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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태영 Aug 22. 2017

물만 주면 클 것 같은 미나리

미나리 재배 이야기

인천 미나리 농가

 

▶ 재배현황

- 예전부터 미나리 농가들의 집단 재배지. 간척지라서 EC가 높은 편

- 겨울에 계분(닭똥 퇴비)을 뿌려두었다가, 2~3월에 21-17-17(1포/300평) 뿌린 후 로터리 작업.

한 번 수확하면 우선 약 1주간 논을 말렸다가, 미나리의 뿌리가 나기 시작하면 다시 물을 채움. 물을 그냥 가둬두기만 하면 썩을 수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갈아줌. 이 때문에 엽면 시비용 비료의 사용량도 매우 많은 편.

 Q : 그래도 그나마 써 본 퇴비 중에서는 계분이 가장 나은 것 같습니다. 가장 고민이 되는 것은 여름철 고온기에 뿌리를 빨리 잡는 방법입니다.

 A : 계분은 퇴비 중에서도 질산태 질소가 많은 비료에 속합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보면, 계분을 겨우내 지표면에 뿌려두기만 하면 비료분에 있는 암모니아태가 공기 중으로 휘산될 것이고, 봄에 물을 채우면 남아있던 질산태마저 휘산되어 사실상 질소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겁니다. 

 이렇게 물을 대서 재배하는 방식이라면 크게 두 가지 방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물을 채울 때마다 WSF(수용성 비료)를 녹여 주는 방법이 더 효과적일 수 있고요, 미리 CRF(완효성 비료)를 사용해서 꾸준히 양분을 공급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 인천 미나리 농가 2


미나리 재배

 Q : 미나리 재배를 간단히 설명드리면, 우선 미나리는 각 마디에서 줄기와 뿌리가 같이 나오는 특성이 있습니다. 좋은 상품성을 위해서는 우선 줄기가 곧아야 하고, 마디가 길어야 하며 곁줄기 없이 원줄기를 최대한 키우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러므로 마디가 생길 때마다 곁줄기가 나오지 않도록 물을 더 높이 대주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미나리는 오래 자랄수록 마디에 턱이 생겨서 상품성이 떨어집니다. 

 현재는 21 복비를 주로 주고 갖은 엽면 시비제들을 사용했습니다. 현재까지 6번 정도 수확했는데, 더 효과적인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A : pH는 7 정도로 괜찮고, EC는 현재 수확 마무리하는 논이 0.5 정도, 수확 중인 논이 0.7 정도입니다. 간척지라서 EC가 매우 높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만, 현 상황으로는 비료를 좀 더 주어도 될 듯합니다.

 코팅 요소가 함유된 18-8-9 비료를 예를 들자면, 300평당 40~50kg를 물대기 전에 기비로 사용하고 이후 필요시마다 1-1-1 WSF를 1% 용액으로 엽면시비하면 좋겠습니다. 

 혹시 기비를 생략하고 만약 WSF만 사용하시겠다면, 물 댈 때마다 300평당 0.5kg/day로 생각해서 계산하여 비료를 풀어주시고, 그래도 모자라면 필요할 때마다 엽면시비하면 좋습니다. 물론 이는 기준일 뿐이고, 정확한 사용량은 각 농가마다 관행이 있으므로 우선 소규모로 시험해본 후 각자 조정하면 됩니다.

 Q : 뜬금없는 질문입니다만, 외국사람이 왔으니 한 가지 물어보는데, 한국 농가들은 외국 농가들에 비해 어떤 것 같나요?

 A : 무엇보다도 한국은 토질과 수질이 좋아서 농업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데, 젊은 농가들일수록 새로운 것을 열성적으로 배우려는 자세가 인상적입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 세계 어디서나 마찬가지입니다. 

관행에만 너무 얽매이지 마시고 과학에 근거한 학습을 하시다 보면 좋은 결과가 올 겁니다.


경기 남양주 농가


▶ 재배현황

- 미나리 20,000평. 재배 순서는 미나리 수확 → 로터리 → 파종(줄기 잘라서 뿌림) → 물 빼기 → 마디에서 발근 → 물대기 → 생장에 따라 추가 물대기.

 Q : 주로 21 복비와 계분만 사용했는데, 여름에 좀 비료를 과량 주게 되면 가스가 생기고 생육이 좋지 않아서 문제입니다. 물 댄 후로는 엽면시비 위주로 관리하고 있는데, 질산태 질소가 함유된 비료를 사용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요?

 A : 암모니아태 질소 비료는 제 효과를 내기까지 시간을 필요로 하는 반면, 질산태 질소는 사용 즉시부터 효과를 내므로 그 공백기를 없애주고 질소의 효과를 최대화하는 것이 특성입니다. 하지만 미나리는 타 작물과 달리 마디 사이가 길고 연할수록 상품성이 좋아지지만, 질소 위주로만 관리하다 보면 하절기에 쉽게 물러지기 때문에 미량요소에 대한 관리도 소홀히 하시면 안 됩니다. 그래서 로터리 전후로 물대기 전에 질산태 질소가 함유된 그래뉼 비료를 사용하여 빨리 초장을 뽑아주고, 물 댄 후에는 종합 성분의 WSF 위주로 엽면시비하면 별도의 복잡한 영양제 관리를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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