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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늬 Aug 11. 2022

새로운 조직에서 살아남기

이직일기2. 힘든 회사생활을 견디는 마인드셋

어찌저찌 팀을 옮긴지 이제 4개월하고도 절반이 조금 넘었다. 

처음 2개월은 회의에 들어가도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데다가 이 많은 질문들을 붙잡고 물어볼 사람도 마땅치 않았고 사수는 커녕 실무자가 A to Z로 보고까지 다 해야하는 수평적인(?) 익숙치 않은 상황에 적응하느라 나의 모든 에너지를 다 썼다. 50명씩 들어가는 대규모 회의에서 내가 준비한 내용을 발표하고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는데 내가 미처 파악하지도 못한 내용에 대한 무작위 질문을 받다보면 정말이지 이런 말이 저절로 나왔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매일 밤 후회했던 것 같다. 팀 사람들에게 후회의 마음을 딱히 숨기지도 않았다. 

여기 오시니까 어떠세요? 라고 물어보면 

글쎄요 여기는 이전 조직이랑 이러이러한게 다르네요 같은 반응이 나에게 최선이었던 것 같다.


시간이 어느정도 흐른 지금은 괜찮냐고 물어보면.. 잘 모르겠다. 

이전의 나보다야 조금 적응을 했을진 몰라도 불면증과 이유 모를 가슴 답답함을 얻었다. 

노트북 키기가 두렵고 사내 메신저에서 누가 나를 멘션하면 가슴이 쿵쾅거리며, 회의가 잡힌 전날이면 걱정과 두려움에 밤을 꼴딱 새기 일수다. 사실 어디로든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내가 한 선택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 또, 도망친 곳에도 낙원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름대로 극복해려고 노력중이다. 


우선은 내 마음속의 마지노선을 1년으로 두기로 했다. 1년 동안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그래도 안 될 것 같다면 나의 정신 건강을 해쳐가면서까지 이 곳에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사실 처음에는 이런 마음을 가지는 것도 죄책감이 들었다. "안되는 걸 되게 하라" 라는 말을 어린 시절부터 들어오면 자라왔기 때문인지, 아니면 힘들때마다 주문처럼 외우면서 되게 만들었던 경험이 많았던 탓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맞지 않는 옷을 입은 채 계속 살아가는 것 보다. 맞는 옷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 더 현명한 것 아닐까?


어쨌든 여러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나름대로 조직생활을 성공적으로 해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봤고 공통적인 내용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성공한 사람의 공통점은 바로 능력이 아니라 태도에 있었다.




1.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은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약점에 집착해 약점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데 강점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약점에 집착하게 되면 위축되고 자신감을 잃고 결국 일의 효율을 떨어뜨리게 된다. 본인의 강점과 약점이 무엇인지 알고 약점은 인정하되, 강점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자. 특히 함께 일하는 사람에게 본인의 약점을 드러내는 것을 부끄러워해서는 안된다. 본인의 약점을 숨긴채 끙끙대기 보다 차라리 드러내고 도움을 구하는 편이 일의 진행을 스무스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조직 차원에서도 함께 일하는 동료를 경쟁자가 아닌 협업의 대상으로 인식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모두 조금씩 부족하기 때문에 함께 일한다. 함께 일하는 동료가 나의 부족함을 채워 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개개인은 자신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으며 일의 능률도 높아진다. 따라서 약점을 드러내는 것을 나쁘게 이용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가득한 조직에 지금 속해있다면 도망쳐야 한다. 


2. 일과 나를 분리한다. 


일의 실패와 나의 실패가 동일시 되면 번아웃이 오게 되어 있다. 우리는 일이년 일하고 말 사람들이 아니라 적어도 몇십년을 일하면서 살아야 한다. 인생에서 긴 시간을 일하며 보내야 하는데 열정과 욕심이 넘쳐서 일과 나를 동일시한다면 일이 실패할 때마다 나도 실패한 사람이 된다. 일이 잘 안되는 순간은 너무나 많고 그 원인도 다양하다. 본인의 부족함이 실패에 원인이었다면 그 기회를 통해 배우면 되고, 본인의 부족함 때문에 한 실패가 아니라면 가볍게 털어버려라. 때로 커리어는 one-way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two-way일때가 많다. 커리어에 한번 실패한다고 해서 곧 커리어가 조지는 것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최선을 다하고, 매 단계 나아지려고 노력한다면 다른 기회는 찾아오게 되어 있다. 


3. 나를 믿는다. 


일하면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태도는 자기를 의심하는 태도다. 처음 일을 시작하게 되면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아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잃을 수 있다. 그러면 나중에는 본인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도 의심하게 되고 카오스에 빠지게 된다. 본인 스스로 믿지 못하면 남들도 나의 이야기에 귀기울이지 않는다. 틀리면 좀 어떤가 틀리면 정정하면 된다. 그러니까 조금 뻔뻔해질 필요가 있다. 내가 하는 말이 맞고, 나는 잘 하는 사람이다. 스스로를 믿고 기회를 줘야 한다. 한 참 이런 저런 영상을 유튜브에서 찾아볼 때 내 눈을 사로잡았던 이야기가 구글 수석 UX 디자이너님의 이야기였다. 처음 구글에 갔을때 1년내내 헤맸는데 그 때 자신감을 잃어버려서 공포감과 두려움에 힘든 시간을 보내셨다고 했다. 본인에게 좀 더 관대해도 된다는 심리 상담사분의 말을 듣고 회복하셨다고 하는데, 그 분이 강연 말미에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러분 여러분 인생을 살아줄 사람 여러분 하나 뿐인데. 여러분을 좀 믿어주세요. "


4.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보상받는다. 


2번 일과 나를 분리한다와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열심히 노력했어도 결과는 좋지 않을 수 있다.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결과가 좋지 않을때 우리는 번아웃이 온다. 열심히 노력했으니까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한다고 믿는다면 압박감에 제대로 능력을 발휘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과정에 최선을 다했고 과정이 즐거웠고 과정에서 얻는 것들이 있었다면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오히려 그때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전세계의 주목을 받는 스포츠 선수들이 매번 중요한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정도 수준이 되면 선수들의 능력치는 모두 비슷비슷해진다. 결국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능력보다는 경기 당일의 컨디션 그리고 멘탈이다.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 태도를 가진 선수들이 결국 가장 높은 곳에 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글에 쓴 것처럼 이런 태도로 일년이 지난 뒤에 지금 팀에 완전히 적응해 있으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또 어떤가 나와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일뿐이니까 나에게 맞는 옷을 찾아 떠나면 그뿐이다.


그러니까.. 조금만 더 견뎌보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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