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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하 Sep 25. 2023

열심히 하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히지 말자

나와 맞는 시간


열심히 하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히지 말자.
미라클 모닝도 좋고 가끔 밤을 새워야 할 때도 있겠지만, 그게 정말 나한테 맞는 건지 잘 판단해야 한다. 사람의 뇌와 몸은 수백만 년의 진화를 거친 산물이고, 거기에 맞춘 사용법이 따로 있다.

- 역행자 / 자청


책을 읽고 글을 쓰게 되면서, 다시 오랜만에 <역행자>를 읽게 됐다. 책을 읽고 나서는 22 전략을 꼭 실천해야지-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그때 당시에는 제대로 실천을 하지 않았다. 이제야 조금씩 글을 쓰는 시간을 늘려나가게 되면서 조금은 22 전략에 가까워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시기가 따로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책 역시 한 번 읽을 때와 재독 읽을 때 또 다른 깨달음을 얻듯, 실천하게 되는 것도 달라지니 말이다.


전에 읽었을 때와 다르게 조금 더 책의 문장이 더 크게 다가오니까 말이다.




열심히 하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히지 말자.


전에는 그냥 지나쳤을 문장이었는데, 이번에는 이 문장이 제법 크게 다가왔다. 열심히 하는 듯한 느낌. 이 느낌을 나는 제법 크게 느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전에 미라클 모닝과 관련된 책을 읽게 되면서, 나도 똑같이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에 미라클 모닝을 실천한 적이 있었다. 미라클 모닝이라니. 지금이라면 도전조차 안 하겠지만, 그때 당시에는 제법 큰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무언가를 하고는 있는 것 같은데 성과는 없는듯한 느낌과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 그리고 미라클 모닝을 하게 되면 책을 쓴 저자처럼 시간을 제대로 활용할 것 같은 마음에 무작정 ”고 “를 외쳤다.



<


새벽 4시 반.

에 눈을 뜨지는 못 했다. 애초에 갑자기 새벽 4시 반에 눈이 떠질 리 없었기 때문에, 보통 7시에 일어나는데 그것보다는 더 일찍 일어나야겠다는 생각에 우선은 30분 먼저 일어났다.


30분을 지나 1시간, 1시간을 지나 1시간 반에 눈을 떴다. 5시 30분에 눈을 뜨니 정말 모든 것이 멈춰있는 듯 아빠의 코 고는 소리만 어렴풋이 들려올 뿐 아주 고요했다.


거실에 앉아서 책을 읽고, 글을 쓰기도 하면서 그 고요함이 꼭 내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혀 기분이 뿌듯해졌다. 아침에 일어나서 무언가를 한다는 그 사실에 꼭 구름 위를 걷는 듯 몽글몽글한 기분이 차올랐다.


그런데, 나는 열심히 사는 것만 같은 뿌듯한 감정만 느끼느라 정작 미라클 모닝을 ”하는 이유“를 찾지 않았다는 걸 간과하고 말았다.





하루, 이틀, 일주일..

시간이 지날수록 그 뿌듯함도 잠시 몸이 굉장히 피곤했다. 미라클 모닝을 하려면 조금 일찍 잠이 들어야 하는데, 퇴근하고 저녁시간에 뭐가 그렇게 바쁜지 매번 늦은 시간이 돼서야 침대에 누웠다.


어느 순간 알람을 들어도 눈이 잘 안 떠졌고, 물에 젖은 솜같이 몸이 무거웠다. 그제야 깨달았다. 잠을 3-4시간이 아닌, 7-8시간 이상 자야 하는 사람이라는 걸 잊고 있었다는 걸.



3교대 간호사 생활을 하면서 힘든 것 중 한 가지는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것이었다.


오전 근무는, 새벽에 못 일어날까 봐 잠을 뒤척여야 했고 야간 근무에는 밤낮이 제대로 바뀌지 않아 2-3시간 자고 출근을 하고 12시간 가까이 일을 해야 했다. 그나마 오후 근무는 늦게 자도 아침까지 푹 잘 수 있어서 그나마 괜찮았지만, 그래도 피로는 풀리지 않았다. 그래서 그때 당시 제일 바라던 건 “잠을 제대로 푹 자고 싶다.”였다.


그만큼 잠을 제대로 자는 것이 소원이다시피 했는데, 열심히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싶어서 잠을 줄여버린 것이다. 그제야 나는 미라클 모닝과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더 이상 알람시간을 앞으로 당기지 않게 됐다.





분명 각자 자신한테 맞는 시간이 있다. 나의 사용법에는 미라클 모닝이 없었을 뿐이었다. 오히려 나에게는 퇴근 후 잠자기 전까지인 4-5시간이 가장 몰입력이 좋은 시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만약 시도 해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다. 열심히 살고 있지 않다는 생각에 나를 미워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더더욱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맞춰 비교하는 것이 아닌, 진짜 나를 위한 시간을 찾는 연습을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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