀원들은 전 세계 각국에서 와서 돌아가면서 팀원들 전통 음식을 먹고 있다. 한국, 중국, 브라질, 러시아, 독일 등등 정말 가끔 펍에 가면 미니소시지, 감자튀김, 치즈스틱 같은 핑거푸드만 나오는 데, 이건 음식이 아니라 간식이라구!!!!!! (나는 찐 한국인) 


2차도 가나요?


2차로는 보통 팀원들끼리 (우리 회사 팀장들은 알아서 자리를 비켜주신다)  펍 혹은 공원에서 돗자리 대신 잔디밭에 앉아서 맥주랑 감자칩을 먹는다. 회식 중 밖에서 일부 직원들은 바람을 쐬러 나갔는데 옆팀 다니엘이 요상한 종이에 요상한 갈색 가루를 넣어 말고 있었다. ㅇㅁㅇ!! 


“쑤! 너 해볼래? 아 한국은 불법이지?”

웅…… 대마초는 중독성이 없으며 술이나 담배보다 몸에 덜 해롭다고, 왜 불법인지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을 진 다니엘의 표정을 아직도 잊지 못하겠다. 


무슨 이야기 해요?


유럽인들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생각보다 정말 한국보다 더 많은 TMI(Too Much Information)를 이야기한다. 동거 생활, 파트너랑 왜 싸웠는지, 틴더에서 몇 명을 만났는지, 전여친이 왜 바람피웠는지, 심지어 어떤 상급자는 어떤 애인의 키스가 제일 좋았는지 (ㅋㅋㅋㅋ). 업무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국내에서 간혹 일어나는 번개 회식 문화는 네덜란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간혹 동료들끼리 번개 저녁/점심은 가능) 미리 팀원들에게 뭘 하고 싶은지, 뭘 먹고 싶은지, 언제 가능한지 모든 걸 투표로 정한다.

팀 이벤트는 공적 이벤트지만 회사와는 상관없는 사적인 이벤트 같다. 함께 하면 즐겁고, 서로를 알아가는 그런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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