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한 독서를 시작한다.
나 역시 한바탕 꿈에 빠졌다.
그리고 그 꿈에 휩쓸렸다.
첫 문장을 읽는 순간부터 홀딱 반했다.
며칠을 책만 붙잡고 지냈다. 이런 책은 처음이었다. 이런 이야기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다. 내 상상의 범위는 진작 벗어났다.
이후 몇 개월 동안 이 책을 보이는 대로 사들였다. 여덟권이나 아홉권 쯤 될 것이다. 전자책으로도 구했고, 영역본이 있을까 싶어 아마존도 뒤져보았다. (영역본은 없는 듯) 프랑스어를 모르는 것이 한스러웠다.
자기 전 아이패드 보는 버릇을 버리려 얼마 전부터 다시 읽기 시작했다. 이미 열 번도 넘게 읽어 장면장면이 많이 익숙한 편이지만, 아직도 설레고 재미있다. 이것 저것 찾아보면서 천천히 읽어나가는데 그것들에 대해 R이 기록으로 남겨보길 권했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어나 처음으로 기록해보고 싶은 주제가 생겼다. 한동안 즐겁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오래오래> 에릭 오르세나 1998. 열린책들. 이세욱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